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수가 ‘EBS 초대석’에 초대됐다. 동방신기로 데뷔하기까지 어린 시절부터 뮤지컬 배우로 데뷔 10주년을 맞이한 현재까지의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다 풀어냈다.
30일 오후 전파를 탄 ‘EBS 초대석’에서 진행자 정관용은 “지난 10년 우리나라 뮤지컬 판을 키운 동방신기 시아준수, 가수 김준수, 톱 뮤지컬 배우 김준수”라고 김준수를 소개했다. 김준수는 “뮤지컬 배우랑, 가수 반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엔 뮤지컬 배우로 많이 알려져 있다”고 수줍게 미소 지었다.
고등학교 2학년 크리스마스에 동방신기 멤버로 데뷔한 김준수는 “그전엔 연습생만 6~7년간 했다. 데뷔했던 회사 이전에도 개인적으로 연습하고 있었다. 그런데 중2 때 변성기를 보내고 목소리가 아예 안 나왔다. 변성기 때문에 데뷔도 늦어진 거였다. 돌아 보니 변성기 때문에 늦어져서 더 좋은 팀에서 데뷔할 수 있었다”고 데뷔 초를 떠올렸다.
동방신기 멤버로 국내는 물론 아시아를 접수한 그다. 김준수는 “일본에서 남자 아이돌 그룹이 방송에 나오고 돔 투어하는 건 우리가 처음이었다. 돌이켜 보니 좋았구나 싶다. 그땐 체감하지 못했지만. 너무 어리기도 했고 그걸 누릴 만큼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지도 못했으니까. 그래서 지금 보니 우리가 인기 많았구나 싶다”고 회상했다.
정관용은 “다시 그 시절로 간다면”이라고 물었다. 김준수는 “후회는 안 한다. 그때가 있어서 지금이 있으니까. 그런데 돌아가라고 하면 망설일 것 같다. 그때가 제일 빛났다고 할 시기니까 그리워하지 않을까 싶을 텐데. 그리워하지만 돌아가고 싶진 않다. 힘들었고 고달팠으니까. 뿌듯한 과거지만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하지만 김준수는 동방신기에서 나와 JYJ로 활동하며 방송 출연에 제약을 받았다. 그는 “그룹에서 나오고 큰 변화를 겪고 1년간 은둔생활 아닌 은둔생활을 했다. 무서웠다. TV를 틀면 우리 얘기가 나오고 본집에 기자들도 오고 하니까 밖에 나가기 무섭더라. 모두 날 헐뜯는 것 같고. 막막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던 그는 2010년 뮤지컬로 인생 2막을 맞이했다. 김준수는 “우연히 뮤지컬 ‘모차르트!’ 기회가 왔다. 처음엔 거절했다. 잘할 수 있을까 싶었다. 가수나 아이돌 출신들이 활동하는 걸 곱지 않은 시선으로 봤으니까. 제안 만큼은 감사했으나 얼굴 뵌 자리에서 ‘죄송하다, 자신이 없고, 준비가 안 돼 있고, 이걸로 스타트하는 게 두렵다’고 얘기했다. 음악만 들어 달라 하시더라. 어느 날 음악을 듣고 대본을 봤는데 ‘왜 나를 사랑하지 않나요’ 넘버를 들었다. 가사가 뭉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러 구설과 이슈로만 날 다루니까 왜 내 얘긴 듣지 않는지 마음이 아팠다. 그 가사를 보니 위안이 되더라. 제 자신을 사랑해 주면 왜 안 되나, 그 가사가 내가 하고 싶은 얘기였구나 싶더라. 이 노래를 무대 위에서 부를 수 있다면 나한테도 위로가 되고 행복하겠구나 싶더라. 그래서 뮤지컬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뮤지컬 배우로 김준수는 승승장구 했다. ‘모차르트!, 엘리자벳, 드라큘라, 데스노트, 엑스칼리버’ 등 맡는 작품마다 화제를 모았고 막강한 티켓파워와 연기력 모두를 인정 받았다. 방송 출연이 어려운 10년간 김준수는 뮤지컬 배우로 완벽하게 자리매김했다.
그는 “10년간 방송다운 방송을 하지 못했다. 6년 만의 첫 무대가 2015년 ‘스페이스 공감’이었다. 앨범 나온 줄 모르는 분들도 많다. 뮤지컬 홍보하러 배우들 방송 나갈 때 저는 주연인데도 나가지 못했다. 아직도 그렇다. 그럼에도 매번 제 공연과 콘서트를 보러 와주시는 팬들이 있어서 더 열심히 했다. 감사함에 보답하는 건 좋은 연기와 노래”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홍보가 필요 없어서 혼자 방송에 안 나오는 것 아니냐고 PD들도 물어보더라. 당연히 배우들과 함께 작품을 알리러 기쁘게 나가고 싶은데 불러주지 않더라. 작품을 홍보하는 배우들은 보며 응원하지만 씁쓸하다. 그 자리에 같이 못 있다는 게. 그래도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2018년 전역할 때 연예 정보 프로그램에서 취재를 나왔더라. 제 인터뷰도 나갔다. 적어도 뮤지컬, 콘서트, 앨범 활동하게 되면 홍보하는 곳에 안 빠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조금 생겼다. 단독 출연은 바라지도 않는다”고 활짝 웃었다.

그런 김준수는 최근 TV조선 '미스터트롯'과 '미스트롯2'에 심사위원으로 나와 더 많은 대중을 만나고 있다. 그는 "'미스터트롯'도 처음엔 고사했다. 기회가 된다면 방송 활동 하고 싶다고 막연하게 생각했는데도 ‘미스터트롯’은 엄두가 안 났다. 정말 좋은 프로그램이니까 나를 알릴 수 있는 기회라 좋지만 내가 트로트와 연계된 게 없는데. 뮤지컬 배우나 아이돌을 뽑는 심사위원도 아니라 조심스러웠다. 무엇보다 기다린 방송이니까 첫 단추가 소중하고 더 잘하고 싶은 거라 부담이 컸다. 고사했는데 생각을 고쳐먹었다. 내가 방송에 나와야 다른 방송 섭외가 들어올 테고 팬들도 너무 기다렸으니까"라고 털어놨다.
끝으로 그는 "김준수에게 팬이란?" 질문에 "아낌없이 주는 나무 같다. 늘 그 자리에 서서 기다려 주고 그늘을 내려 주고 쉴 수 있게 해준다. 제가 어떤 걸 해도 믿고 응원해 주고 어떤 작품이든 공연이든 저를 믿고 와주시니까. 그래서 도전할 수 있었다. 어떤 연예인보다도 팬들이 있어서 10년을 해올 수 있었다. 무대는 날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숨이다. 무대에서 노래할 때 만큼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이 없다"고 말해 뭉클함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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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EBS 초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