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성 담았다"…'아들의 이름으로' 안성기, 5·18 책임자 향한 반성 촉구(종합)[Oh!쎈 현장]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1.04.28 16: 23

 배우 안성기가 “원래 작년에 개봉할 예정이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개봉하게 됐다”라고 신작을 내놓은 소감을 전했다.
안성기는 28일 오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감독 이정국, 제작 영화사 혼·위즈씨엔아이, 제작지원 광주광역시·광주문화산업진흥원, 배급 엣나인필름)의 언론배급시사회에서 “촬영한 지 2년이 지났다. 이제라도 볼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이같이 안부를 밝혔다. 
이 영화에서 아버지 오채근 역을 맡은 안성기는 “광주 시민들의 많은 도움을 받아 영화를 완성할 수 있었다”라고 이 자리를 빌려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 영화는 서울에서 20%, 광주에서 80% 이상 촬영을 진행했다고 한다.

그의 주연작 ‘아들의 이름으로’는 1980년 5월 광주에 있었던 오채근(안성기 분)이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반성 없는 자들에게 복수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에 안성기는 “채근이 복수를 하기 위한 감정들이 쌓이지 않으면 관객들이 보시기에 설득력이 없을 거 같고, 감동도 없을 거 같았다”며 “한 장면 한 장면씩 찍으면서 인물의 감정을 쌓아가고자 했다”라고 표현한 과정을 전했다.
이어 그는 “저는 5·18에 관한 주제가 아니었어도 진정성이 있으면 (출연을 결정)한다. 이번 영화도 그런 느낌이 제게 왔기 때문에 참여를 했다”라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이정국 감독의 진정성을 시나리오부터 느꼈다는 의미다.
메가폰을 잡은 이정국 감독은 안성기의 출연에 대해 “사실 저희 영화의 예산이 크지 않았다. 근데 누군가 ‘안성기 선배님이 해주시면 어떨까?’라고 제안을 하시더라. 매니저를 통해 연락을 드렸는데 선배님이 바로 다음날 연락을 주셨다. '시나리오를 잘 봤다'고 하시더라. 저로선 너무 감사했다”라고 했다. 
이 감독은 “우리 역사는 악행을 저질렀던 책임자들이 제대로 된 반성을 하는 게 드문 거 같다. 그래서 저는 5·18 책임자들이 스스로 되돌아 보고 반성하는 걸 그리고 싶었다”며 “영화를 미리 보신 광주 사람들이 ‘그동안 피해자 입장만 생각했었는데, (명령을 받은) 가해자의 입장도 이해하게 됐다’고 하시더라. 많은 분들이 영화를 보시면서 눈물을 흘리셨다. 저희 영화를 통해 상처받은 분들이 치유받고, 더이상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1980년 5월 18일 계엄군이 쏜 총격에 무방비 상태로 당해야 했던 기억은 광주 시민들에게 잊을 수 없지만, 또 잊지 않고는 삶을 살아갈 수 없는 트라우마로 남아있다. 민주화가 무엇인지, 전두환이 누군지도 몰랐던 당시 청년들은 시민군과 계엄군이 되어 총을 들었다.
이 감독은 자료와 다큐멘터리, 증언의 도움을 받았다면서 “5·18 증언록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식당 주민부터 아들을 잃은 아버지까지 모두 광주 시민들의 도움을 받아 제작했다”라며 “우리 영화에도 나오는 대사지만 ‘진짜 착한 사람들은 물과 같다’는 생각을 한다. 이 영화를 찍으면서 광주 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라고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광주 시민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저는 운동권 학생도 아니었다. 예전에도 5·18에 큰 관심을 갖지 않았고 잘 몰랐었다”며 “저는 그 분들이 새로운 세상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는데 영화감독으로서 영화로, 5·18을 새롭게 조명해서 다시는 그런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길 바란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윤유선은 광주의 아픔을 다시금 일깨우는 진희 역을 맡았다. 이날 “현장에서 뵌 광주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들도 평생을 아픔 속에 살 수 없지 않나. 그렇다고 해서 제가 그들을 가볍게 표현할 수만은 없었다”라며 “많은 분들이 물처럼, 자연에 순응하듯 밝게 살고 계시더라. 내면에 아픔이 있지만 정이 참 많고 배려심이 많으셨다. 연기하는 데 그분들의 도움을 받았다”라고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중점을 둔 부분을 전했다. 그러면서 “감독님과 선배님들 덕분에 출연하지 않을 수 없었다”라고 안성기와 호흡을 맞추고자 한 이유를 전했다. 
그런가 하면 국민배우 박근형이 오채근의 복수의 대상인 박기준 역을 맡아 극의 긴장감을 더했으며 배우 이세은이 오채근의 비밀을 알고 있는 의문의 여자 세미를 연기했다.
이날 참석한 이세은은 “제가 선택했다기보다 감사하게도 선택을 받았다.(웃음)”며 “저희 영화의 주제가 무겁지만 한 편의 소설처럼 이야기의 힘이 느껴졌다. 인물의 내면을 섬세하게 터치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게 매력있게 다가와 출연을 했다”라고 밝혔다. 
5월 1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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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주)엣나인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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