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진성이 자신의 인생곡과 얽힌 사연을 공개했다.
지난 21일 방송된 SBS FiL ‘더 트롯쇼’에서는 진성 편으로 꾸며져 박구윤, 영지, 영기, 풍금이 게스트로 출연해 다채로운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진성은 자신이 꼽은 '가장 사랑하는 내 노래' 10곡을 공개하며 노래와 관련한 사연과 파란만장한 인생사를 전했다.
진성이 선택한 첫 번째 인생곡은 '용산역 광장'이었다. 그는 용산역 광장이 상경해서 처음 본 서울의 모습이었다며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14살에 새벽 기차를 타고 용산역 광장에 내렸다. 그 때 어떤 아저씨가 중국집에서 일하지 않겠냐 해서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용산역 광장'으로 자신의 10대를 노래했던 진성은 '동전인생'으로는 자신의 20대를 노래했다. 그는 "20대 후반에 마포대교를 걸어오는데 배고픈데 주머니에 동전 몇 개만 있더라. 짜장면 한 그릇도 먹을 수 없는 돈이었다. 그 때를 생각하면서 쓴 곡이다"고 설명했다.
힘든 시기를 겪었음에도 가수의 꿈을 포기 하지 않은 진성은 "어렸을 때부터 가수에 대한 꿈이 변한 적이 없었다. 부모님이 안 계셔서 친척집에 전전하며 유년시절을 보냈다. 그래서 나는 가수가 되어야 겠다, 유명해져야 부모님이 나를 찾아오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가지고 살았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 부모님과 떨어져 살아야 했던 그는 '울 엄마'라는 곡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과 떨어져 살아온 시절이 있었으니까 부모님 원망을 많이 했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겠구나 라고 품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진성은 가수 데뷔 이후에도 긴 무명 시절을 겪어야 했다. 그러나 이후 '안동역에서'가 큰 히트를 치며 가수 생활을 연장할 수 있게 됐다. 그는 가수 생활을 접어야 겠다고 생각했을 때 '안동역에서'의 인기가 터졌다며 "사실 힘들었다. 너무 어린 시절부터 하다 보니까 몸도 마음도 지쳐있었던 때였다. 그냥 조그만 장사라도 해서 먹고 살까 갈등하던 상태에서 '안동역에서'가 나온 것"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고향이 전북 부안인 진성은 "안동 애향곡 중 하나였다. 그냥 용돈 얼마를 받고 노래를 불렀다. 가사를 봤을 때 '이 노래 장난이 아닌데'라는 느낌이 왔다. 아니나 다를까 5년이 지나자 역주행하기 시작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영기는 "제가 고향이 안동인데 진성이 지역감성을 없앴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노래 비석도 있다"고 남다른 인기를 입증했다.
혈액암으로 큰 위기를 맞기도 한 그는 헌신적인 아내의 사랑에 고마움을 표했다. 진성은 "제가 몸이 많이 아팠을 때 저에게 정말 헌신적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던져서 이 상태까지 만들어놓은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내가 약초를 캐기 위해 산에 올랐다가 크게 다치기도 했다며 "자연산 백도라지가 암에 좋다는 말을 듣고 산에 올라가서 바위에 있는 백도라지를 캐다가 떨어져서 얼굴과 머리를 심하게 다쳤다. 그 모습을 보니까 내가 아프다는 사실이 비참하더라. 하염없이 울었던 기억이 있다"고 덧붙여 안타까움을 더했다.
또한 진성은 또 다른 히트곡 '태클을 걸지마'에 대해서는 "행사로 부안에 갔다가 오랜만에 아버지 산소에 가서 사색하던 순간에 '활동한지가 그렇게 오래 됐는데 왜 아직도 헤매고 있냐. 앞으로 너에게 들어오는 태클을 다 막아주겠다'라고 말하는 아버지의 환청을 들은거다. 5분 사이에 멜로디와 가사가 동시에 나왔다"는 일화를 공개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외에도 이날 진성은 '내가 바보야', '못난놈', '님의 등불' 등을 인생곡으로 꼽았고, 후배 가수들은 진성의 인생곡을 헌정 무대로 준비해 훈훈함을 더했다. /mk3244@osen.co.kr
[사진] '더 트롯쇼'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