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예기사의 절반을 차지하는 게 유명 스타들의 ‘학폭’ 논란이다. 어느 스타의 초, 중, 고 동창이라면서 졸업 앨범 사진을 인증한 글쓴이들은 학창시절 해당 연예인에게 ‘빵셔틀’을 포함한 심부름, 언어 폭력, 따돌림, 폭행, 성폭력 등을 당했다면서 뒤늦게 호소하고 있다.
청소년 시절 겪었다는 일들을 성인이 돼서야 터뜨리는 이유는, TV에 나오며 잘 나가는 연예인이 트라우마로 다가와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것이다. 피해 받았던 것을 제 때에 적절한 방식으로 해결하지 못하면서, 평생의 상처로 남은 학생들이 그만큼 많았다는 뜻일 게다. 학교에서 해결하지 못했으니 연예인의 ‘사회적 보호자’인 소속사들에게 과거를 뒤늦게 밝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현상의 책임은 1차적으로 학교와 담임교사들에게 있다. 교사들이 반 학생들을 지도 편달하면서, 그동안 알게 모르게, 쉬쉬해온 관행이 현재의 연예인 학폭 사건을 키운 데 큰 몫을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채 성인이 됐고, 마음의 깊은 상처로 남아 이제는 연예인들이 속해 있는 소속사를 상대로 폭로성 피해를 주장하게 된 것이다.
이제는 학폭이 사회적 이슈로 번져 앞으로도 ‘학폭 미투’가 여기저기서 끊이질 않을 것으로 짐작된다. 팬들과 대중에게 비춰지는 이미지가 작품 활동과 직결되는 연예인들에게 학폭 가해자 지목은 치명적이다. 최근 가해자로 지목받은 여러 명의 스타들이 출연하던 작품과 광고에서 줄줄이 하차했고, 캐스팅 목록에서도 자연스럽게 배제됐다. 피해를 받고 싶지 않은 제작진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일 게다. 가창력이나 연기력이 뛰어나도 인성을 갖추지 못했다면 대중 앞에 설 수 없다는 인식을 이번 기회를 통해 확실히 심어줘야 한다.

학교 폭력은 일부 연예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과거부터 꾸준히 이어져온 사회 문제 중 하나다. 정황만 있을 뿐 구체적인 증거가 없어서 법과 제도로 벌하는 것에 있어서 한계점이 뚜렷하다. 이처럼 연예인의 생계가 달린 만큼 가해자로 지목된 연예인에게도 절대 억울한 일이 생겨선 안 된다.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과거의 개인적 다툼을 학폭으로 부풀리거나, 연예인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기 위해 허위 증언을 하는 것은 명예훼손이다.
올 초부터 불거진 연예인 학폭 사례들이 철없는 어린 시절의 장난이 아닌 친구들에게 평생의 고통과 상처를 안길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교사들이 현장에서 비폭력 감수성을 길러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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