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MBC 연기대상'은 이변과 군더더기와 공동수상 없는 깔끔한 시상식으로 마무리 됐다. 코로나19 와중에 전무후무한 시상식이었지만 여러모로 의외의 장점이 부각되는 시상식이었다.
지난 30일 오후 생중계 된 '2020 MBC 연기대상'은 오후 9시에 시작되서 11시 10분에 마무리 됐다. 2시간 동안 진행된 시상식에서는 대상의 주인공은 '꼰대인턴' 박해진이었으며, 올해의 드라마의 영광 역시 '꼰대인턴'이 차지했다.
대상을 받은 박해진의 수상은 예견된 일이었다. 2020년 방영된 MBC 미니시리즈 중에서 일일드라마를 제외하고 최고 시청률 7.1%를 기록하며 가장 큰 흥행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꼰대인턴'은 대상 뿐만 아니라 올해의 드라마, 조연상의 김선영, 최우수 연기상의 김응수까지 4개 부문에서 굵직한 상을 모두 가져갔다.

신인상부터 최우수 연기상까지 모두 받을 만한 후보가 받으면서 논란이 없는 수상 결과를 보여줬다. 신인상을 받은 안보현과 김혜준 모두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줬으며, 데뷔 18년만에 처음으로 상을 받은 임주환이나 신인상 이후 10년여만에 상을 받은 남규리 모두 다른 후보들 못지 않은 연기력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이번 시상식은 압도적인 흥행작이 없는 가운데, 공동 수상을 남발하지 않았다. 각자 개성 넘치는 장르와 드라마들에서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준 후보 개인 단 한 명이 상을 수상했다. 단 한 명이서 받기에 상의 권위는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대상까지도 나눠주기라는 비판을 받았던 과거의 모습은 사라졌다.
여기에 더해 9개부문으로 나뉘어진 시상식은 군더더기 없었다. 수상자가 10명이 넘는 정체 불명의 인기상이나 제작진이 10초만에 생각한 이름처럼 보이는 새로운 상을 가지고 생색을 내는 악습 역시 사라졌다.

좋은 연기를 보여준 이들을 후보에 올리고, 그들 중에 납득이 갈만한 수상자를 고르고 그 수상자 말에 귀기울이는 시상식 본연의 기능이 돋보였다.
여기에 더해 대상 경쟁자들끼리 무의미한 경쟁의식을 드러내게 만드는 인터뷰나 VCR이 없는 것 역시 인상적이었다. 코로나19 시국이기 때문에 최대한 대화를 자제하려는 노력의 일환이었겠지만 솔직한 대답을 하지 못해 억지로 대답을 만들어야하는 대상 후보의 모습을 보는 것 역시 불편한 면이 있었다.
물론 방송 시간이 너무 짧아 오랜만에 영광을 누린 수상자들이 오랫동안 수상소감을 말하지 못한 아쉬움은 남는다. 하지만 이 역시도 생방송의 묘미가 아닐까. 피치못할 상황속에서 짧게 열린 '2020 MBC 연기대상'은 새로운 전통을 향해 나아가는 새로운 이정표로 남을 것이다. /pps2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