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령이 과거 드라마 중도 하차 이후 힘들었던 공백기를 언급했다.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는 TV조선 토일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이하 결사곡)' 주연 배우 이가령의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결혼작사 이혼작곡'는 잘나가는 30대, 40대, 50대 매력적인 세 명의 여주인공에게 닥친 상상도 못 했던 불행에 관한 이야기, 진실한 사랑을 찾는 부부들의 불협화음을 그린다. '보고 또 보고', '하늘이시여', '인어 아가씨' 등을 집필한 임성한 작가의 6년만 복귀작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지난 14일 시즌1이 마무리됐고, 현재 시즌2를 촬영 중이다.
이가령은 극중 아름답고 똑 부러진 성격의 아나운서 출신이자 라디오 DJ 부혜령을 연기했다. 판사현(성훈 분)의 아내로 남편과 2세 계획 없이 워라벨 라이프를 살자고 약속한 뒤 결혼했다. 그러나 남편 판사현이 송원(이민영 분)과 불륜을 저지르고 아이를 가지면서 불행을 겪는 인물이다.
이가령은 2014년 임성한 작가가 집필한 MBC '압구정 백야'에서 주인공 기회를 잡았지만, 당시 부족한 경험과 연기력 등으로 최종 불발돼 조연으로 출연했다. 이듬해 MBC '불굴의 차여사'에서도 주연으로 캐스팅됐지만, 안타깝게 중도 하차하면서 8년에 가까운 긴 공백기를 보냈다. 그러다 임성한의 복귀작 '결사곡' 주연이 되면서 신데렐라가 됐다.
이가령은 "드라마 시즌1이 끝났는데, 바로 시즌2가 진행되고 있어서 챕터1이 끝난 기분"이라며 "이렇게 큰 역할은 처음이라서 열심히 했는데 아쉬운 부분이 많다. 그 부족함을 채우지 못해서 시즌2에서는 분발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종영 소감을 밝혔다.
김은숙 작가의 '신사의 품격'(2012) 단역으로 데뷔한 이가령은 신인 시절 좋은 배역과 만났지만, 결과적으로 '자신의 캐릭터'로 만들진 못했다. 뒤늦게 빛을 본 케이스다.
그는 "이 자리에 있는 자체만으로도 떨리고 신기하다. 일이 이렇게 커질지 몰랐다"며 "'임성한 작가의 신데렐라'라는 수식어도 감사하다. 일단 주연을 맡으니까 분량이 많아서 좋더라. 단역이나 조연을 할 땐 조금 더 하고 싶어도 신이 없어서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가령은 임성한 작가와 2번의 인연이 있었다며, "'압구정 백야'를 하셨을 때 주인공 기회를 주셨지만, 그때 연기를 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준비도 부족해서 불발됐다. 그리고 나름 열심히 준비했는데 '불굴의 차여사'를 좋지 않은 이유로 하차해서 작품 하는 게 쉽지 않더라. 그러면서 공백기가 길어졌다"며 힘들었던 시간을 고백했다.
"어떤 점 때문에 캐스팅 된 것 같나?"라는 질문에 "선생님이 내가 열심히 버티는 걸 좋게 봐주신 것 같다. '압구정 백야'에서 처음 캐스팅 해주셨는데 해내지 못했다. 그 이후에 '작가님께 증명해야겠다'는 생각이 커졌다. 그동안 작가님이 캐스팅한 친구들은 모두 해냈고, 그런 점에서 명성에 스크래치를 냈다는 게 죄송했다. '작가님 저도 할 수 있어요'가 공백기를 버티는 원동력이 됐다. 다시 캐스팅이 되면 '압구정 백야'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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