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주말은 MBC가 있어 행복했다. 현재형 아닌 과거형이다. 1985년부터 무려 12년 장수했던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는 그 시절 주말 안방극장의 소소한 행복을 책임졌다. 그리고 2006년 첫 전판를 탄 '무한도전'은 지금도 살아있는 예능의 전설이다. 끝나도 끝이 아니라는 게 '무도' 팬들의 한곁같은 주장이다.
MBC가 예능 본가로 대접받던 시절이 있었다. 1969년 MBC 개국 직후에 선보인 '웃으면 복이와요'부터 그 역사는 시작됐고 딱 '무한도전'에서 시계가 멈춰선 느낌이다. 간간이 히트 프로가 나오기는 하지만 '웃으면 복이와요' '토토즐' '무도'처럼 시청자 시선을 딱 고정시키는 마력과 매력, 그리고 카리스마는 찾기 힘들다.
2021년 5월1일 닐슨코리아가 집계한 전국 가구별 시청률 집계를 보자. MBC의 주말 저녁 피크 타임대 예능 '바꿔줘 홈즈'는 1.6과 2.6%, '놀면 뭐하니'는 7.1과 9.8%를 각각 기록했다. 예전과 완전히 뒤바뀌 TV 주변 환경에서 '놀면 뭐하니'의 시청률은 꽤 잘 나오는 편이다. 같은 시간대 특별한 경쟁 프로가 없다는 게 독인지 약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날 방송을 지켜보면 적당한 재미와 맞춤형 편집이 꽤 돋보이는 프로였다. 이제훈은 '취중진담'을 선곡해 매력적인 음색을 뽐냈고, 이정재는 포지션의 'I Love You'를 깨끗한 미성으로 열창했다. 하정우는 바비킴의 '사랑 그 놈'을 5키나 올려서 압도적인 고음을 폭발시켰다. 아무리 종편과 케이블, 그리고 유튜브 예능이 판을 치는 세상이라지만 MBC 주말 예능 아니면 찾아보기 힘들 최강 캐스팅이고 호화판 연출이었다.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평균 이상의 재미를 보장했다는 게 기자의 주관적 리뷰다.
그래도 왕년의 '무한도전' 파워를 생각하면 '놀면 뭐하니'의 선전은 여전히 뭔가 부족한 느낌이다. '놀면 뭐하니' 등 히트작과 맞물려 '무한도전' 시즌을 섞어가면 어떨까하는 아쉬움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무한도전' 원년멤버를 모두 모으는 게 불가능하다면 메인 프레임만 유지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그래서 '무한도전' 부활에 실망한다면 그것으로 깔끔하게 오래 묵은 팬심에 안녕을 고할수 있을듯 싶다./mcgwir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