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인교진에게 있어 ‘오! 삼광빌라!’는 많은 것을 알려주고, 남긴 작품이 됐다.
인교진은 10일 OSEN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지난 7일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오! 삼광빌라!’(극본 윤경아, 연출 홍석구)에 대해 이야기했다.
‘오! 삼광빌라!’는 다양한 사연들을 안고 '삼광빌라'에 모여든 사람들, 타인이었던 이들이 서로에게 정들고 마음을 열고 사랑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드라마다. 지난 7일 종영한 ‘오! 삼광빌라!’는 최고 시청률 33.7%(40회, 닐슨코리아 기준)을 기록하는 등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인교진은 극 중 거리를 방황하던 과거를 청산하고, 트로트 가수를 목표로 성실히 살아가는 김확세를 맛깔나게 표현하며 신스틸러 활약을 펼쳤다. 삼광빌라 안방마님 이순정(전인화)과는 가슴 따뜻한 정을 나누며 뭉클한 감동을, 이만정(김선영)과는 유쾌함과 애절함을 넘나드는 로맨스로 환한 웃음을 선사했고, 등장하는 매 장면 캐릭터에 녹아들어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인교진은 극 중 트로트 가수 답게 OST에 직접 참여하며 작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데뷔 이래 처음으로 발표한 노래 ‘굿이야’로 연기뿐만 아니라 트로트까지 완벽하게 소화해 시청자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인교진은 ‘오! 삼광빌라!’와 김확세를 사랑해준 시청자들에게 “오랜 기간 촬영을 하면서 정도 많이 들었지만 내가 김확세를 더 잘 표현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그러나 ‘오! 삼광빌라!’가 어려운 시기에 촬영을 하고 방송되면서 큰 탈 없이 잘 해왔단 부분에 뿌듯하고 감사하다. 그래서 행복한 기분이 든다”고 인사했다.

▲ “무명시절 겪은 김확세, 나와 비슷한 점 많아”
먼저 인교진은 “작품이 인기를 얻고, 내가 맡은 캐릭터가 사랑 받는 것도 좋지만 내 행복과 가정이 먼저라고 생각을 한다. 윤경아 작가, 홍석구 PD와는 앞서 같이 호흡을 두 번 정도 맞췄는데, 그때 행복하고 즐거웠던 기억이 있었다. 너무나도 행복하게 작업을 한 분들과 함께 할 수 있고, 작품 자체가 주는 따뜻함에도 매료가 되어서 출연을 결정하게 된 것 같다. 지금 돌이켜 보면 그 결정을 참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인교진과 김확세는 많은 부분이 비슷하다. 먼저 오랜 무명 세월을 겪은 부분이다. 인교진은 “올해로 데뷔 20년이 됐는데, MBC 공채 탤런트로 시작해 오랜 기간 무명 시절을 겪었다. 김확세도 가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밤무대를 전전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감정이 이입됐다”며 “특히 본인이 원하는 이상과 현실의 차이가 있는데, 나도 무명 시절에 그 기분을 겪으면서 자존감이 떨어졌었다. 그런 생각을 경험했으니 김확세가 얼마나 자존감이 떨어져있을지, 눈물 흘리는 삐에로 같은 느낌을 공감하게 됐다. 긴 무명 시절이 김확세를 연기하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인교진은 “김확세가 가족이 나오지 않았고, 삼광빌라 안에서 서로 다른 가족들과의 느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하나의 가족으로 끈끈함을 표현해야 하는 부분에서 고민이 있었다”며 “그리고 트로트 가수인데 내가 진짜 가수의 느낌이 있다는 걸 표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노래 실력이 더 완벽했다면 라이브로도 보여드릴 수 있었는데 아쉽다”고 덧붙였다.

▲ “OST ‘굿이야’, 이렇게 사랑 받아도 되나 싶었다”
인교진은 트로트 가수 김확세로 변신하기 위해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 경력이 있는 아버지에게 조언을 구했다. 그는 “아버지가 트로트 가수 역할이라면 알려줄 게 많으시다면서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내가 조언을 많이 구한 것도 있다”며 “이번 김확세를 연기하면서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내가 결혼한 뒤 가수를 하시겠다고 하셔서 ‘굳이 하셔야겠느냐’고 반대를 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응원을 해드리지 못할망정 반대를 해서 불효자 같다. 앞으로는 응원하는 멋진 아들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인교진은 트로트 가수 김확세 역을 맡은 만큼 직접 부른 OST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가 부른 ‘굿이야’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것. 인교진은 “김확세가 트로트 가수인 만큼 드라마 내에서 본인만의 노래가 있으면 좋겠다 싶었다. 노래를 만들어서 녹음해야 하는데 못하는 게 티가 나도 점점 욕심이 생기더라. 4시간을 쉬지 않고 녹음해서 좋은 곡을 만들고 싶었다”고 웃었다.
인교진은 “많은 분들이 ‘굿이야’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 만나는 분들마다 ‘노래 괜찮더라’고 해주셔서 이렇게 사랑받아도 되나 싶었다. 특히 아버지, 어머니, 장인어른, 장모님이 좋아해주셔서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아버지 역시 인교진이 부른 ‘굿이야’를 무척이나 좋아한다고. 그러나 인교진은 부자 듀엣이나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에는 난색을 표했다. 그는 “아버지를 응원하는 건 좋지만 듀엣은 모르겠다. 그런데 또 2년 후에 그때 부자 듀엣을 할 걸 후회할 수 있으니 고심해보겠다”며 “‘미스터트롯2’가 하게 된다면 출전은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어마어마한 분들이 나오시는데 상대가 안될 것 같다. 출전한다는 생각만으로도 이렇게 떨리는데, 난 1라운드 탈락이다”고 웃었다.

