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는 완전 무결할 때만 옳다"
빈센조(송중기 분)가 정의롭다고 주장하는 검사를 향한 일갈이다. 이 말을 하는 빈센조 역시 완전 무결한 정의는 아니다. 그 역시 수많은 악행을 저지른 과거가 있는 악인이며, 복수를 위해서는 어떤 수단도 가리지 않는 악인이다.
지난 21일 오후 방영된 tvN '빈센조'에서 빈센조(송중기 분)가 바벨의 진짜 보스의 정체를 알아냈다.
빈센조는 바벨 제약 실험 때문에 목숨을 잃은 피해자 유족들이 타살당했지만 자살로 사건을 종결하는 현실에 분노했다. 홍차영은 눈물을 흘리며 유족들의 억울한 죽음에 화를 냈다. 빈센조는 홍차영에게 분노하지말자고 했다.
빈센조는 아무런 죄가 없는 수많은 사람을 죽인 바벨 제약의 진짜 보스를 알게 되면 바로 죽여버리겠다고 말했다. 홍차영과 한 약속을 어기는 일이었지만 복수를 다짐한 빈센조는 냉철했다.
빈센조는 바벨그룹의 진짜 보스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 자신의 목숨을 내건다. 바벨의 진짜 보스 장준우(옥택연 분)은 빈센조가 엄청난 만행을 저지른 마피아라는 사실을 알고 제거하기로 마음 먹는다. 장진우는 빈센조를 죽이기 위해 킬러들을 보냈지만 빈센조는 킬러들을 제압하고 바벨 제약의 진짜 회장에 대한 정보를 캐낸다.
빈센조와 홍차영이 상대하고 있는 적은 바벨 그룹과 법무법인 우상 그리고 법조계다. 장준우가 마음껏 날뛰고도 처벌 받지 않는 것은 법의 철저한 보호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수사 단계에서부터 철저하게 조종하면서 법적으로 처벌 받지 않고 있다.
빈센조는 정의로운 검사라고 주장하는 정인국(고상호 분)와 손을 잡지 않는다. 빈센조는 썩은 사과를 들고 "우리 대부분은 정직한 검사와 판사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정직한 그들이 항변만 한다고 해서 썩은 사과가 신선해지지 않는다. 레미제라블에 이런 말이 나온다. 정의는 완전 무결할 때만 옳다"라고 선을 긋는다. 홍차영 역시 "썩은 사과는 썩은 부분을 도려내면 먹을 수 있지만 조직은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덧붙인다.
드라마 '빈센조'는 모순 덩어리다. 그래서 빈센조가 복수하는 과정은 뒷맛이 씁쓸하다. 민주주의 법치국가 사회에서 법이 사람들을 차별하는 현실을 비판하기 위해서 다크 히어로 빈센조를 내세웠지만 드라마가 진행 될 수록 빈센조나 장준우가 닮아 보인다. 빈센조는 복수를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악당의 편에 있는 사람들을 협박하고 목숨을 위협하고 조롱하기 때문이다. 정의가 없는 복수는 목적이 있는 악행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빈센조가 복수에만 집중하고 정의나 선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면 오히려 이 드라마가 더욱더 통쾌하고 시원할 수 있다. 하지만 빈센조는 너무나 많은 말을 하고 있다. 빈센조가 장준우에게 복수를 하더라도 그 결말이 해피엔딩이 되기는 어려운 이유다./pps2014@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