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신성록의 연기는 믿고 본다. ‘믿고 보는 배우’, 이른바 ‘믿보배’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활약은 ‘카이로스’에서도 계속됐다.
신성록은 지난 22일 종영한 MBC 월화드라마 ‘카이로스’(극본 이수현, 연출 박승우 성치욱)에서 운명을 바꾸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김서진 역을 연기했다.
신성록은 매회 깊은 감정 연기는 물론, 흡인력 강한 연기를 선보이며 호평 받았다. 특히 신성록은 과거와 미래의 김서진 모습을 1인 2역을 보는 듯 확연하게 다른 분위기로 그려내며 감탄을 자아냈다. 극의 몰입도를 끌어 올리는 디테일한 감정선과 탁월한 연기력은 왜 신성록을 ‘믿보배’라고 부르는지 알게 하는 지점이었다.
신성록의 활약은 종횡무진이다. 드라마와 예능을 넘나들며 각 장르에 맞는 매력을 뽐내고 있는 것. 올해 드라마 ‘카이로스’ 뿐만 아니라 예능 ‘더블캐스팅’과 ‘집사부일체’에서 활약한 신성록과 서면 인터뷰를 통해 만났다.

▲ “‘카이로스’, 웰메이드 칭찬 감사”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방영 예정 드라마가 기다려지는 스타’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많은 이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은 신성록은 이에 부응하듯 맹활약했다. ‘카이로스’ 1화부터 대체불가능한 존재감을 발휘하며 긴장감 넘치는 서막을 연 신성록은 극 후반부까지 레전드 열연으로 작품을 하드캐리했다.
신성록의 활약 속에 ‘카이로스’는 성공적인 마무리를 짓고 시청자들과 아쉬운 작별 인사를 나눴다. 신성록은 “6개월여 동안 촬영을 했는데, 스태프 분들과 출연 배우 분들과 너무 친해지고 정이 많이 들어서 헤어지기 너무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많은 것을 성취한 작품이라 ‘카이로스’를 떠나보내기에는 어떤 부분은 조금 슬픈 마음도 좀 드는 작품이다”고 ‘카이로스’를 추억했다.
하지만 ‘카이로스’는 시청률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최고 시청률 3.8%(닐슨코리아 기준)에 그친 것. 이에 대해 신성록은 “시청률이 아쉽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카이로스’는 중간부터 시청하시는 분은 내용을 이해하기 굉장히 어렵고, 매회 볼 때도 ‘이게 무슨 내용이지?’ 이런 생각이 드실 수 있는 만큼 꼬아져 있는 드라마이긴 하다. 그렇지 않다고 하면 이게 이야기적으로는 완성도가 굉장히 떨어지기 때문이다”라며 “이야기를 풀어내는 재미를 드리기 위한 선택을 했다. 그래서 중간 유입이 어려웠고, 시청률이 오르기는 힘든 구조로 쭉 갔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신성록은 “시청률이 어떻게 보면 성적표처럼 나오기 때문에 아쉽지만, 또 찬사를 보내주시는 분들도 계시기 때문에 만족한다. 웰메이드라고 하는 부분에서 많은 분들이 그렇게 느껴주시고 찬사를 주셨고, 연출, 대본, 배우들 3박자가 모두 좋았다고 이야기를 해주신다. 그런 부분들이 성과가 아닐까 싶다. 이 작품을 통해 많은 사람을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중반까지도 여자 주인공 못 만난 작품을 또 처음”
신성록은 ‘카이로스’ 명장면으로 매 회 엔딩을 꼽았다. 그 중에서도 신성록은 “7부에서 다빈이 인형 안에 있는 위치 추적기를 쫓아서 갔더니 그곳에 아내와 딸이 죽은 것이 아닌, 멀쩡히 살아있었고 그 다음에 서도균 과장과 함께 있었다는 것을 보면서 표정이 점차 변하는 순간, 그리고 또 이제 다가가는데 뒤에서 택규가 머리를 가격해 기절하는 엔딩이 서진이 입장에서는 고난의 끝이지 않았나 싶다. 그 장면이 아무래도 명장면으로 느껴진다”고 이야기했다.
