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국환(74)이 친어머니처럼 대해줬던 하숙집 주인을 만나고 싶어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지난해 세상을 떠나면서 그녀의 딸이 대신 안부를 전했다.
10일 오후 방송된 KBS2 예능 ‘TV는 사랑을 싣고’에는 김국환이 출연해 자신의 인생을 회상하며, 큰 영향을 줬던 하숙집 아주머니를 찾겠다고 나섰다.
이날 김국환은 “서울에 올라와 25세부터 하숙을 했다. 9년 동안 같은 집에서 하숙을 했는데 제가 하숙집 아주머니를 속썩였다. 어떻게 보면 어머니 같기도 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제가 잘 나가던 시절엔 하숙비를 안 밀렸는데 못 나갈 땐 하숙비도 밀렸었다. 그때 아주머니가 ‘너 그렇게 돈을 막 쓰면 장가 못간다’고 하시더라. 당시 하숙집 아주머니가 계를 들어주셨는데 800만원~900만원 정도 받았다. 그 돈으로 신사동에 전셋방도 얻고 결혼 자금을 마련했다”라고 밝혔다.
1969년 김희갑 악단 단원으로 데뷔한 김국환은 1981년 34세에 결혼했고, 1992년 노래 ‘타타타’로 대세 가수로 떠올랐다.
김국환은 “제가 34세에 결혼하고 나서 하숙집 아주머니와 헤어졌다. 지금까지 40년 동안 뵙지 못했다”며 “바쁠 때는 바빠서 못갔고, 한가할 땐 다른 생각하느라 못 찾아갔다. 그래도 항상 아주머니가 잘 사시는지 생각은 했다”고 말했다.

이날 김국환이 약속 장소로 나갔지만, 아주머니는 등장하지 않았다. 주인 아주머니의 첫째 딸 최길순씨가 등장해 “6개월 전인 작년 8월에 돌아가셨다”며 “조금만 빨리 찾았으면 좋았을 텐데…TV에 김국환씨가 나오면 만나러 갈까, 라는 말도 했었다”라고 전했다. 아주머니가 살아계셨다면 올해 94세다.
최길순씨는 “어머니가 약산 치매가 있으셔서 요양원에서 지내셨다”고 말했다. 그녀의 남편은 어머니가 운영하던 하숙집에서 만난 남자. 이날 남편도 출연해 김국환에게 반가운 마음을 드러냈다. 김국환은 두 사람의 결혼식에서 축가를 불러주기도 했다고.
그러나 김국환은 “너무 오래돼서 아예 까먹고 있었다. 생각도 안 난다”라고 말하며 “아주머니를 생전에 만났어야 하는데…”라고 아쉬운 마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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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TV는 사랑을 싣고'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