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좋아 눈물"..'자산어보' 설경구X변요한이 그린 우정의 의미(종합)[Oh!쎈 현장]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21.03.18 17: 09

“영화가 너무 좋아서 눈물이 났다.”
영화 ‘자산어보’(감독 이준익)의 언론시사회가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이준익 감독과 배우 설경구, 변요한, 그리고 이정은이 참석해 영화를 처음 본 소감과 관련 이야기를 전했다. 
이날 먼저 이준익 감독은 실존 인물인 정약전을 소재로 영화를 만든 것에 대해서 “실존 인물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시나리오를 쓸 때나 영화를 찍을 때나 함부로 찍어나갈 수 없는 소재다. 여러 가지 내용이 다 함유돼 있지만 조선의 서학이라는 학문이 들어오면서 벌어지는 사건에서 튕겨져 나온 인물에 대해서 들어간다”라고 말했다.

이준익 감독은 “약전이나 약용은 기록이 있어서 표현하는데 어려움이 없지만 창대는 기록에 이름만 있기 때문에 창대와 관련된 이야기의 배경은 허구로 만들어냈다. 고증과 허구가 적절하게 짜여진 이야기로 만든 것으로 서문을 깔았다. 흑백을 선택하면서 조선시대를 흑백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을 것 같아서 고집해서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자산어보’는 흑산으로 유배된 후 책보다 바다가 궁금해진 학자 정약전(설경구 분)과 바다를 벗어나 출셋길에 오르고 싶은 청년 어부 창대(변요한 분)가 자산어보를 집필하며 벗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설경구와 변요한의 연기 케미는 물론, 담백하게 그려진 정약전과 창대의 우정은 깊은 울림과 여운을 남겼다. 흑백영화 특유의 매력을 잘 살려낸 이준익 감독의 세심한 연출은 영화를 더욱 흥미롭게 만들었다. 
설경구는 이번 작품을 통해서 처음으로 사극 연기에 도전하게 됐다. 설경구는 첫 사극 연기에 대해서 “이준익 감독님이라서 선택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그 전에 몇 번 제의가 있었을텐데 겁이나서 그런지 미루다가 이제 하게 됐다. 나이를 좀 더 먹고 하니까 더 괜찮았던 것 같다. 다른 사극과 다르게 섬에서 촬영하니까 더 똘똘 뭉쳐서 한 것 같다. 재미있고 좋은 즐거운 작업이었다. 사극을 한 번 더 해도 괜찮을 것 같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설경구는 “실존 인물, 큰 학자의 이름을 배역으로 쓴다는 것은 부담스럽다. 약전에 대해서 연구하고 공부했다기보다는 촬영장인 섬에 들어가서 감독님, 스태프들, 그리고 배우들과 잘 놀자는 마음으로 들어갔다. 사극이 처음이라서 거기에서 오는 하중이 있었는데 감독님꼐서 잘 어울린다고 용기를 주셔서 그 말을 믿고 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극 중 설경구는 호기심 많은 학자 정약전 역을 맡았다. 그는 유배지 흑산도에서 바다 생물에 눈을 뜬 호기심 많은 학자로, 성리학 사상을 고수하는 다른 양반들과 달리 열린 사상을 지닌 인물이다.
변요한은 극 중 바다를 벗어나 세상 밖으로 나가기 위해 글공부에 몰두하는 청년 어부 창대 역을 맡았다. 그는 나라의 통치 이념인 성리학을 제대로 알고 실천하는 것이 백성을 위한 길이라 믿으며, 물고기를 잡는 것보다 글 공부를 더욱 중시하는 인물이다. 
변요한은 창대 캐릭터에 대한 질문을 처음 받은 후 “방금 영화를 봐서 사실 정신이 없다. 잘했다 못했다 좋다가 아니라, 흑백이고 해서 비록 서툴지만, 부족하지만 그래도 진실되게 연기하려고 노력했는데 내가 연기하고 내가 눈물을 흘려버렸다. 죄송하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변요한은 “연기를 잘했다 못했다에서 눈물을 흘린 것이 아니라 영화가 좋았다. 영화가 좋아서 눈물이 났다”라고 덧붙였다. 
이정은은 유배온 정약전을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가거댁으로 열연했다. 이정은은 해당 캐릭터에 대해서 “유배온 정약전의 든든한 지키미로 섬 주민을 대표해서 도시와는 다른 섬의 정서를 전달해주고, 창대와 유대관계를 맺게 해주는 중간자적인 역할로 생각했다. 처음 감독님 만났을 때 도표를 보여주시더라. 창대와 정약전 사이에 내 얼굴이 들어가서 그들의 관계를 한 눈에 보게 해주셔서 그런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신경 썼다”라고 설명했다.
극 중 설경구와 변요한은 스승과 제자, 벗이 되는 정약전과 창대를 세심한 연기로 그려냈다. 처음 사극에 도전하는 설경구는 완벽하게 잘 어울리는 캐릭터를 만나 정약전을 스크린에 옮겨놨다. 변요한 역시 디테일한 연기로 설경구와 묵직한 호흡을 완성했다. 
설경구는 변요한과의 호흡에 대해서 “서로가 서로에게 스승이었다. 신분을 뛰어넘어서 창대도 약전의 스승이었고, 벗이 되는 그런 영화기도 하다. 실제로는 멘토와 멘티 그런 생각은 안 하고, 섬 안에서 똘똘 뭉쳐서. 변요한 씨와 촬영이 있을 때도 없을 때도 이정은 씨가 해주는 밥을 얻어먹으면서 잘 놀았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에 변요한은 “내가 정말 사랑하는 선배다. 더 사랑하게 된 것 같다”라고 애정을 드러내며, “빗말을 잘 못하는데 여러 가지로 많이 느끼고 배웠던 순간이 있었던 것 같다.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시지 않으려고 해도 인생을 덜 산 동생과 후배로서 보고 느낄 수밖에 없다. 여러 가지 많이 느낀 게 있다”라고 털어놨다. 
설경구와 변요한 뿐만 아니라 이정은과 조우진 등 명품 배우들이 영화를 빛냈다. 배우 류승룡은 정약용 역으로 출연해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도 한다. 
이정은은 “아무래도 역할이 주는 책임감이 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흑백영화다 보니까 얼굴 표정이 굉장히 정확하게 표현되기 때문에 조금만 과하면 이야기를 지나치게 만들 수 있어서 그 조율을 하는데 신경을 많이 썼다. 내가 맡고 있는 역할이 어떤 것인가에 대해서도 생각을 많이 한 것 같다. 두 분의 나이를 떠난 우정 때문에 눈물이 많이 나서 나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준익 감독은 “여기는 자연이 있다. 하늘이 있고 바다가 있고 섬이 있다. 오히려 칼라보다 더 많은 색이 가득차 있는 자산 같은 영화다. 색이 없는 것 같으나 그 안에 많은 색을 담고 있는 자색이다”라며 영화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설경구도 “위로받았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변요한은 “영화를 보면서 예전 같았으면 참았을텐데 마음 가는 대로 울고 싶었다. 내가 좋아하는 작품이니까. 코로나 때문에 영화관도 많이 줄었고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마음이 안 좋다. 원래 영화관에 영화가 나오듯이 우리 영화는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 같다. 자연스럽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라면서 영화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자산어보’는 오는 31일 개봉된다. /seon@osen.co.kr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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