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는 사랑을 싣고' 양택조가 유명 배우였던 부모님 얘기를 비롯해 29년 만에 '진경 여성국극단'의 김혜리 씨를 만났다.
24일 오후 방송된 KBS2 예능 'TV는 사랑을 싣고'에는 배우 양택조가 출연해 '진경 여성국극단'의 김혜리 씨를 찾아 나섰다.
2대째 배우 집안인 양택조는 "올해 데뷔 59년 차가 됐는데 이제 연기에 대해서는 도가 튼 것 같다. 연기는 따로 생각할 필요도 없이 내 것으로 만들어가는 방법이 있다"고 밝혔다.
양택조는 "선친께서 일제 강점기 때부터 유명한 배우 고 양백명이었다. 아버지는 극단 배우이자 대표였고, 극작가이면서 연출가였다"며 "우리 어머니도 그 당시 유명한 배우였는데 해방되고, 내가 7살 때 북으로 넘어가셨다. 북에서 인민배우까지 되셨는데, 북한돈 1원에 보면 우리 엄마 사진이 나온다"고 밝혔다.
MC 김원희는 사위 장현성을 어급했고, 양택조는 "'연극하는 놈과 절대 결혼하지 말라'고 했는데, 결혼한다고 집에 데려왔더라, 마음에 안 들어도 거기서 '안돼'하면 막내딸과 원수가 된다. 포기하고 보자마자 '너희 언제 결혼할 거야?' 그랬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어차피 '안 헤어질 건데' 싶었다. 또 이렇게 보니까 싸가지가 있더라. 그래서 '언제 결혼할 거야?'라고 물었더니, 사위가 '장인어른이 프러포즈했다'고 이 따위 소리를 하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어머니가 아버지와 결혼해 양택조를 낳았을 땐 17살이었다고. 아버지와는 무려 16살 차이였다.
양택조는 "우리 엄마가 날 버리고 갔다. 어머니와 같은 극단의 남자 배우가 있었는데 우리 엄마를 꼬셔서 해방되던 1945년, 북한에 가자고 했다. 내가 7살 때 우리 엄마하고 헤어졌다"고 고백했다.
양택조는 "우리 엄마가 마지막으로 날 보려고 학교에 찾아왔었다. 학교가 거의 끝날 때쯤 친구가 '너희 엄마가 찾아왔다'고 하더라. 근데 운동장에 아무도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니까 우리 엄마가 날 불러놓고 숨어서 본 것 같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양택조가 찾는 '진경 여성국극단'의 김혜리 씨는 과거 그의 아버지가 인연이 많았다. 고 양백명이 해당 극단에 작품도 써주고, 연출도 해주면서 도움을 주고 받았다.
양택조는 "군에 있을 때 외출을 나와서 아버지를 따라갔다가 처음으로 김혜리 씨를 만났다. 그때가 22살이었다"며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30년 뒤, 아버지의 작품('고구려의 혼')으로 연출 의뢰가 왔다. 진경 여성국극단의 연출을 맡았는데 초연이 호암아트홀이고, 바로 다음 국립 극장에서도 했다. 당시 나한테 도움을 많이 줬고, 우리 아버지를 나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이 김혜리 씨"라고 했다.

과거 간암으로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았던 양택조는 "그때 아들이 뒤에서 다 알아보고 자기가 간을 준다고 하더라. 아산 병원에 끌고 가서 수술시켜, 날 살려놨다"고 했다.
이어 "난 수술 안 한다고 했는데, 아들이 '내가 아버지 드려도 난 다시 생긴다'고 하더라. 그게 2006년도였고, 덤으로 16년을 더 살고 있다. 그 후로 내가 아들한테 욕을 한 적이 없다. 그 전에는 욕도 했는데, 욕이 안 나온다"며 웃었다.
양택조는 "자식을 키워보니까 그 마음을 알겠고, 나이 들어가면서 아버지가 그리워진다. 김혜리 씨는 우리 아버지를 나보다 더 많이 접촉한 분이다. 내가 모르는 부분을 김혜리 씨한테 들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제작진은 양택조와 김혜리 씨의 만남을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지인을 통해 현재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
다행히 김혜리 씨의 딸을 찾으면서 두 사람이 종로의 한 호텔에서 29년 만에 재회했다.
김혜리 씨는 "죽지 않으니까 이렇게 만난다"며 반가워했고, 양택조는 "우리가 나이가 83살이다"며 지나간 세월을 떠올렸다.
김혜리 씨는 "양 선생님 아니면 내가 바깥 출입도 못하는 사람이다. 양 선생님 볼려고 죽기 아니면 살기로 나왔다. 딴 사람이었으면 안 나왔다. 양 선생님이니까 나왔다. 정말 보고 싶었다"고 했다.
4년 전 허리 골절로 거동이 불편한 김혜리 씨는 "허리가 부러져서 일어나지 못한다. 몇 년 동안 천장도 못보고 오늘 처음으로 햇빛을 봤다"며 "수 억만금을 준대도, 대통령이 날 불러도 못간다. 그런데 양 선생님이 날 찾는다고 해서 왔다"며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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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TV는 사랑을 싣고'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