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승우, 박신혜가 독창적인 세계관을 담은 '시지프스'로 시청자들의 오감 만족을 예고했다.
17일 오후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JTBC '시지프스' 제작발표회가 개최된 가운데, 진혁 감독과 배우 조승우, 박신혜가 참석했다.
이날 진혁 감독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 안에 다른 세상을 구성하고 있는 초대받지 않은 사람이 있다고 가정하고 세상의 멸망을 막으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멸망하려는 사람과 지키려는 사람의 사이를 재밌게 담아봤다"며 '시지프스'를 소개했다.
이어 진혁 감독은 "판타지처럼 보이지만 실제에 기반한 스토리다. 4년 전 작가님과 회의할 때 핵 얘기, 전쟁이 발발한다는 위기설이 있을 때였다. 전쟁 같은 큰 일이 아니더라도 '인생에 비극이나 재난이 닥쳤을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라는 생각으로 기획됐다"며 '시지프스'가 탄생하게 된 이유를 전했다.


JTBC 10주년 특별기획 새 수목드라마 '시지프스'는 우리의 세상에 정체를 숨기고 살아가고 있는 존재를 밝혀내려는 천재공학자 한태술과 그를 위해 멀고도 위험한 길을 거슬러온 구원자 강서해의 여정을 그린 판타지 미스터리 드라마다.
특히 '시지프스'는 '푸른 바다의 전설', '닥터 이방인', '주군의 태양' 등으로 남다른 연출력을 증명한 진혁 감독과 이제인, 전찬호 부부 작가가 의기투합해 첫 방송 전부터 대중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이제껏 볼 수 없었던 혁신적인 비주얼과 시공을 넘나드는 탄탄한 구성과 스토리로 장르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시지프스' 조승우는 천재 공학자이자 세계적인 회사 '퀸텀앤타임'의 대표 한태술을 연기한다. 한태술은 뛰어난 두뇌와 준수한 외모, 두둑한 지갑까지 국민 공대 오빠 혹은 국민 영웅으로 불리지만 실상은 아무 것에도 애착이 없는 이기적인 인물이다. 또한 한태술은 미래의 누군가에게 목숨을 위협 당하게 된다.
조승우는 "미래 과학 기술을 연구하는 공학자다. 감정 표현에 있어서 여과 없이 굉장히 자유로운 사람이다. 반면 굉장히 큰 마음의 아픔을 갖고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며 '시지프스' 속 한태술 역할을 소개했다.
특히 '시지프스'를 통해 판타지 장르에 처음으로 도전한 조승우는 "아주 흥미로웠다. 대본을 6부까지 봤는데 처음 읽어봤을 때부터 정신없이 읽었다. 마구마구 휘몰아쳤다. '미래와 현재가 공존하는 세상이 있다'는 것도 흥미롭게 다가왔고 2035년에 폐허가 돼버린 대한민국의 모습들이 비주얼적으로 상상을 해봤는데 섬뜩하게 다가왔다. 어떻게 구현이 되고 표현될지 관심이 갔다. 결정적인 이유는 태술, 서해라는 캐릭터가 갖고 있는 연민 때문에 선택한 것도 있지만 모든 것들이 다 들어가있는 장르는 처음이어서 기대를 하고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박신혜는 '시지프스'에서 한태술을 지키기 위해 미래에서 온 강서해로 분한다. 전쟁으로 페허가 되어 버린 미래의 대한민국을 겪은 강서해는 육탄전에 저격술, 폭탄 설치까지 가능한 강인한 캐릭터다.
'시지프스' 박신혜는 "전쟁을 막기 위해 과거로 돌아온 인물이다. 전쟁으로 인해 사랑하는 가족을 잃었고 아빠와 단 둘이 살아가면서 폐허 속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다시 한 번 전쟁을 막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아빠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과거로 돌아와 태술과 전쟁을 막으려고 한다. 대담함 속에서도 순수함도 가지고 있다. 전쟁이나 위기의 상황 속에서는 순발력도 넘치고 감각적으로 움직이는 친구이지만 한편으로는 세상 물정을 너무 몰라서 태술에게 많이 배우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한 '시지프스'에서 수준급 액션 실력과 과거와 미래를 오가는 캐릭터를 연기한 박신혜는 "미래의 분량은 실제로 폐허가 된 명동 거리와 황무지 같은 로케이션을 따로 다니다보니까 동화되더라. 5월부터 미래의 장면들을 먼저 촬영했었는데 오히려 세트에 익숙해지다보니 그게 나의 현재인 것 같고, 오히려 태술을 만났던 지금이 서해의 기억 속에는 없는 상황이다. 과거로 돌아온 서해가 바라보는 세상이 박신혜로서는 익숙하지만, 서해로서는 어색해야했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생각하면서 서해를 연기했다"고 전했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 액션 연기를 선보였던 조승우는 액션 선배로서 "물론 나도 '전설의 왼발잡이'라는 말이 있었다. 하지만 내가 했을 때 액션과 지금의 액션은 차원이 많이 다른 것 같다. 2000년대 초반이었다. 박신혜가 발차기, 펀치를 날리는 걸 보는데 깨갱했다. 20대 때의 나도 이 정도 스피드는 안 나왔을 것 같다. 나는 체력이 약하고 지구력 약한데 박신혜는 끝까지 하더라. 대단했다. 나는 불꽃처럼 나비처럼 날았다가 실려갔다. 박신혜는 큰일납니다"라며 박신혜 액션 연기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시지프스' 연출을 맡은 진혁 감독은 조승우, 박신혜를 캐스팅하게 된 이유도 고백했다. 진혁 감독은 "대한민국에서 본인만의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고 갈 수 있는 배우들이 많지 않은데 처음 '시지프스'를 기획할 때부터 작가님과 '조승우, 박신혜를 캐스팅하자. 안 되면 포기하자. 두 분 중에 한 분이라도 안 되면 다른 드라마 하자'고 이야기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자 조승우는 "한태술 설정이 1988년생으로 돼있더라. 내가 아닌 줄 알았다. 키도 183cm로 돼있었다"고 웃었다.
