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퀴즈' 아이유로 산다는 건? "운 좋은 20대..10년 뒤엔 꼬장꼬장할 듯" [종합]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21.03.31 22: 23

‘유 퀴즈 온 더 블럭’가 100회 특집을 맞이한 가운데 가수 아이유가 자기혐오를 느꼈던 자신에 대한 솔직한 심경을 고백했다. 
31일 전파를 탄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가장 먼저 영화 ‘퀸스 갬빗’의 현실판 체스 영재 18살 공주사대부고 2학년 김유빈이 등장했다. 그는 “초등학생 때 체스 국가대표가 됐다. 수학을 잘하는 편이다. 수학을 매번 100점 맞았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그는 “70대 분들과 경기를 한 적도 있다. 처음엔 졌는데 그분이 쓰시는 오프닝을 연구해서 이기기 시작했다. 현재 아시안 게임 팀은 남녀 3명씩 6명으로 구성된다. 인천 아시안게임에 초3 때 국가대표로 나갔다. 남 둘 여 둘 나갔는데 제가 승점을 제일 많이 냈다”고 자랑했다. 

유재석은 체스의 매력을 물었다. 그는 “정해진 틀이 없다. 무한한 수를 창조해가는 거다. 결정적인 순간에 결정적인 수를 둬서 이기는 게 매력이다. 쾌감이 쩐다”며 “유재석은 비숍이 어울린다. 꼴뚜기 같이 생겼다. 얼굴이 작고 그렇게 생겼다. 조세호는 룩이다. 성 같이 생겼다”고 표현해 웃음을 안겼다. 
현재 고2로 기숙사 생활 중이라는 그는 “오전 6시에 기상한다. 5시 반에 수업이 끝나면 저녁을 먹고 11시까지 야자를 한다. 시험 기간은 야간 개장이라서 새벽까지 자습을 쭉 한다. 야자를 빼먹은 적이 없다. 다만 1학년 마지막 날 선생님 몰래 영화를 봤다. ‘해리포터’를 봤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어른이 되면 자유롭게 시내를 걸어다니고 싶다. 아파트 보면서 매연도 마시고 싶다. 학교가 너무 청정지역이라. 도시의 네온사인이 그립다”며 순수함 그 자체를 뿜어냈다. 덕분에 유재석과 조세호는 아빠 미소를 얼굴 가득 지었다. 
이어 유재석의 대학 1년 선배이자 ‘뽀로로’의 현실판 성우 이선이 나왔다. 그는 학창시절 유재석에 관해 “인기? 전~혀 없었다. 앞에 나서긴 많이 했다. 그렇지만 그것을 보고 재석이랑 한 번 어떻게, 재석이가 좋아, 막 이런 친구는 없었다. 착하고 정직하고 솔직한 아이였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선 성우는 그동안 ‘세일러문’ 루나, ‘포켓몬스터’ 로사, 오스칼, 버터누나, 또치, 줄리엣, 안젤리나 졸리 등의 목소리 연기를 도맡아 롱런 중이다. 특히 뽀로로를 18년째 연기해 초통령의 인기를 얻고 있다. 
이선은 “애국가 부르기 대회 시상식을 국회의사당에서 했는데 뽀로로 성우가 아이들과 애국가를 부르게 됐다. 반응이 너무 좋았다. 그런데 노래를 시작했는데 키를 너무 높게 잡았다. 메탈 뽀로로가 됐다. 디즈니는 비슷한 목소리로 캐스팅을 한다. 각국에서 저처럼 성우들이 목소리를 내더라”고 자랑했다. 
이어 그는 “뽀로로는 펭귄이라서 뒤뚱거리며 걸으니까 그걸 살리고 싶었다. 고민하고 있는데 걸음마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아이가 걷는데 소리나는 신발을 신었더라. 너무 귀여워서 뽀로로가 걸을 때마다 저 소리를 내면 어떨까 싶더라”며 뽀로로를 연구해 목소리를 잡은 노하우를 알렸다. 
