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작가 주호민이 첫째 아들이 발달장애를 겪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주호민은 지난 24일 유튜브 개인 채널에 ‘펄이 빛나는 밤 21/03/13 : 선재 이야기’ 영상을 게재했다.
주호민은 “어제 마지막으로 에버랜드에 갔었던 영상을 올리면서 모든 것이 끝이 났다. 그동안 시청해주셔서 감사하다. 내 얘기를 할 게 있다. 에버랜드 영상 올리기 전에 작가님이 애들이 나와서 괜찮겠냐고 했다. 아내와 함께 봤다. 즐거운 영상인데 아내 표정이 시무룩 하더라. 왜 그러냐고 하니까 첫째가 선재이고 둘째가 선율이다. 영상에 선율이만 나오고 선재가 거의 안나왔다. 그게 뭐가 문제가 되냐면 사실 첫째 선재가 발달장애가 있다. 자폐가 있다. 의사소통이 잘 안 된다. 원래 초등학교도 작년에 들어갔어야 했다. 9살인데 이번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어 “작년에 너무 준비가 안 되서 이 상태가 어떻게 학교를 갈 수 있을까 해서 1년을 쉬었다. 9살에 학교에 갔다. 작년에 갔어도 상관이 없었을 것 같다. 코로나라 크게 한 게 없다”며 “이사도 자주 다녔다. 파주에 있다가 광진구에 있다가 분당에 있다가 지금은 고기동에 있는데 전부 선재한테 맞춰서 옮겼다. 친정 근처에 갔다가 특수 학교 근처로 갔다가 고기동 쪽에 맞춤반이 생긴다고 해서 그런 거 위주로 옮겼다”고 설명했다.
주호민은 “이걸 알게 되면 나의 행동패턴이 다 이해된다. 방송 중에 집에서 전화가 오면 바로 집에 가거나 어느 순간 부터 직접 만화 스토리를 안쓰는 등 전부 이해할 수 있다. 사실 말을 잘 안했다. 굳이 말 할 필요가 있었나 싶었던 게 가장 컸다. 지인들은 다 알고 있는데 불특정 다수에게 알리는 건 조심스럽더라. 다큐로 받아들이게 될까봐. 그런 것들이 나쁘게 악용될까봐”고 솔직한 심경을 말했다.

하지만 주호민은 용기 내서 고백했다. 그는 “언젠가는 말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던 차에 오윤아 님이 방송에 발달장애 아들과 출연한 걸 보고 많은 생각을 했다. 나도 이제 선재 얘기를 종종 하려고 한다. 힘든 것도 많은데 재미있는 에피소드들도 많다. 내가 재미중독자가 할 수 있는 얘기들이 많다. 발달장애 아이를 키우면서 알게 된 건 발달장애 아이들도 많고 당연히 가족들도 많다”며 “아이들을 키우기 전에는 아이들이 안보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던 세계였는데 이런 얘기들을 앞으로 만화나 영상으로 천천히 풀어낼 생각이다”고 했다.
특히 주호민은 “사실 광진구에 있었을 때 제일 힘들 때였다. 그때 장애 판정을 받고 마침 둘째도 태어나서 육아도 병행해야 했던 때였다. 만화를 도저히 그릴 수 없는 때라서 스토리 작가를 영입해서 작업했다”며 “그때 침착맨과 풍이 형이 작업실에 와서 많이 웃게 됐다. 그 두 분은 내가 항상 감사하고 평생의 은인이라고 여긴다. 그런 일이 있었다. 감사한 분이 너무 많다. 장모님께 있는 쪽으로 절을 해야 한다. 이슬람 교도처럼 한 번은 네이버 쪽으로, 한 번은 광진구 쪽으로 시간 맞춰서 절한다. 당연히 아내에게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유대감, 측은지심 등 복잡한 감정이 있다. 피곤하다 보니 감정의 골이 깊어진 적이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런 저런 일을 겪으면서 우리 둘이 단단한 사람이 됐다. 첫째 아이가 발달 장애가 있고 그동안 딱히 얘기하지 않았는데 숨기려고 한 건 아니다. 앞으로 유튜브도 찍으려고 한다. 아내가 둘째하고만 유튜브를 찍어서 서운했던 것 같다”고 했다. /kangsj@osen.co.kr
[사진]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