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를 바탕으로 이성민, 박정민, 임윤아 등이 열연한 '기적'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26일 오후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영화 '기적'의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주연 배우 이성민, 박정민, 임윤아, 이수경, 연출을 맡은 이장훈 감독 등이 참석했다.
'기적'(감독 이장훈, 제작 블러썸픽쳐스,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은 오갈 수 있는 길은 기찻길밖에 없지만 정작 기차역은 없는 마을에 간이역 하나 생기는 게 유일한 인생 목표인 준경과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1980년대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마을에 기차역을 세우는 게 유일한 인생 목표인 준경, 준경의 아버지이자 원칙을 중시하는 기관사 태윤(이성민 분), 준경의 비범함을 한눈에 알아본 자칭 뮤즈이자 친구 라희(임윤아 분), 준경의 든든한 누나 보경(이수경 분) 등이 그려낼 따뜻한 이야기가 기대되고 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통해 따뜻하고 감각적인 연출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던 이장훈 감독이 3년 만에 내놓은 신작으로, 1988년 설립된 최초의 민자역사이자 세상에서 제일 작은 간이역 양원역을 모티브로, 상상력을 더해 새롭게 재창조됐다.




본격적인 제작발표회 시작 전, '미나리' 윤여정의 오스카 수상 소식이 전해졌고, 후배들도 한 마음으로 축하했다. 윤여정은 한국 배우 최초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윤여정과 박정민은 지난 2018년 1월 개봉한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 엄마와 아들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박정민은 "수상 소식을 듣자마자 문자 메시지로 축하 인사를 드리긴 했는데, 너무 축하드린다는 말 외에는 할 수 있는 말이 없는 것 같다. 나도 너무 벅차고 설레는 순간이었다. 선생님께서 힘든 시국에 대한민국 국민들께 큰 선물을 주신 것 같다. 후배들은 이 순간을 기억하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성민은 "개인적으로 윤여정 선생님이 '드라마'에서 친구 어머니였다. 선생님과 눈을 맞춰보고 호흡을 맞춰봤다"며 "그 순간이 너무나 영광스럽고 감동스러웠다. 선생님 축하드린다. 건강하시고, 선생님을 본받아서 열심히 하겠다"며 축하했다.
임윤아는 "같이 작품을 해 본 적이 없지만, 나중에 기회가 되면 꼭 한번 해보고 싶다. 너무나도 평소에 멋있게 생각하고 존경하는 선생님이 좋은 소식을 들려주셔서 축하드린다. 앞으로도 선생님으로 인해 좋은 소식이 들릴 수 있는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며 같이 연기하고 싶은 바람을 공개했다.
이수경 역시 "어릴 때부터 동경해왔던 선생님이셨다"며 "선생님의 끝나지 않을 영광스러운 순간을 축하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성민은 "난 이 작품이 특별하다. 첫 장부터 굉장한 호기심을 가지고 읽었다. 나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따뜻한 이야기라서 '이 영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잽싸게 참여하겠다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윤여정에 앞서 박정민도 청룡영화상에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통해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바 있다.
박정민은 "이 영화는 촬영이 끝난지 6개월 정도 됐다. 왜 그렇게 이 영화가 좋은지 모르겠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애정이 가고, 예쁘고 착한 영화다. 많은 관객분들에게 빨리 소개시켜드리고 싶은 생각이 강했던 영화"라고 했다.
900만 '엑시트' 이후 2년 만에 관객들과 만나는 임윤아는 "라희는 자칭 뮤즈라고 할 만큼 자신감 넘치고 씩씩한 사랑스러운 캐릭터다. 오늘 의상에 라희를 담아봤다"며 미소를 지었다.
'차이나타운'과 비교해 180도 변신한 이수경은 "전작과 다른 캐릭터를 보여드릴 수 있어서 기대가 크고, 단발 머리스타일도 좋았지만 '보경이와 어울릴까' 고민했는데 감독님이 보경이 같다고 해서 다행히 촬영을 잘 마쳤다"고 했다.
이장훈 감독은 "전작에서 '배우들이 다했네 감독은 뭐했나' 이런 댓글이 있었다. 이번에는 진짜 하는 거 없이 날로 먹어서 그런 댓글이 훨씬 더 많이 달릴 것 같다"며 "촬영 전 테이크를 많이 안 갈 것 같다고 했는데, 현장에서 일부러 많이 갔다. 연기를 보면서 너무 신기하고 재밌어서 더 보고 싶어서 그랬다"며 배우들의 연기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경북 봉화가 고향인 이성민은 "'기적'이 실제 내 고향 이야기고, 주인공처럼 통학했던 학생이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이야기에 빠져 들었고, 청소년기를 보냈던 그곳의 공간들이 대입돼서 시나리오를 읽었다"며 작품에 애정을 드러냈다.
감독은 "이렇게 얘기하면 생각없이 보일 수도 있지만, 선배님의 고향을 모르고 시나리오를 보냈다. 이 캐릭터를 정말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했고, 이성민은 "이게 기적이다. 당연히 내 고향을 알 것 같았다"며 웃었다.
반면, 박정민은 "시나리오를 처음 보고 공감되는 부분도, 마음이 움직이는 부분도 많았다. 그래서 고민이 많았다"며 "내가 이 역할을 해도 되는지 싶더라. 나는 하고 싶은데 보는 사람들이 공감을 못하지 않을까 싶었다. 감독님과 첫 미팅하는 날 고민 되는 지점을 말씀 드렸다. 1시간 동안 말씀을 나누고 믿음이 생겼고, 또, 미팅 끝나고 감독님이 펭수 인형과 펭수 우산 등을 잔뜩 주셨다. 그 부분에 감동 받았다"며 펭수 덕후의 면모를 내비쳤다.
이장훈 감독은 "솔직히 박정민을 '비주얼 배우'라고 생각했다. 얼굴만 믿고 열심히 연기를 안할까 봐 걱정했는데 꽤 열심히 하더라. 이번에 '기적'을 '박정민 연기 어땠지?'라는 생각을 하면 좋겠다. 그냥 그 인물인 것 같이 느끼면 좋겠다"고 했다.

