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에 제게서 볼 수 없었던 모습이 이번 캐릭터에 나온 듯하다.”
배우 조달환(41)이 22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이번 캐릭터에 외모적인 면부터 저만이 할 수 있는 위트, 유머를 넣었는데, 감독님이 현장에서 제가 연기했던 걸, 편집과정에서 드러냈다고 하시더라. 잘했던 부분은 알고 있으니 제게 없던 느낌을 주려고 하셨다더라”라며 이같이 털어놨다.
그가 주연을 맡은 영화 ‘더 박스’(감독 양정웅, 음악감독 에코브릿지, 제작 영화사테이크, 배급 씨네필운)는 박스를 써야만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지훈(박찬열 분)과 성공이 제일 중요한 폼생폼사 프로듀서 민수(조달환 분)의 기적 같은 버스킹 로드 무비를 표방한다. 이달 24일 극장 개봉해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조달환은 보이그룹 엑소 멤버 박찬열(30)과 ‘더 박스’를 통해 처음으로 연기 호흡을 맞췄다. 이날 조달환은 “버스킹이라기보다 현장에서는 거의 전쟁이었던 거 같다”라고 회상하며 웃었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여러 색깔의 음악을 담았고, 지역맛집 탐방을 통해 힐링을 했다고. 이번 영화 O.S.T를 통해서는 조달환의 가창력을 제대로 만나볼 수 있다.

연기 호흡을 맞춘 찬열에 대해 그는 “누구보다 건강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었다. 우리끼리 생각한 게 엑소 찬열이 1탄이고, 엑소 다른 멤버로 2탄, 그리고 전역할 때쯤 다시 하자는 말도 나왔다. 하하. 주인공은 계속 바뀌는데 저만 쭉~ 나오는 거다.(웃음)”라고 말해 취재진에 웃음을 안겼다.
음악 PD 민수 역을 소화한 조달환은 “결국엔 캐릭터들이 다같이 성장하는 영화지만 나중에 편집해 놓은 걸 보니 지훈이 빛나는 영화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면서 오달환은 “기존의 제 이미지와 달라서 관객들이 저인지 모를 거 같다는 생각도 있다. 한편으로 아쉽기도 하지만, 배우 조달환으로서 이런 모습도 있다는 걸 보여드린 거 같아서 뿌듯하다. 저만의 캐릭터 반경이 조금 넓어진 거 같다. 고마운 마음이 큰 영화”라고 자평했다.
조달환은 배우 브래드 피트 주연의 명작 '머니볼'(감독 베넷 밀러)을 레퍼런스로 삼기도 했다.
“캐릭터에 섹시함이 조금은 담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관객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누구를 오마주하든 저의 이미지가 나올 것이기 때문에 크게 신경은 안 썼다.”

“민수 캐릭터는 진중함을 가져가야만 했다. 현장에서 저는 진중함 속에도 위트를 담아 표현하려고 했는데 편집할 때 많이 사라졌다. 근데 (감독님의 의도대로)그렇게 가는 게 맞긴 하다. 매니저라는 직업이 튀지 않고 남을 도와주는 것이기 때문에 이해는 갔다. 저 나름대로 입체적이고 풍부하게 표현하고 싶었다. (캐릭터상)제 철학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지만 톤 앤 매너에 중점을 두고 신경을 썼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온 조달환의 연기 철학이 이쯤 되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즉흥 연기에 중점을 두는지, 아니면 사전 계획에 철저한 스타일인지?’ 질문했다.
이에 조달환은 “저는 사전 준비를 많이 하는 편이다. 제가 딥하게 빠져 있으니 주변에서 ‘무섭다’고도 하셨다. 제가 어떤 역할을 맡을 때 제 태도가 변해서 불편하게 느끼시는 분들이 많았다.(웃음)”고 캐릭터에 빠지는 편이라고 했다.

이어 “제가 기본적으로 선을 못 두고 빠져드는 거 같다. 어떤 연극을 할 때는 2~3개월 빠져 있어서 지하철에서 울기도 했다. 조달환으로서 조절을 해야하는데 그게 힘들었다. 캐릭터를 일상에 가져오면 힘들다. 건강에도 안 좋다”라며 “저 자체는 사전에 준비하고 몰입해서 이끌어내는 편이다. 현실과 극의 구분이 힘들고 아이와 아내도 심적으로 다치니, 이제는 구분해서 왔다갔다 하려고 한다. 아직도 조언을 받으며 연기를 하고 있다. 이번에 특히 예민했던 부분들은 저도 반성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찬열이 열심히 즐겁게 하는 부분을 보며, 나이는 저보다 어리지만 형처럼 느껴졌다. 제 단점을 극복하고 앞으로 한걸음씩 나가려고 한다”고 했다.
이 작품의 출연을 결정한 이유도 그런 부분이다. “찬열과 함께 한다는 데 안 할 이유가 없었다.(웃음) 무엇보다 우리나라에도 ‘원스’나 ‘비긴 어게인’ 같은 음악영화가 나온다는데 연출은 양정웅 감독님이 한다고 하더라. 감독님이 음악계에서도 디테일을 살리는 ‘현미경’으로 유명하다. 훌륭하신 분이라는 걸 알고 있어서 궁금했다”라고 밝혔다.
조달환도 극중 지훈처럼 힘들었던 20대 시절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별 경험을 떠올린 그는 “힘들어서 6개월 동안 집 밖에 안 나간 적도 있다. 어머니가 ‘결국에 선택은 네가 한 거다. 그녀를 만난 것에 대한 선택은 너가 한 것이니 상대방에 대해 비난할 필요가 없다’고 하셨다. 그런 좋은 얘기를 해주셔서 이겨내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조달환은 “우리나라에서 좀비 소재가 확장되고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사람들이 (K-좀비를) 좋아하시는 거 같다. 우리나라에서 음악영화가 어렵다는 얘기가 있지만 좀비 장르처럼 ‘더 박스’가 음악영화로서 단계적으로 성장했으면 좋겠다. 10년 후 돌이켜 봤을 때 이 영화가 디딤돌이 돼서 좀 더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작품에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음악영화는 OST도 남지 않나. 영화의 이미지는 시간이 지나 지워질 수 있겠지만, 음악은 계속 사람들의 마음에 남았으면 좋겠다. 어느 지역에 여행을 가서도 음악이 생각났으면 한다(웃음). OST에 나오는데 많은 분들이 찾아서 들어주시면 감사하겠다.”
'더 박스'는 이달 24일 국내 극장에서 개봉한 뒤 일주일 후 내달 1일(목) 싱가폴에서, 같은 달 7일 인도네시아에서, 이튿날인 8일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국가에서 순차적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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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사 테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