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삼광빌라!’를 통해 배우 전성우가 안방극장에 눈도장을 찍었다.
전성우는 지난 7일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오! 삼광빌라!’(극본 윤경아, 연출 홍석구)에서 황나로 역을 연기하며 안방극장 시청자들과 매주 인사를 나눴다.
‘오! 삼광빌라!’는 다양한 사연들을 안고 ‘삼광빌라’에 모여든 사람들, 타인이었던 이들이 서로에게 정들고 마음을 열고 사랑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드라마다. 최고 시청률 33.7%(40회, 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는 등 뜨거운 사랑을 받으며 지난 8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전성우는 극 중 황나로 역을 연기했다. 자신의 이익과 출세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사랑조차 이용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인생역전, 대박 홈런을 꿈꾸는 인물로, 사람의 심리를 간파하고 거짓말에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프로 구라쟁이’로 극의 긴장감을 조성했다.
뮤지컬을 통해 연기력을 탄탄히 다져온 전성우는 드라마 ‘열혈사제’, ‘검사내전’을 통해 안방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영화 ‘교섭’ 등 다양한 장르에서 맹활약 펼치고 있는 전성우는 ‘오! 삼광빌라!’에서 쫄깃한 긴장감을 선사하며 다시 한번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 “황나로, 기본적으로 결핍이 큰 인물”
전성우는 “극 초반에는 인물이 어떻게 흘러갈지 전혀 예측을 못했다. 트리트먼트에 적힌 캐릭터에 대한 정보만 가지고 가는 거라, 흥미롭고 재밌을 것 같다는 설렘이 있었다. 할머니, 외할머니 두 분이 평소에 제가 주말드라마 나오는 걸 꼭 보고 싶다고 하셔서 좋은 기회가 온다면 한번 출연을 해봐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좋은 제안을 주셔서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 그리고 이제껏 보이지 않았던 저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에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고 ‘오! 삼광빌라!’ 출연 배경을 밝혔다.
전성우는 “나는 남들이 불편할 것 같다고 생각되면 그 행동을 절대 하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는 황나로와는 완전 반대된다고 생각한다”며 “황나로를 연기하기 위해 사기꾼이라는 설정에 집중했다. 사기 칠 때의 모습, 자세, 말투 등 자료를 많이 찾아봤고, 사기를 정말 잘 치는 사람들은 사기 칠 대상에게 ‘진심인 척 한다’에 포커스를 두고 사기 치는 대상과 대면하지 않을 때의 표정 차이 등을 표현하고 준비했다”고 이야기했다.
전성우는 ‘황나로’에 대해 “기본적으로 결핍이 큰 인물이라 생각한다. 황나로는 돈과 성공을 얻어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싶은 욕망이 컸을 것이라 생각했다. 어릴 때부터 버림 받고, 속고, 배신 당하고, 남을 속여야만 원하는 것을 얻어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아마도 사회에서 인정 받지 못한 결핍이 컸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또한 정과 사랑을 나누고 싶은 감정적 결핍이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사람들과 사랑을 주고받고 싶어 하기에 두 가지 결핍 중 어느 쪽이 더 크게 작용하느냐에 따라 황나로의 감정 변화가 생긴다 생각하고 표현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성우는 “황나로가 원하는 것들은 함께 채워나가기 어려운 것들이었다. 거짓으로 진짜를 얻고 싶다는 이 모순성을 좀 더 설득력 있게 보여줄 수 있는 과정들이 주어졌다면 더 좋았을 것 같지만, 주말드라마는 인물을 계산적으로 만들 수 없기 때문에 내가 계획한 대로 표현하지 못한 점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 “황나로의 진심 이빛채운도, 장서아도 아니었을 것”
전성우는 “사기꾼이라는 전과를 가진 인물이기에 말과 행동의 목적성에 중점을 두고 표현을 했다. 그러다 점차 사람과 관계로 인해 변화하는 모습을 담으려 했고, 사기꾼이었기 때문에 이럴 거라는 시선의 선입견과 부딪히면서 갈등하고 변하는 인물로 표현하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전성우는 “황나로는 안락한 침대를 두고도 방바닥에서 자는 게 편한 인물이다. 사실 인물의 서사는 처음 계획하고 생각한 대로 많이 보여드리지 못한 것이 아쉬움이 남지만 황나로가 감정적으로 부딪히는 그 순간순간을 집중해서 표현하고자 했다. 이 인물이 접근한 목적과 행동은 돈과 성공에 대한 결핍이 부른 나쁜 의도였지만, 진심으로 누군가 다가왔을 때 정서적 결핍이 자꾸 튀어나온다고 생각해서 그 순간순간의 감정 변화를 온전히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사회에서 인정을 받고 싶고, 돈과 명예에 대한 결핍이 있는 황나로는 먼저 이빛채운에게 접근했지만 실패하자 장서아로 시선을 돌렸다. 이후 장서아와 약혼 날짜까지 잡게 되지만 그동안의 행적이 들통나면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떠나야만 했다.
