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가운데, 감동적인 소감을 밝혔다.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4월 25일(현지시간 오후) 캘리포니아주 로스 앤젤레스 돌비 극장과 유니언 스테이션 등에서 동시에 열렸다.
'미나리' 윤여정은 이날 '보랏 속편' 마리아 바칼로바, '맹크' 아만다 사이프리드, '힐빌리의 노래' 글렌 클로즈, '더 파더' 올리비아 콜만 등과 경쟁을 벌였고,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여우조연상 시상자로 할리우드 스타 브래드 피트가 나섰고, 윤여정의 이름을 호명했다. 윤여정은 "브래드피트 선생님 드디어 만나게 돼 감사합니다. 저희가 영화 찍을 때 어디 계셨나요? 만나게 돼 영광"이라며 재치있게 말문을 열었다.
윤여정은 "난 한국에서 왔고, 내 이름은 윤여정이다. 유럽 분들과 많은 분이 내 이름을 '여여'라고 하거나 그냥 '정'이라고 부르는데 모두 용서해드리겠다. 보통 내가 아시아권에 살면서 서양 티비 프로그램을 많이 봤다. 그래서 오늘 직접 이 자리에 오게 되다니 믿을 수가 없다. 조금 정신을 가다듬도록 해보겠다"며 "정말 아카데미 관계자분들께 깊이 감사드리고 내게 표를 던져주신 모든 분에게 너무 감사드린다. 스티븐연, 한예리, 정이삭 감독님, 노엘, 우리 모두 영화를 찍으면서 함께 가족이 됐다. 무엇보다 정이삭 감독님이 없었다면 내가 이 자리에 설 수조차 업었을 것이다. 감사하다. 감독님께서는 우리의 선장이자 또 저의 감독님이셨다"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내가 경쟁을 믿지 않는다. 어떻게 글렌 클로즈 대배우와 경쟁을 하겠나. 글렌 크로즈 배우님 연기는 훌륭했고, 다섯 배우들은 다른 역할을 영화에서 훌륭히 해냈다. 오늘 운이 좋아서 이 자리에 서 있다. 또 미국분들이 한국 배우들에게 굉장히 환대를 해주시는 것 같다. 내가 이 자리에 서 있는게 감사하고, 두 아들에게도 감사드린다. 내게 일 하러 나가라고 종용한다. 그래서 감사하다. 아이들의 잔소리 덕분에 엄마가 열심히 일했더니 이상을 받게 됐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윤여정은 "김기영 감독님께도 감사드린다. 나의 첫 감독님이셨다. 저의 첫 영화를 함께 만드셨는데 여전히 살아계셨다면 내 수상을 기뻐해주셨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나리'는 1980년대 미국으로 이민 온 한인가정의 정착기를 그린다. 한국계 미국인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윤여정은 극 중 할머니 순자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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