특히 이선은 “전국의 아이들을 제가 다 키우고 있는 것 같다. 소아병동 환아들을 도운 적도 있다. 스피커폰으로 통화를 했다.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더라. 뽀로로와 함께 자랑 청소년들에게 힘이 되고 싶었으면 좋겠더라. 그래서 훈장 시상식에 ‘뽀로로와 함께 대한민국을 지켜요’라고 소감을 말했다”고 밝혀 훈훈함을 더했다. 
실제로 그는 2018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에서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창을 받으며 이 같이 말했고 화관문화훈장을 받은 방탄소년단도 박수를 보냈다. 이선은 “이제 뽀로로는 저 같다. 보람을 넘어서는 마음이다. 내 숙명, 운명인 느낌”이라며 “뽀로로야. 많은 성우 중 이선에게 와줘서 너무 고맙고 앞으로도 30년, 40년 나랑 함께 해. 알겠지?”라고 울컥했다. 
위기 협상 전문가 겸 인질 납치 전문 컨설팅 회사 대표 이종화의 이야기도 솔깃했다. 그는 “2014년에 직접 제안을 해 각 지방청에 조직이 결성됐다. 영화 ‘협상’의 자문을 맡았다. 나는 당신을 체포하러 온 사람이 아니라 행동의 이유를 듣고 도와 줄 사람이라는 걸 얘기한다. 물리력을 행사하기 전에 최대한 그들의 감정에 접근해 보고 평화롭게 해결하려는 거다. 현장에서 적용하니 효과가 좋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기 협상의 특징은 사건이 진행 중이고 피해자가 살아 있다는 거다. 협상에 따라 피해자의 피해 정도가 결정 된다. 내면의 엉킨 감정을 분출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면 협상관의 말에 순응하게 된다”고 강조해 듣는 이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그가 맡은 사건은 협상률이 100%였다. 이종화는 “2017년 7월 경남 합천 터널에서 엽총을 들고 자신의 아들을 인질로 잡았던 인질범이 있었다. 요구는 딱 하나 아내를 데려와라 였다. 지속적으로 설득하는 게 해결 방법이었다. 20시간 협상을 했다. 최장의 시간이다. 화려한 언변이 아니라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 자신의 힘든 부분을 건드리는 사람이 중요한 거다. 23시간 만에 총 놓고 나와서 검거됐다”고 말했다. 
금기어는 뜻밖이었다. 그는 “진정하세요, 이해합니다, 나오세요는 금기어다. 이해한다는 표현 자체가 영혼이 없어 보이니까 듣고 싶다고 한다. 그러면 이 사람이 내 얘기를 듣고 싶어 하는 구나 한다. 나오세요 보다는 무슨 일이 있었나요?라고 바꿔 묻는다. 대화의 기술이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여러 출연자를 만나는 유재석과 조세호에 대해 “대화의 기술로 보면 둘은 탁월하다. 특히 유재석은 집중해서 잘 듣더라. 잘 듣지 않으면 얘기할 수가 없다. 듣는 게 체력적으로 힘들다. 듣는 행위를 넘어 상대의 감정을 파악해야 하니까. 덕분에 게스트가 편하게 얘기하는 거다. 조세호도 역할을 잘하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100회 특집 마지막 게스트는 아이유였다. 그는 “‘라일락’으로 돌아온 아이유다. ‘유퀴즈’ 많이 봤다. 재방송도 많이 보고 인기 동영상 순위에 있으니까 자주 본다. 최고 시청률 달성한 것도 봤다. 제가 나오고 싶다고 했다. 방송 활동이 많지는 않은데 ‘유퀴즈’는 나가고 싶다고 했다. 언제 컴백해서 나올지 모르니까”라며 밝게 인사했다. 