임윤아는 2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하면서 박정민과 상대역으로 만났고, "처음 만났을 때부터 너무 편하고 원래 알고 지냈던 사이인 것처럼 편했다"며 "현장에서 편하게 해줘서 라희와 준경이를 잘 표현했다. 즐거운 추억만 가득 남았다. 난 거의 준경이와 촬영해서 호흡이 중요했는데 잘 맞았다"며 만족했다.
박정민은 "윤아 씨와 같이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놀랍고 설렜다. 호흡을 맞추는 과정에서 정말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아빠 미소의 느낌이 아니라 너무 웃겼다. 윤아 씨의 연기를 부러워한 부분도 있다.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면서 살아갈 것 같다"고 했다.
'기적'을 위해서 봉화, 영주, 안동 지역의 사투리를 연기한 박정민은 "귀 기울여서 들어봤는데 너무 이상하게 들렸다. 부산, 대구와는 너무 다르더라. 오히려 강원도 쪽 사투리 느낌이 났다. 이걸 어떻게 해야하나 싶었다. 여러가지 자료를 찾아보고, 각 지방에는 안동 사투리 경연대회가 있었다. 거기 우승하신 분도 만나고 검수도 받았다. 영주 지역 문화원에 있는 분도 만났다"며 노력을 기울였다고 했다.

임윤아는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영주 분이다. 대본에는 영주역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마음이 많이 친근한 느낌으로 읽기도 했다. 아무래도 어렸을 때부터 많이 들었던 사투리가 익숙해진 부분이 있었다. 하다보니까 이성민 선배님도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고 하셨다"며 칭찬을 받았다고 했다.
이에 이성민은 "그 지역 출신으로 윤아 씨 사투리는 '모태 사투리'였다"며 인증했다. 이어 "굉장히 잘했다. 저희 지역 말이 평소에 관객 분들이 굉장히 접하기 힘든 사투리다. 억양이나 단어가 접하기 힘들다. 배우들이 그것 때문에 노력을 많이 했고, 비슷하게 표현했다. 월등했던 건 윤아 씨다. 역시 할아버지, 할머니의 영향이 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장훈 감독은 "'기적'은 꿈에 관한 얘기다. 요즘 '소확행'이라고 하면서 본인이 처한 현실에 만족하고 있는데, 어린 친구들에게 이런 생각을 강요하는게 '어차피 안되니까 포기해'로 들린다. 적어도 우리 영화에서 만큼은 정말 말도 안되는 꿈이라도 마음껏 꾸고 부딪히면 좋겠더라. 마음껏 실패해도 좌절하지 않고 도전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를 덧붙였다.
한편 '기적'은 오는 6월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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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