명장면이 있다면 에피소드도 있을 터. 신성록은 “이세영이 여자 주인공인데 극의 상황상 통화로만 촬영을 하다 보니 거의 중반까지 서로 만나지 못했다. 그래서 내용상 감정적으로 절절하고 급하고 안타까운 상황을 전화로만 표현했어야 했다. 처음 겪어 본 부부이여서 에피소드이지 않을까 싶다”고 웃었다.
신성록은 “‘카이로스’ 결말에는 만족한다. 해도 되는 말인지 모르겠으나 감독님께 이러면 좋지 않을까라고 했던 게 있다. 마지막 대본에는 ‘서진이 다빈이한테 33분이 됐는데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는다’ 이렇게 끝나는 게 우리의 결말이다. 각자 행복한 10시 33분을 보내고 있다라는 게 결말인데, 제가 감독님에게 ‘아쉬우니까 33분에 전화 오는 거 한번만 갔으면 좋겠다’고 제안을 드렸고 받아주셨다. 그래서 마지막에 쿠키영상처럼 휴대전화에 전화오는 장면이 있는데 감독님이 제 의견을 받아주셔서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 “이세영, 동생으로는 기특하고 동료로서는 대단해”
앞서 ‘카이로스’를 통해 사람을 얻었다고 말한 신성록. 그는 호흡을 맞춘 이세영, 안보현, 남규리, 신구 등 대해 자세하게 이야기하기도 했다.
먼저 그는 이세영에 대해 “6년 전에 만났을 때는 아역에서 성인 연기자로서의 자리를 잡아가던 과정이였기 때문에 두렵기도 하고 겁도 나는 시기였을 거다. 그러나 이번에 만났을 때는 주연 배우로서 완벽히 성장해 어떤 도움 없이도 극을 이끌고 심지어 저 또한 기댈 수 있는 부분을 많이 보여줘서 프로페셔널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런 점들에 대해 동생으로서는 기특하고 동료로서는 대단하고 배울점이 많은 후배라고 생각한다. 6년 만에 만났는데도 너무 친근하기 때문에 언제 만나도 반갑고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신성록은 안보현에 대해서는 “이번 작품으로 처음 만났지만 사람이 너무 좋았다. 배우려는 자세, 언제나 열려있는 귀, 토론에서 뭔가 해내고 싶어하는 마음, 작품에 임하는 자세 등 적극적인 모습이 너무 좋았던 친구다. 자기관리도 잘하고 배울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들어 계속 같이 작업을 하고싶은 친구다”고 이야기했다.
남규리도 빼놓을 수 없었다. 신성록은 “이번에 호흡을 처음 맞췄는데 매소드 연기를 하신 것 같다. 특히 아이를 잃고 슬픔에 빠져있는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서 말을 많이 아끼고 몰입하는 모습을 보면서 안쓰러우면서도, 굉장히 열심히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신구에 대해서는 신성록은 “너무 존경하는 선생님이시다. 언제나 굉장한 연기력을 보여주시는데, 특히 화를 갑자기 내시는 장면에서는 깜짝 놀랄 정도로 넘치는 힘을 보여주시기도 해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의 롤모델이 선생님일 정도로, 지금 연배에 연극도 하시고 연기도 하시고 너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 “2020년, 열심히 살았다!”
‘카이로스’를 마친 신성록은 “타임 크로싱이라는 장르 자체가 사실 어렵고 꼬아 놨을 때 그것을 풀어 나가는 재미가 큰 작품 구조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점 이해해주시길 바란다. 저희는 조금 더 큰 반전, 조금 더 완성도 있는 것들을 선택하기 위해서 이런 지점을 해 나갔다는 부분을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신성록은 “저희 배우들 진짜 모든 것을 다 바쳐서 열심히 연기를 했던 거 같다. 모든 배우들이 전부 다 그렀다. 그래서 저희 동료들한테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고 그리고 박승우 연출, 성치욱 연출, 이소연 작가님 정말 진짜 제가 잊지 못할 저의 인생작을 같이 만들어 주신 거 같아서 너무 감사드리고 꼭 언젠가 다시 만나고 싶을 정도로 너무 고맙고 감사한 작업이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신성록은 “2020년,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한다. 2021년 계획은 올해 코로나19 때문에 위축되어 있었던 공연도 좀 상황이 좋아져서 했으면 좋겠다. 2021년도 예능인으로서, 배우로서, 뮤지컬 배우로서 또 다양한 모습, 새로운 모습 보여드리고 노력 계속 하겠다”고 말했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