▲ “아내 소이현, 티 내지 않았지만 러브라인 질투했을 듯”
극 중 김선영이 연기한 이만정과 러브라인을 이룬 인교진. 그는 “김확세-이만정 커플이 열정적이고 뒤돌아보지 않는 중년의 저돌적인 사랑을 표현했다. 려운-김시은의 풋풋함, 보나-동하의 유쾌함, 전인화-정보석의 옛사랑과 애틋함이 있겠지만 김확세-이만정 커플이 으뜸이다”고 말했다.
인교진은 “첫 키스신이 기억에 남는다. 화끈하게 표현해봅시다라고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 신에 맞게 우리가 생각한대로 잘 표현된 것 같다. 강한 임팩트가 있었고, 많은 스태프 분들께서 ‘오! 이럴수가!’라며 깜짝 놀란 기억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이 러브라인을 아내 소이현은 어떻게 봤을까. 인교진은 “아내가 무덤덤하게 보더라. 냉철하게 분석가처럼 이야기를 하더라. 그런데 사람은 비슷하다고 생각하는데, 아내가 티는 내지 않았지만 조금은 질투를 하지 않았을까 싶다. 나는 반대로 아내가 러브라인이 있다면 티를 많이 내는 편이다”고 웃었다.
특히 인교진은 “내가 재미있는 걸 좋아한다.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 아내 소이현에게 ‘나와 살아서 재미있고 행복했느냐’고 묻고, ‘같이 살아서 재밌었어’라는 말을 듣고 싶다. 나는 로맨틱한 사람 말고, 살면서 재밌었다는 말을 듣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 “임스형! 정보석 선배님 아이디어”
인교진은 극 중 김확세를 연기하면서 ‘오! 삼광빌라!’에는 없어서는 안될 인물로 극에 활력과 재미를 불어 넣었다. 그 중에서도 우정후 역을 맡은 정보석과는 둘도 없는 브로맨스로 미소를 자아냈다.
인교진은 “정보석 선배님과 같이 연기한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테스형’의 인기 만큼이나 ‘임스형’이라고 부르면서 브로맨스가 됐다. 개인적으로 많이 배웠고 재미있었다. 다른 걸 떠나서 함께 연기하는 것 자체가 재밌었다. 코미디를 정말 잘하시는데, 정말로 기분 좋게 재밌게 작업을 했다”며 “임스형이라는 별명은 원래 대본에는 ‘제임스 아저씨’로 되어 있었다. 그런데 형이라고 하면 이질감이 적고 친근하겠다 싶어서 정보석 선배님에게 여쭤보니 입에 붙지 않는다면서 ‘임스형’이라고 하라고 하셨다. 아이디어를 얻어서 썼는데 시청자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 “데뷔 20년, 느릿하지만 묵묵히 잘 왔다 싶다”
인교진은 ‘오! 삼광빌라!’를 통해 가족애를 많이 느꼈다. 극이 가지고 있는 분위기와 기획 의도처럼 ‘오! 삼광빌라!’는 인교진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인교진은 “아내 소이현과 ‘오! 삼광빌라!’를 보면서 ‘가족이 함께라면 무서울 게 없다’, ‘도와주는 사람이 많으면 행복하겠다’는 말을 많이 했다. 작품에서 어려운 일이 있어도 다같이 뭉쳐서 이겨내는 걸 보면서 와이프, 아이들, 더 나아가서 가족들이 힘을 뭉친다면 어떤 힘든 일도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리고 작품을 촬영하면서 행복했기에 가정으로 돌아가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행복한 가장이 될 수 있었다. 일을 하는 인교진으로서도, 소이현의 남편으로서도, 두 딸의 아빠로서도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인교진은 데뷔 20주년을 맞이한 배우로서 앞으로 더 많은 활약을 예고했다. 그는 “신스틸러, 감초라는 수식어 자체도 감사하고 좋고 행복하다.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했으면 좋겠다. 그 부분에 대해서 욕심은 부리지 않겠다. 지금도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감사하다. 다양한 모습 보여드리겠다”며 “20년이 됐다고 말하기에 아직 모자라고 부끄럽다. 20년 동안 만족스럽다기보다는 지금까지 느릿하게 왔지만 묵묵히 잘 왔다 싶다. 담담하게 ‘잘했어’라는 말로 지금까지의 나를 표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