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구혜선이 새로운 전시회로 돌아왔다.
구혜선은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전시회 ‘서태지의 lyrics 아래로 구혜선의 newage’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서태지의 lyrics 아래로 구혜선의 newage’는 ‘필승’, ‘비록’ 등 서태지의 음악 17곡을 오마주 하여 구혜선의 섬세화와 뉴에이지 음악을 융합한 콜라주 전시다.
구혜선은 작가로서 2009년 개인전 ‘탱고’를 시작으로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다수의 전시를 선보이며 꾸준히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이어왔다. 지난해 4월에는 초대전 ‘항해-다시 또 다시’를 열고 전시 수익금을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복지금으로 기부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전시회를 연 구혜선은 먼저 “보여드릴 수 있게 되어 좋고 설렌다. 고생을 많이 했는데, 살이 얼마나 빠졌나라기보다는 다이어트는 늘 습관적으로 하고 있다. 요즘에는 좀 먹었다”며 “내 음악엔 가사가 없고, 음악 영상이 내 세계 안에만 있다는 생각이 들어 대중이 알만한 가사가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 서태지를 떠올리게 됐다. 평소에도 좋아했지만 무턱대고 제안을 드려서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긍정적으로 답변을 주셔서 전시를 기획하고 전시회를 열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구혜선은 “서태지의 곡 중 17곡을 선정한 이유는 내가 서태지 세대인 만큼 좋아하는 곡으로 구성했다. 근래에 만들어진 음악과 다른 느낌이다. 시대의 여러 정서가 반영됐고,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는 느낌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서태지의 lyrics 아래로 구혜선의 newage’는 과거 구혜선이 선보였던 전시들과는 색다르게 그림보다 영상의 비중을 높인 전시로 흥미를 더할 예정이다.
구혜선은 “내 음악은 대중성이 없고, 서태지 음악은 대중성이 있기에 조화를 이루고 싶었다. 거기에서 나오는 이색적인 감정이 있었으면 하면서도 너무 멋내고 싶지 않았다. 전시회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기획 자체가 많이 변형되기도 했고, 서태지에게 컨펌을 받으면서 변덕을 너무 부리는 것 같아 죄송했다. 하지만 다 수용해주시고 하고 싶은대로 하게 해주셔서 감사했다. 실현 가능할까 싶기도 했지만 막상 설치하고 전시를 하니 담백하게 됐다는 느낌이다. 어려웠지만 만족한다”고 말했다.
특히 구혜선은 “서태지와 아직 만난 적은 없다. 코로나19로 인해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작업을 진행했다. 전시회에 오신다고 하는데, 정확히 언제일지는 모르겠다. 전시회에 대한 피드백을 받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구혜선은 전시회 준비 뿐만 아니라 앨범 발매, 대학교 개강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구방미인’ 구혜선은 “이번 학기에 과제가 많은 수업을 듣게 되면서 조금 더 바쁘게 지내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라는 게 맞추니까 또 맞춰지더라. 전시회는 준비 과정이 힘들지 마치고 나면 할 일이 많이 없다. 사람 만나는 약속 채우면서 바쁘게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바쁜 삶 속에서도 ‘썸남’의 존재가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구혜선은 SNS에 썸남과 관련한 질문을 받지도, 답변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는데, 이를 두고 “(썸남이) 봤으면 좋겠어서 그렇게 올린 것”이라며 “그게 어쨌든 아끼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조심하고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고 웃었다.
‘배우’ 구혜선으로서의 활약도 기다려진다. 현재 포털 프로필에는 ‘영화 감독’, ‘작곡가’만 표기가 되어 있는 가운데 구혜선은 “포털 프로필은 내가 바꿨다. 직업을 두 가지만 넣을 수 있더라. 배우 활동을 다시 하면 배우로 바꾸려고 한다”며 “20대 때는 멋 모르고 내게 주어진 걸 열심히 했다면 30대가 되니까 내가 맡을 수 있는 캐릭터나 고민들, 가치관에 맞냐 등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이런 생각에서 조금은 떨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구혜선은 “한 작품 시나리오를 내가 쓰고 내가 연기를 했는데 정말 싫었다. 감독으로서 나라는 배우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나를 더 혹독하게 트레이닝하려면 나라는 감독을 만나서 연기를 더 깊이 있게 고민해봐야 다른 작가, 감독님들과 작업할 때 포용력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 그런 작업을 스스로 해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구혜선은 ‘작가’로서 영감과 원동력에 대해 “일상 생활에서 영감을 많이 얻는다.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인데, 시각적으로 보이는 일상 생활에서 영감을 받는다”며 “원동력은 그때마다 다르다. 나 스스로에게 과제를 내주고 성취하고 싶다는 마음이 원동력이 될 때도 있다. 작년에는 살을 뺐으니 뭘 좀 해볼까 하는 게 원동력이 됐었다. 대중이 구혜선에게 갖는 부정적인 감정도 내게는 원동력이 된다. 힘이 빠지는 게 아니라 ‘다시 해보자!’라는 마음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렇듯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구혜선이지만 사실 새로운 도전은 두렵다고. 그는 “내가 하는 것을 반복적으로 하는 것 외에는 잘하는 게 없다. 내가 많이 도전하는 이미지로 보여지고 있고 새로운 도전도 중요하지만 사실 새로운 도전이라는 게 두렵기 마련이다. 우선은 내가 잘하는 것을 심화해서 더 잘해내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전시회를 열고 대중들과 만나는 구혜선은 활발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그는 “앙코르 전시를 할 계획이다. 이것도 계속 파생되어서 할 수 있게 된 기회로, 전국적으로 돌면서 전시회를 갖고 싶은 마음이다”라며 “차후에는 음악이 아니라 영화들이 전시에 조금 더 들어올 것 같다. 영화를 꼭 극장에서만 볼 필요는 없지 않느냐. 단편 영화를 만든 것들이 있는데 전시회를 통해 보여드리면서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고 말했다.
구혜선은 이번 전시회 ‘서태지의 lyrics 아래로 구혜선의 newage’를 접하는 대중들에게 “그동안 내 전시회는 하나의 감정을 주제로 이뤄졌다. 이번에 ‘서태지의 lyrics 아래로 구혜선의 newage’를 보시는 분들은 다양한 감정을 느끼셨으면 한다. 내가 알만한 것들이 다른 것과 함께 했을 때 융합되는 감정을 느끼셨으면 한다. 다양한 것들을 시도해보고 싶은 메시지를 받으셨으면 한다”고 귀띔했다.
한편, ‘서태지의 lyrics 아래로 구혜선의 newage’ 전시회는 오는 28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에서 진행된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