조승우는 진혁 감독과의 작업을 만족하기도 했다. 조승우는 "너무 즐거웠고 명쾌하고 재밌게 잘 찍었던 것 같다. 감독님이 연기자들에 대한 배려가 엄청 많으셔서 현장에서도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있으면 다 수용해주셨다. 굉장히 자유로웠다"고 전했다.
박신혜 역시 "늘 궁금한 감독님이셨다. 한 번쯤 꼭 작업 해보고 싶었다. 타사 작품을 했을 때 같이 S 본부에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진혁 감독님에 대한 궁금증이 컸었다. 실제로 어렸을 때 뵌 적도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 같이 작품하게 돼서 기뻤다. '시지프스'에는 새로운 얼굴들도 많이 나오는데 그 친구들에 있어서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기회들을 많이 주시면서 드라마를 더욱더 풍성하게 만들어주셨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조승우, 박신혜의 호흡은 어땠을까. 먼저 박신혜는 조승우와의 케미에 100점 만점에 100점을 줬다. 박신혜는 "부담이 가는 장면도 있고 현장에서 촬영을 하다보면 내가 해야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벅찰 때가 있는데 그 순간마다 옆에 조승우 선배님이 계셨다. 의지하고 믿음에서 나오는 순간들이 많아서 현장에 조승우 선배님이 없으면 늘 기다리게 됐다"며 조승우의 배려심에 감동했다.
조승우도 "나 역시 마찬가지다. 100점을 더 줘도 모자르다"면서 "난 5개월 촬영했고 박신혜는 7개월 촬영했다. 내가 뒤늦게 합류하는 바람에 박신혜가 가이드를 다 해줬다. 현장에서 감독님을 제외하고 대장은 박신혜였다. 모두를 아우르고 본인 몸이 까져도 스태프들을 다 챙기더라. 배우이기 이전에 사람으로서 굉장히 멋진 모습이었다. 연기는 말할 것도 없다. 세심하게 맞춰갈 부분도 없었다. 워낙 말하지 않아도 호흡이 잘 맞았다"고 밝혔다.

'시지프스' 박신혜는 조승우의 애드리브 때문에 힘들었다고. 박신혜는 "태술에게는 서해가 낯선 사람이다. 성동일 선배님께 붙잡혀가면서 티격태격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서해는 긴장되고 빨리 벗어나서 태술을 구하고 지켜야하는데 자꾸 '누구냐'고 묻더라. 묶여 있는 상황에서 이런저런 애드리브를 주고받는데 처음에는 당황해서 찍다가도 웃음이 터졌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또한 조승우는 '시지프스' 첫 방송을 앞둔 소감을 묻자 "굉장히 격양돼있다. 잠을 못잤다. 묘한 건 설렘과 두려움이 공존한다"고 웃었다.
'시지프스' 박신혜는 기억에 남는 장면을 묻자 "태술을 처음 만난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 코로나19로 인해서 장소를 빌리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초반부에 나와야하는 촬영 장소 협조 때문에 애를 많이 먹었었다. 태술과 서해가 처음 만나서 서로를 알아보고 태술을 구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것도 많이 떠오른다. 명동 거리에서 총격전을 벌이는 장면도 기억에 남는다. 3일 밤을 지새웠다"고 대답했다.
조승우, 박신혜는 서로의 캐릭터 매력을 한 마디로 정의하기도 했다. 조승우는 박신혜가 연기한 강서해에 대해 "거침 속에 아름다움과 부드러움", 박신혜는 "완벽함 속에 약간의 엉뚱함과 사랑스러움, 따뜻함. 완벽하고 이성적이고 차가워보이지만 그 안에는 인간적이고 따뜻하고 사랑스럽다"고 말했다.
끝으로 진혁 감독은 "액션을 외치는데 연출을 하고 있는게 아니라 관객이 됐다. 조승우의 뮤지컬을 보듯이, 박신혜의 영화를 보듯이, 마치 관객이 된 것처럼 보는 재미가 있었다. 열심히 노력해서 만들었다"며 '시지프스'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시지프스' 기대 포인트를 묻자 박신혜는 "반복되는 운명 속에서 태술과 서해가 어떤 미래를 바꿔나갈지, 눈과 귀가 다 만족되는 드라마가 됐으면 한다. 작은 희망, 잠깐의 위안이 됐으면 좋겠다", 조승우는 "이 작품이 담고 있는 메시지나 주제 자체가 입장만 바꿔보면 어찌보면 단순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시청자들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인생에 있어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그 선택에 어떤 마음 가짐을 가질 것인가 눈 여겨보신다면 더욱더 많은 공감을 하실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JTBC 새 수목드라마 '시지프스'는 오늘(17일) 오후 9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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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JTBC '시지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