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구수환 감독 "코로나 지친 관객들에게 희망 전하고파..행복은 배려와 공감"[인터뷰 종합]
OSEN 박판석 기자
발행 2021.03.28 15: 17

 영화 '부활'이 다시 돌아왔다. 1년여만에 다시 재개봉하는 '부활'을 들고 돌아온 구수환 감독은 선종 10주기를 맞이한 故 이태석 신부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구수환 감독은 OSEN과 서면 인터뷰에서 "영화 '울지마톤즈'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눈물을 흘리고 그를 그리워한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선종 십주기를 맞아 정리하고 싶었고 갈등과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행복한 삶의 진정한 의미가 무언지 말하고 싶었다"라고 영화를 만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래서 이신부가 남긴 사랑의 씨앗이 열매를 맺는 과정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제자들이라 생각했다. 아홉 살 때 전쟁터에 강제로 끌려가 사람을 죽이던 아이들이다. 한 사람의 사랑과 헌신으로 의사 약사 기자가 되서 스승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것 보다 더 감동적인 스토리가 있을까. 영화감독이 아닌 아이를 키우는 부모입장에서 그들을 만난 것은 너무나 기쁘고 큰 행운이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구수환 감독 제공

'부활'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사제가 돼 아프리카 수단에 병원과 학교를 설립, 원주민을 위해 헌신하다 4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가톨릭 사제 이태석 신부의 삶을 영화화한 다큐멘터리 영화 '울지마 톤즈'(2010, 구수환 감독) 이후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태석 신부 선종 후 10년이 지나도 여전히 그의 뜻을 이어받아 사랑과 열정으로 자라나고 있는 제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구수환 감독 제공
'부활'의 배경이 된 남 수단은 쉽지 않은 촬영 환경이었다. 말라리아 모기나 교통 수단 등의 장애물을 뛰어넘은 구 감독은 "남 수단은 환경이 열악하다. 말라리아모기는 치사율이 매우 높아 공포의 대상이다. 영화에도 나오지만 비포장에 거리가 짧은 활주로 때문에 추락 사고가 나는 줄 알고 혼비백산 했던 기억도 있다. 그렇지만 KBS에서 PD로 있을 때 종군기자 생활을 한 경험이 있어 크게 개의치는 않았다. 가장 힘들게 한 것은 제자들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나라의 면적도 넓고 통신, 교통 사정이 워낙 안 좋아 정말 힘들었다. 이신부가 하늘나라에서 도운 것일까. 자신들을 찾는다는 소문을 듣고 오히려 제자들이 연락을 해왔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많은 제자들 중에서 구수환 감독이 특별히 기억하는 제자도 있었다. 구 감독은 "한센인 마을에서 자라 유엔방송국 기자가 된 아투아이 알비노다. 현지 사정을 눈으로 확인한 사람으로 정말 기적 같은 일이다. 톤즈의 한센인 마을은 치료한번 받지 못하고 죽어가는 참혹한 곳이다. 그는 이신부의 도움으로 유엔방송국 기자가 돼 전쟁과 가난으로 절망하는 주민들의 아픔을 세상에 전하고 있다. 같은 저널리스트로서 유난히도 나를 잘 따랐고 좋아했다. 그래서 SNS를 통해 자주 연락을 해왔다. 그런데 영화 개봉 두 달을 앞두고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너무나 큰 충격이었다. 일주일 전 간곡한 부탁을 해온 일이 있어 믿기지 않았다. '제 아들만큼은 좋은 환경에서 공부 시키고 싶어요. 한국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답장을 바로 해주지 못한 것이 지금도 가슴을 짓누른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삶을 살고 떠났다"고 애틋한 사연을 고백했다.
구수환 감독 제공
구수환 감독은 '부활'을 통해서 코로나19 시국으로 지친 관객들을 위로하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구 감독은 "관객들은 제자들의 오열하는 장면을 보고 엔딩 크레딧이 끝난 후에도 자리를 일어서지 못하고 눈물을 흘린다. 깊은 감동과 그리움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의 크기는 사랑의 깊이와 같다고 한다.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아이들이 희망의 열매를 맺는 과정을 통해 나눔과 섬김의 삶이 얼마나 값진 삶인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특히 코로나로 힘들고 경제적 어려움으로 지친 국민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부활'은 감동은 물론 사회 고발적인 측면과 삶과 행복에 대한 포괄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영화다. 구 감독은 "영화 마지막 장면에 성경 말씀이 나온다. ‘가장 보잘 것 없는 이에게 해준 것이 나에게 해 준 것이다'. 처음에는 무슨 의미인지 이해가 안됐지만 십년을 지나니 이제는 알 것 같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었을 때 고마워하는 모습을 통해 자신이 사람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능력이 있고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이보다 더 큰 행복이 있을까. 행복은 물질적인 것이 아니다. 배려하고 공감해주는 삶이다. 4년 전부터 문화적 혜택이 적은 시골에서 저널리즘 학교를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배움의 열기도 그렇지만 믿고 의지하는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면서 너무나 잘 했다는 생각을 했다. 두 달 전 제자들이 서울소재 대학 미디어학과에 합격했다며 선생님처럼 살고 싶다는 감사의 편지를 보내왔다. 이보다 더 큰 행복이 있을까. 모든 것이 이태석신부 덕분이다"라고 감사함을 전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부활' 은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를 통해 지난 26일 재개봉했다. /pps2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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