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는 영원하지는 않지만, 음악은 영원하다.”
종합편성채널 JTBC 예능프로그램 ‘싱어게인’ TOP3 기자간담회가 16일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우승자 이승윤을 비롯해 톱3에 오른 정홍일과 이무진이 참여해 소감과 오디션 참가 비하인드를 전했다.
먼저 이날 정홍일은 ‘싱어게인’ 톱3 이후의 근황에 대해서 “정신이 없이 많은 사랑을 받다 보니까 익숙해지는 시간도 필요했다. 기쁨, 걱정들과 함께 앞으로 준비해야 하는 것을 생각해야 했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승윤도 “끝나자마자 해야 할 것들이 있기 때문에 아직은 적응기인 것 같다”라고 말했고, 이무진도 “나 또한 마찬가지로 피곤함을 안고 달라진 생활과 함께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싱어게인’은 미처 알아보지 못한 재야의 실력자, 한때는 잘 나갔지만 지금은 잊힌 비운의 가수 등 ‘한 번 더’ 기회가 필요한 가수들이 대중 앞에 다시 설 수 있도록 돕는 리부팅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최고 시청률 11%를 넘기며 인기를 얻었다.
정홍일은 ‘싱어게인’ 출연 결정에 대해서 “늘 무명으로 음악 생활을 했으니까 인정 못하지는 않았다. 참여 동기 자체가 대중음악에 도전하기 위해서였다. 이제는 무명에서 유명으로 이름을 밝히고 음악 활동을 해야 한다. 기분이 좀 이상하다. 이름을 내걸고 활동하는 것 자체를 내 스스로 받아들일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승윤 역시 “일단 무명이라는 단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사실 우리는 이름이 있는데 빛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너는 이름이 없어’라고 하는 게 무명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싱어게인’은 대놓고 무명가수전이라고 하니까 차라리 더 나았던 것 같다. 둘러서 무명이라고 하는 게 아니고 ‘무명가수전’이라고 하니까 오히려 마음 편하게 나왔던 것 같다”라고 출연 결정 이유를 밝혔다.
지난 8일 진행된 결승 무대를 통해 톱3가 된 세 사람은 남다른 소감도 전했다. 먼저 이승윤은 “매라운드마다 0에서 다시 만들고, 0에서 다시 만들고 그렇게 했다. 무대 준비하고 어떤 메시지를 담을까 고민하는데 급급해서 어떨떨하다가 톱3가 됐다.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없었다”라면서, “기성 선배님들의 노래를 빌려와서 노래를 하는 거였다. 그래서 그 명곡을 빌려준 선배 가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내가 언제 TV에 나와서 그 분들의 노래를 부르겠나”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또 이무진은 “처음에 여섯 명이 서있는데 솔직히 말하면 나는 생각도 많이 어리고 해서 대중의 생각을 알고 싶어서 댓글도 읽고 여론을 파악하고 무대에 올랐다. 초반에 6~5등 할 때는 나 일 거라고 생각 못했다. 그렇게 운 좋게 이 분들과 함께 톱3에 오를 수 있어서 행복했던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싱어게인’을 통해 무명에서 유명 가수로 거듭난 세 사람. ‘싱어게인’ 이후 ‘뉴스룸’에도 출연하며 대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이무진은 ‘인기를 실감하냐?’는 질문에 “사실 ‘싱어게인’이라는 내 인생의 전환전이 있고 나서 그 이후로는 사실상 집 밖에 거의 나가지 않았다. ‘뉴스룸’에서 드렸던 말씀이 어머니 메뉴가 퀄리티가 높아지고, 잔소리가 적어진 점에서 나의 인기를 굉장히 실감하고 있다”라고 재치 있게 답하며 웃었다.
이어 이승윤도 “내가 그렇게 인맥이 넓은 줄 몰랐다. 잠깐 스쳤던 모든 분들에게 연락이 온다. ‘이 정도면 출마해도 되겠다’ 싶을 정도로 많은 분들에게 연락이 왔다. 너무 내 영상도 많더라. 조금이라고 영상이 있는 분들이 다 올리고 있어서 그냥 간직하라고 하고 싶다. ‘싱어게인’ 나오기 전까지 모두 흑이었다”라고 말해 웃음을 줬다.