아이유는 ‘유퀴즈’ 최다 배경음악 가수였다. ‘비밀의 화원’, ‘무릎’, ‘너의 의미’, ‘길’, ‘셀러브리티’, ‘소격동’, ‘이름에게’, 꽃’, ‘러브 포엠’ 등이 쓰인 것. 아이유는 이번 새 앨범에 대해선 “‘라일락’은 제 20대를 돌아보며 훑고 정리하는 앨범이다. 라일락 꽃말이 젊은 날의 추억이다. 20대와 작별하고 30대를 맞이하는 인사하는 느낌이다. 16살에 데뷔해서 20대가 긴 느낌이다. ‘냉면’ 부를 때가 17살이었다. 최근에 박명수가 인스타 메시지를 보냈더라. 제 번호를 알고 계신데 디엠을 보냈더라”고 말해 유재석을 멋쩍게 했다. 
아이유는 ‘스물셋’, ‘팔레트’, ‘에잇’ 등 나이 시리즈를 발표해왔다. 그는 “큰 이유가 있는 게 아니라 제 곡을 작사하다 보니 주제가 많지 않다. 나이대마다 제가 달라지더라. 작년만 해도 지금이랑 다르고. 오래 활동할 계획이라 재밌는 기록이 될 것 같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어릴 땐 자기혐오가 있었던 편이다. 좋은 성과가 있어도 스스로를 사랑스럽지 않게 느꼈다. 25살이 기점이었다. ‘팔레트’에서 이제 조금 날 알 것 같다는 가사를 썼다. 더 실망할 것도 놀라울 것도 없더라. 스스로 받아들이게 됐다. 나 스스로와 친하게 지내겠다는 마음을 먹게 됐다”고 힘줘 말했다. 
유재석은 아이유의 ‘밤편지’ 가사에 반했다고 했다. 아이유는 “못 자는 밤에 사랑하는 사람에게 진정성 있는 고백을 받았다면? 불면증이 있는 내겐 ‘잘자’ 라는 인사가 최고인 것 같더라. 저 역시 상대가 먼저 잔다면 서운해지더라. 숙면에 옹졸해졌다. 나랑은 상관없이 네가 잘 잤으면 좋겠다는 게 사랑 아닐까 싶더라”고 털어놨다. 
가수 뿐만 아니라 배우로도 열일 중인 그는 “’나의 아저씨’는 대본이 너무 좋았다. 지안이에게 이해를 많이 했다. 글만 봐도 이해가 되는 캐릭터였다”고 말했다. 이에 유재석은 ‘나의 아저씨’ 마지막 대사인 “지안, 편안함에 이르렀나?”라고 물었고 아이유는 “너무 불편하다. 오랜만의 정규 앨범이라 긴장도 되고 부담도 돼서 그렇다”고 고백했다.
“아이유로 산다는 건?”이란 질문에는 “운이 좋다.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면서 얼마나 운이 좋은 20대인가 싶다. 즐거운 20대였다. 골치 아픈 일도 있었지만. 열심히 한다고 다 칭찬해 주는 건 아니니까. 감사한 인생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최고봉은 유재석 아닐까”라고 말해 유재석을 웃음 짓게 했다. 
일은 잘하는데 가수 아닌 이지은으로서는 할 줄 아는 게 없다는 그. 아이유는 “저를 못 돌봐서 건강이 안 좋아졌다. 에너지를 많이 땡겨 쓴 것 같다. 관절이나 면역력이 안 좋다더라. 30대가 되면 나를 조금 더 돌보고 여유를 가지면 일해야 할 것 같다. 열심히 한 건 일 밖에 없더라. 열심히 살았다고 할 수 있나 싶다. 주변을 잘 돌봤나? 스스로를 잘 돌봤나? 서툴더라. 성취 보람보다 일이 주는 자극적임에 중독된 거라 건강한 열심이었나 싶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끝으로 그는 "10년 뒤 아이유는?"이라는 물음에 "39살? 꼬장꼬장한 사람이 돼 있을 것 같다. 일할 때 그런 편인데 39살이면 한창 일할 때니까 더 꼼꼼히 일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세상을 떠났을 때 대표곡으로 남는다면 ‘마음’으로 남고 싶다. 가장 좋은 부분만 뜰채로 떠서 만든 자작곡이라가 그렇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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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유 퀴즈 온 더 블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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