전성우는 “황나로의 진심과 사랑은 이빛채운도, 장서아도 아니고 그들이 가질 수 있거나 가지고 있는 돈이었을거라 생각한다. 황나로의 세계에서 사람들은 돈으로만 움직이기 때문에 돈만 있으면 행복해질 거고, 돈만 있으면 자기도 남들처럼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을거라 생각했을 듯 하다”며 “하지만 황나로가 내면 깊숙하게 진심으로 원하고 있는 건 돈으로 살 수 있다고 믿는 행복, 사랑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사람이 오히려 자신을 편견으로 보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만을 바라봐 주고 사랑해 준 것에 데미지가 있었을 것이고 자기가 진심으로 원했던 것을 알게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이빛채운이 아니라 장서아가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해 준 것은 황나로 역시 가지고 있던 그 편견의 깨어짐일 수도 있겠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전성우는 “진기주, 한보름과는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호흡을 맞췄는데,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를 가진 분들이라 정말 즐거웠다. 다른 느낌을 가진 두 배우와 항상 새로운 느낌을 받으며 연기했고 즐겁게 촬영했다. 다른 작품에서는 다른 인물로 만나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 “‘오! 삼광빌라!’ 시즌? 황나로는 거기에 없을 듯”
그렇다면 황나로에게 ‘삼광빌라’는 어떤 의미였을까. 그리고 전성우에게 ‘오! 삼광빌라!’는 어떤 의미로 남았을까.
전성우는 황나로에게 ‘삼광빌라’는 ‘꿈에 그리던 집’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자기가 갖지 못한 행복한 가족에 대해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함께 할 수 있는 가족, 집, 그게 삼광빌라가 아닐까 싶다. 장서아가 오피스텔에 생필품들을 사서 와줬을 때도 황나로에게 그 오피스텔은 어쩌면 삼광빌라 같은 곳이 될 수도 있을 거라고 꿈꾸지 않았을까 싶다”며 “황나로가 엇나간 게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해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살아가면서 딱 한 명만 자신을 있는 그대로 봐주고 믿어주고 사랑해 줬어도 황나로의 삶이 바뀌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황나로가 그렇게 그렇게 거짓말을 하면서도 믿어달라는 말을 계속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삼광빌라는 황나로가 언제가 갈망하고 꿈꾸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황나로에게도 저에게도 삼광빌라는 아직 다 풀지 못한 수학문제로 남을 것 같다. 앞으로도 풀어가야 할 숙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전성우는 ‘오! 삼광빌라!’ 시즌2가 제작된다면 황나로는 어떤 모습일 것 같으냐는 질문에 “황나로는 없을 것 같다. 만약에 나온다면 키다리 아저씨가 되어있지 않을까 싶다. 앞에 나서서 뭔가를 할 수는 없지만 남몰래 자신의 과거를 반성하며 삼광빌라 가족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있을 것 같다. 그곳에 황나로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두 모여 살고 있기 때문이다”고 웃었다.

▲ “황나로 마음 조금이나마 이해해주신 덕에 힘 얻었다”
전성우는 ‘황나로’를 통해 “모든 캐릭터는 배우 자신에게서 시작하기에 비슷하게 묻어나는 면이 있지만 사람에게는 한가지 면만 존재하지 않기에 다른 면을 보여드릴 수 있었다. 그동안 착하고 욕심 없는 캐릭터를 주로 했는데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시청자 분들께서 ‘황나로 이제 착해지나요?’, ‘황나로가 딱하다’는 말을 많이 해주셨는데, 그런 면에서 보면 잘 보여드리지 않았나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고 웃었다.
이와 함께 전성우는 “황나로의 행동은 나빴고 미운 행동도 많았지만 그 안에서 황나로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해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셔서 촬영하면서 많은 힘이 됐다”며 “앞으로도 좋은 작품에서 새로운 모습,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신중하게 선택하고 고민해서 좋은 모습으로 찾아뵐 예정이다. 너무 늦지 않게 돌아올 테니,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 저의 모습에 많은 응원 부탁드리겠다. 항상 최선을 다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