"저주풀려고 출연"..'차인표' 차인표, 천만 '극한직업' 대표와 손잡고 대박날까(ft.신애라♥) [종합]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20.12.28 12: 46

배우 차인표의, 차인표에 의한, 차인표를 위한 영화 '차인표'가 새해 첫날 공개된다.
28일 오전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넷플릭스 영화 '차인표'의 온라인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주연 배우 차인표, 조달환을 비롯해 연출을 맡은 김동규 감독이 참석했다. 
영화 '차인표'(감독 김동규, 제작 어바웃필름, 제공 넷플릭스)는 대스타였던 배우 차인표가 전성기의 영예를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린 작품이다. 1994년 MBC 드라마 '사랑을 그대 품안에'로 전국에 '차인표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배우 차인표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 것은 물론 그의 이미지를 마음껏 변주해 실제와 가상을 오가는 신박한 기획과 거침 없는 웃음으로 전에 없던 코미디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김동규 감독은 "제목을 들으신 분들이 오해할 수 있는데, 그건 아니고 대스타 차인표가 전성기 시절의 연기를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코미디 영화"라고 소개했다.
차인표는 "영화 제목을 다른 분들이 얘기할 때 깜짝 놀라서 쳐다본다. 글자 그대로 내 이름이 영화 제목이다. 정체돼 있는 사람을 들여다보고 싶어하는 게 감독님의 목표인 것 같다. 지난 26년 동안 연예계 생활을 하고 있는데 내 자신을 들여다보고 싶어 참여했다"고 밝혔다. 
MC 박경림이 "과거 손가락 하나로 평정했는데 어떤 의미인가?"라고 묻자, 차인표는 "나를 벼락 스타로 만들어 준 시그널 역할을 해줬다. 그랬기 때문에 손가락을 그린 액자에 갇혀서 자유롭게 연기생활을 하지 못하게 만든 의미도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박경림은 "극 중 최민식, 송강호, 이병헌, 설경구를 연기 4대 천왕이라고 하는 건 인정 못한다고 하더라"며 물었고, 차인표는 "인정 못하는 게 아니고 김동규 감독님의 생각이다. 감히 그 분들이랑 비교 안 한다. 그 분들은 나보다 뛰어난 연기자라고 생각한다. 지금 시대가 더 이상 4대 천왕, 5대천왕을 구분짓는 시대가 아니지 않느냐. 그분들에게는 그분들의 길이 있고 나에게는 내 길이 있다. 넋놓고 부러워하지 않는다.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사는 게 좋다"고 했다. 
영화와 실제 차인표의 싱크로율에 대해 그는 "이건 영화를 보고 각자 생각하고 판단해주시면 될 것 같다. 몇 %라고 얘기하면 기준이 될까봐 부담스럽다. 50%에서 왔다갔다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 속에서 차인표의 매니저로 분한 조달환은 "실제 차인표 선배님 옆에 오래된 이사님이 계신데, 그 이사님을 모티브로 연기했다"며 "감독님도 이사님을 보고 오랫동안 티 타임을 가지면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나도 선배님을 관찰하고 사적인 얘기를 들으면서 그걸 조사하고 캐릭터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조달환은 "이사님께서 해주신 얘기 중에 기억에 남는 게 '아이 같다', '피터팬이 있다', '단순하게 접근하라' 등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차인표는 "뭔가 귀찮다는 이야기로 들린다"며 "그렇게 평가하고 있는 지 몰랐다. 나랑 20년 가까이 됐는데, 서로 얼굴 표정만 봐도 안다. 동고동락을 해왔다"며 "너무 오래 같이 있으니까 매니저보다는 동생이나 가족 같다. 내가 잘 돼서 같이 잘 되면 좋고, 어려울 때 같이 아파하는 가족 같다"며 애정을 표했다.
차인표는 "솔직히 영화 제목이 내 이름인 게 부담스러웠다. 5년 전에 이 영화를 처음 제안 받았는데, 제작자와 감독님을 잘 몰랐다. 이 분들의 정체를 잘 모르는데 나에 대한 내용을 써 와서 의심이 들었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일까? 나의 안티일까?' 의심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기획이 신박하고 이런 제안을 받아서 기쁘기도 했지만, 영화 속의 차인표 현실을 부정했다. 내가 그렇지 않은데, '왜 이 영화에 출연해야 하지?' 싶었다. 그래서 출연 제의를 거절했다. 5년이 흐르는 동안 진짜 내 현실이 영화처럼 돼 버렸다. 영화에 묘사된 것처럼 극심한 정체기가 왔고, 그러면 내가 영화에 출연해 저주를 풀어야겠다고 느꼈다. 차인표가 매트릭스에 갇힌 느낌이라서 그걸 풀려면 이 안으로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난 5년 동안 난 정체돼 있었는데, 이 영화의 제작사 대표는 '극한직업'을 만들어서 초대박이 났다. '내가 잘못 생각했구나, 열심히 해야겠다' 다짐했다"며 웃었다.
또한 차인표는 "5년 전 캐스팅 이메일을 다시 봤는데, 내가 거절한 이메일에 감독님이 정성스러운 답장을 보냈더라. 4년 후에 다시 찍자고 나타났는데, 그땐 기쁜 마음으로 참여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원조 몸짱스타 차인표는 이번 영화에서 상의를 탈의해 변함없는 근육질 몸매를 자랑한다고. 이에 대해 "지금은 몸이 무너졌지만 몸짱 이미지를 고수하는 배우의 입장을 보여야 한다는 것 때문에 열심히 운동했다. 다이어트를 하니까 얼굴 살이 빠지더라. 감독님이랑 아내가 제발 다이어트를 그만하라고 했다. 계속 하다가 결국 얼굴이 멸치처럼 됐다. 안타깝기도 하고 그렇다"고 고백했다.
차인표는 극중 꼰대로 나오는 캐릭터와 비교해 "실제 차인표는 아니다. 꼰대 테스트를 받았는데 0점이 나왔다. 그걸 같이 했던 김국진 씨가 날 보더니 '혼자 테스트할 때도 가식으로 하냐? 어떻게 0점이 나오냐?' 그러더라. 정말 가식이 아니라 진심으로 했는데 0점이 나왔다. 그런데 이렇게 말하는 자체가 꼰대 같기도 하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영화 '차인표'에는 아내 신애라가 목소리가 등장하는데, 차인표는 "아내한테 직접 부탁해서 목소리로 출연했다. 그때 아내가 미국에 있었는데 잠깐 한국에 들어왔을 때 녹음실에 와서 녹음했다"고 답했다.
이번 영화에 대해 신애라의 반응을 묻자, "5년 전에는 '굳이 할 필요가 있냐?'라고 했는데, 5년 후에는 그냥 하라고 했다. 뭐라도 하라고 하더라. 제작발표회를 앞두고 너무 기뻐하고, 오늘도 먼저 일어나서 깨워주고 지금도 마음 속으로 응원하고 있을 것"이라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한편, '차인표'는 내년 1월 1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개국에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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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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