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기자로는 16년째다. 초년병 시절에는 아침마다 공중파 3사의 드라마와 예능 프로 시청률부터 챙겼다. 인기 프로는 전국 시청률 30%를 가볍게 넘던 시절이다. KBS 2TV '1박2일'이 순간 시청률 50% 선에 육박하는 장면도 봤고 매 주말 MBC '무한도전' 시청률의 등락 여부에 초점을 맞췄다. '옥탑방'이나 '솔약국' 등 안방 전용 KBS 주말 드라마는 시청률 40%선 사수를 당연하게 생각했다.
오랜만에 시청률 조사기관의 아침 보도자료를 열었다. 먼저 공중파 3사 자료부터. 이제는 시청률 보도자료도 공중파와 종편및케이블, 그리고 개인과 가구로 나뉘어서 배포된다. 먼저 개인 집계 자료부터 개봉했다. 그런데 아니 이게 뭔일이지. MBC의 경우 전국(13개지역) 분류 아래로 오후 7시11분 일일드라마(2.2%)까지 0%대 시청률 행진이다(이하 닐슨코리아의 4월30일 시청률 조사 개인기준 집계) . 한 시대를 풍미했던 MBC뉴스데스크는 1.7%. MBC 예능의 밥줄이라는 '나혼자 산다' 1,2부가 각각 4.2, 4.7%를 기록했다.
이래서 얻은 MBC의 2021년 4월30일 전국 시청률 평균은 딱 1%. 조금만 더 빠졌으면 0%대 평균 시청률을 구경할 뻔 했다. 예전에 방송 기사 쓸 때 인기 없는 프로를 비꼬아 '애국가 시청률'이란 표현을 자주 썼다. 그 애국가 시청률 기준이 3% 정도였다. 다행히 가구별 집계에서는 2.3%의 높은(?) 수치를 올렸다. 정말 다행인건가. 여기서도 KBS 1TV(6%) 2TV(3.1%), SBS(4.1%)와의 격차가 두드러졌을 뿐이다.
SBS와 KBS도 MBC보다 조금 나을뿐, 상태가 좋지는 않다. SBS는 전 시간대 개인 평균 1.8%, KBS는 1TV 2.3%, 2TV 1.3%였다. 이날 최고 시청률의 영예는 오후10시부터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복수대행써비스 모범택시'가 차지했다. 1부가 6.1%, 2부가 7.4%의 성적. 0의 행렬에 어지럽던 시선으로 대하니 7.4란 숫자는 엄청나게 느껴졌다. '모범택시'의 가구별 집계 성적은 17.1%로 과거 중박 수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mcgwir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