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적인 누아르 여주인공 아냐" 전여빈, 女동료들도 부러워한 총격씬 [인터뷰 종합]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21.04.23 17: 45

영화 '낙원의 밤'과 tvN '빈센조'를 통해 눈도장을 찍은 전여빈은 자신만의 단단한 연기철학과 유쾌하지만 진중한 답변과 센스로 왜 대세 배우인지를 몸소 보여줬다.
전여빈은 23일 오후 온라인을 통해 진행된 영화 '낙원의 밤'(감독 박훈정) 관련 인터뷰에서 작품과 연기에 대한 당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영화 '낙원의 밤'은 조직의 타깃이 된 한 남자와 삶의 끝에 서 있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영화로, '신세계' '마녀' 등으로 한국 누아르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박훈정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평소 느와르 장르를 좋아했다는 전여빈은 "어렸을 적 누아르 영화, 홍콩 영화에 대한 환상이 컸다. 왕가위 감독의 영화를 좋아했는데 당시 누아르 영화들을 보면서 남자 주인공들이 총을 쏘며 전우애를 나누는 모습을 보고 나도 저런 영화에 나올 수 있지 않을까 막연하게 꿈꿨던 것 같다. 배우가 되고 나서는 저런 영화에 참여할 수 있을까 라는 꿈을 더 직접적으로 꾸게 됐고 시나리오를 보고 결정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극 중 전여빈은 제주도에서 무기상을 하는 삼촌과 함께 살고 있는 재연 역으로 분했다. 그는 삶의 끝에 서서 세상에 아무 미련도, 의지도 없이 초연한 재연이라는 인물을 독보적인 분위기로 표현해냈다. 특히 재연이 활약하는 마지막 10분은 이 영화의 백미다. 
누와르 장르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주도적인 여성 캐릭터로 깊은 인상을 남긴 전여빈은 "정말 기쁘고 정통 느와르와 결을 함께 하지만 변곡점이 되어준 게 감사하게도 재연이 캐릭터라 그런 역을 맡을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했다"며 "재연이가 통상적으로 봐왔던 정통적인 누아르의 단순 여자 주인공이라면 안 했을 것 같다. 그와는 다른 지점이 있었기 때문에 꼭 하고 싶었다. 영화의 마지막 10분이 재연이를, '낙원의 밤'을 선택하는 큰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그는 화제를 모은 엔딩 씬에 대해 "마지막 10분으로 인해서 정통 느와르의 결이 바뀌어 버리게 되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 10분의 재영이로 분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그래서 총을 잘 쏘는 게 중요했다. 그 각이 흐트러지면 안돼서 그걸 컨펌해주시는 감독님의 눈이 굉장히 필요했다. 또 아주 디테일한 부분인데 눈을 깜빡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눈을 깜빡이는 순간 몰입이 깨질 것 같아서 눈빛이 제일 중요했고 총을 버틸 수 있는 근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근력 운동도 열심히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 마지막 씬은 영화 마지막에 찍었는데 연습을 많이 해서 두려움 없이 찍었다. 아주 원활하게 흘러갔고 다만 마지막 장면이었고 재연으로서는 마음의 불이 터져버리는 순간이었기 때문에 마음도 몸도 힘들었던 것 같다. 그래도 그게 그 당시의 재연이로는 맞았던 것 같다. 표현에 있어서는 중심을 잡으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 장면으로 주변 동료들에게도 많은 연락을 받았다는 전여빈은 "제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동료들, '멜로가 체질' 배우들에게도 연락이 왔고, 문소리 선배님께서도 작품 보시자 마자 너무 잘봤다고 수고했다고 연락을 주셨다. 주위 동료들이 연락을 많이 주셨다. 특히 여성 동료들 한테는 그 총격씬을 할 수 있어서 부러웠다, 잘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답했다.
지난 2018년 영화 '죄 많은 소녀'로 각종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휩쓴 것을 시작으로 '해치지않아', 드라마 '멜로가 체질'과 인기리에 방송 중인 '빈센조' 등에 출연해 다채로운 매력과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는 전여빈. 
그는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당당한 여성 캐릭터를 연기하며 자신만의 매력과 분위기를 쌓아나가고 있는 바, 그는 "저는 이상하게 지금까지 맡았던 역할들이 각각의 아름다움이 있다고 생각했다. 예쁘지 않을 수 있지만 제가 느꼈던 아름다움이 있어서 그 캐릭터를 만났고, 앞으로도 또 다른 아름다운 결을 가진 캐릭터를 만나고 싶다. 제가 배우가 되고 나서 늘 생각하는 것인데 어떤 시도, 완벽한 타인이 될 때 주저하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다. 제가 가지고 있는 소망이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그는 "한 여성으로서 어떤 여성이 되고 싶은지, 닮고 싶은 여성이 있지 않나.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제 취향이 생기는 것 같다. 그냥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이 가는 것 같다. 성별을 뛰어넘는 멋진 역할을 하고 싶다. 국한 되지 않고 멋있는 역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배우로서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냐는 질문에 "항상 배우로서의 목표는 현재 진행형인 것 같다. 배우라는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으로도 너무 감사한데 연기라는 작업은 계속 이어나가야 하는 거고 한 작품 끝났다고 배우 인생이 끝나는게 아니니까 배우 전여빈과 나 전여빈을 같이 잘 가고 싶다. 새로운 작품을 만날 때마다 좋은 연기를 하고 싶고 하나의 소망이 있다면 전 작품보다 더 늘었으면 좋겠다. 연기적인 부분, 작품을 보는 눈, 동료들에 대한 배려심 등 한 발자국씩이라도 늘었으면 좋겠다는 목표가 있다"고 밝혔다. /mk3244@osen.co.kr
[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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