정홍일은 “나를 알아봐 주니까 기분이 좋다. 늘 알아봐주는 분들이 없었기 때문에 그런 기분을 만끽하고 있다. 크게 변화되지는 않을 것 같다. 인기도 영원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때 내 마음이 다치지 않도록 준비하고 있다. 인기 있을 때 조금 더 확 알아봐주시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 조금 더 다른 모습도 보여드리려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싱어게인’ 이후 달라진 수식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홍일은 “초반에 글을 적어냈을 때 나는 대중음악이 가능한 헤비메탈 가수다라고 했는데, 지금은 바뀌었다. 나는 대중적인 록 보컬이 가능한 가수 정홍일이다”라고 전했다.
이에 이승윤은 “계속 여전히 배 아픈 가수다라고 말하고 다녔다. 나는 정통 댄스 가수다. 내 노래로 다른 분들을 춤추게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라고 말했다.
이무진 “‘싱어게인’ 처음 준비하면서 어떤 가수다를 정해야 한다고 해서 ‘나는 이무진이다’라고 써서 보냈다. 이름을 밝히면 안 되는 것을 몰랐다. 이제는 당당하게 ‘나는 이무진이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또 이승윤은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항상 마음가짐은 ‘싱어게인’ 나오기 전과 후가 같다. 내가 염두할 수 있는 범위는 좀 넓어진 것 같다. 나는 모든 음악이 모든 사람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떤 사람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닿을 수 있는 노래를 하는 음악인이 되고 싶다”라고 소심을 밝혔다.
정홍일은 록 음악을 하는 만큼, 록으로 대중적인 음악을 하고 싶다는 바람이다. 정홍일은 “이야기를 하는 음악,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 록이나 대중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개인적인 이야기나 누군가의 이야기나 스토리가 담긴 음악들을 하고 싶다. 내용이 담겨 있어서 계속 듣게 되는 그런 음악을 참 하고 싶다는 욕심이 많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음악이 영원하다. 장르를 떠나서 조금 더 수면 위에 있고, 아래 있고를 이야기한다면 대한민국 록이 조금 더 수면 위로 올라 오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록 음악을 할 건데, 대중적인 록 음악을 하고 싶다. 기존 록 보컬리스트들이 내는 음악이 있는데, 그것보다 록이 더 가미된 음악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무진은 “장르적으로 봤을 때 내가 가장 자신 있다, 하고 싶다는 길을 정해두진 않았다. 뭐가 재미있는지 이것 저것 시도해보고 있다. 앞으로 내가 세상에 보일 음악들은 굉장히 무궁무진하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들은 ‘싱어게인’이 갖는 의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먼저 정홍일은 ‘싱어게인’에 대해서 “늘 활동을 해왔지만 제대로 이름을 이야기하고 자신감 있게 음악 활동을 할 수 있게 해준 프로그램이다. 좀 더 명확하고 명분 있게 해준 그런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이승윤은 “‘싱어게인’은 그냥 감사한 프로그램이다. 무명이라는 단어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었는데 뭔가 멋있는 말로 표현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무명가수들 나와’라고 해주셨기에 내가 나갈 수 있었다. 그 직설적인 구조가 좋았던 것 같다. 멋있게 꾸미는 게 더 유혹적인데 직설적으로 표현해줬고, 그래서 나고 마음이 동했고, 이렇게 같이 인터뷰도 할 수 있어서 그냥 감사한 프로그램”이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무진은 “무명 가수만 나오는 오디션 굉장히 흔치 않은데, 가수가 나오는 오디션도 흔치 않다. 가수들이 나오는 경연인데 나는 운 좋게 참가 자격이 있고, 마음 편하게 참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서 감사한 것 같다. 어차피 가수 분들이고 내가 그 분들보다 수준 높게 잘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마음 편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이승윤은 앞으로의 활동 계획에 대해서 “어째든 지금 우리 다 갑작스러운 환경의 변화를 겪고 있다. 먼저 내뱉기보다는 어떤 계획을 세울 수 있을지 차근차근 보면서 잘 해나가도록 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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