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여정이 오스카 여우조연상 트로피와 함께 돌아왔다.
윤여정은 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별도의 행사는 진행하지 않았다.
앞서 윤여정의 소속사 후크엔터테인먼트는 별도의 행사나 인터뷰가 없을 것임을 알리며 미리 귀국 소감을 전한 바 있다. 윤여정은 소속사를 통해 “여우조연상 수상 순간이 아직도 생갱하고, 여전히 설레고 떨린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윤여정은 “무엇보다 같이 기뻐해 주고 응원해준 많은 분들로부터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아, 몸 둘 바를 모를 정도로 감사하고 또 감사했다”며 “덕분에 수상의 기쁨이 배가 되고, 하루하루 정말 행복했다. 컨디션을 회복한 후 다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윤여정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이는 아시아 여배우로서는 두 번째 수상이며, 한국 배우로서는 한국 영화 역사상 102년 만에 처음으로 오스카 연기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었다. 특히 윤여정은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 마리아 바칼로바, ‘힐빌리의 노래’ 글렌 클로즈, ‘더 파더’ 올리비아 콜맨, ‘맹크’ 아만다 사이프리드를 제치고 수상자로 호명돼 박수를 받았다.
트로피를 받은 윤여정은 “난 경쟁을 믿지 않는다. 어떻게 글렌 클로즈 등과 경쟁을 하겠나. 글렌 크로즈의 연기는 훌륭했고, 다섯 배우들은 다른 역할을 영화에서 훌륭히 해냈다. 오늘 운이 좋아서 이 자리에 서 있다. 또 미국분들이 한국 배우들에게 굉장히 환대를 해주시는 것 같다. 내가 이 자리에 서 있는게 감사하고, 두 아들에게도 감사드린다. 내게 일 하러 나가라고 종용한다. 그래서 감사하다. 아이들의 잔소리 덕분에 엄마가 열심히 일했더니 이상을 받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윤여정은 수상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계획은 없다. 오스카상을 탔다고 해서 윤여정이 김여정이 되는 건 아니지 않나. 옛날부터 결심한 게 있다. 늙으니까 대사 외우기 엄청 힘들어서 남한테 민폐 끼치는 건 싫다. 민폐가 되지 않을 때까지 이 일을 하다가 죽으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며 “을 타서 국민들의 응원에 보답할 수 있어서 너무 다행이다. 어쩌다 보니까 여기까지 온 거다. 사람들이 너무 응원을 하니까 힘들어서 눈 실핏줄이 다 터졌다. 그 사람들은 성원인데 나는 '못받으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많았다”고 말했다.

1966년 데뷔해 56년간 배우 생활을 이어온 윤여정은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로서 역사를 새로 쓰고 금의환향했다.
한편, 윤여정 측은 “저희는 윤여정 배우 귀국 후 배우의 컨디션 회복을 최우선으로 지원할 예정”이라며 “스케줄을 정리하고 추스를 것이 많아서 바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없을 것 같아 송구스러운 마음이다. 다만 빠른 시간 안에 다시 여러분 앞에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