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인국x이수혁 '파이프라인', 유하 감독 6년 만에 복귀는 반가운데…[Oh!쎈 리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1.05.21 12: 24

 일명 핀돌이(서인국 분)는 도유 업계에서 부르는 대로 몸값을 받는 최고의 천공 기술자. 재주와 도량을 갖춰서인지 돈 벌 궁리에 쉴틈이 없다.(*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그런 그가 구멍내기 어렵고 길이가 긴 송유관도 짧은 시간 안에 재빨리 해낸다는 소문이 업계에 퍼진다. 급기야 돈놀이를 하다가 급전이 필요해진 정유업계 재벌 건우(이수혁 분)는 사기를 기획하던 중 핀돌이의 존재에 관한 소문을 듣는다. 결국 그는 핀돌이를 제 앞으로 불러내 수억 원대 거래를 제안한다.
자신이 놀던 판과 레벨이 다른 것에 마음이 혹한 핀돌이는 날름 건우의 제안을 받아들이며 무모함에 ‘올인'한다. 건우는 핀돌이를 중심으로 접새(음문석 분), 나 과장(유승목 분), 큰삽(태항호 분)으로 최고의 팀을 꾸려 ‘기름을 빼돌려라’는 지시를 내리며 24시간 감시한다.

영화 포스터

영화 포스터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구멍을 내는 핀돌이, 프로 용접공 접새, 땅 속 길을 훤히 꿰고 있는 나 과장, 괴력의 인간 굴착기 큰삽, 속을 알 수 없는 카운터(배다빈 분)는 국내 최대 규모의 파이프라인을 노리며 도유 범죄를 시작한다. 사기꾼이 한자리에 모였기 때문에 두뇌 싸움과 배신은 피할 수 없는데…
영화 ‘파이프 라인’(감독 유하, 제작 곰픽쳐스 모베라픽쳐스, 제공 CJ ENM, 배급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리틀빅픽처스)은 국내 영화계에서 다룬 적 없었던 도유 범죄를 소재로 한 오락 액션 영화. 유하 감독이 영화 ‘강남 1970’(2015) 이후 6년 만에 들고 나온 작품이기에 높은 기대가 쏠렸다. 
‘파이프라인’은 범죄자들이 모여 기름을 강탈한다는 점에서 하이스트 무비로 분류된다. 도유를 소재로 했다는 것은 신선하지만 캐릭터들과 서사, 반전이 예상돼 범죄영화의 장점을 부각하지 못했다. 통통 튀는 코믹한 캐릭터의 대사와 행동 처리도 힘을 잃었다.  
영화 포스터
물론 서인국과 이수혁의 팬들이 보기에는 신나는 영화일 터. 두 배우가 각각 영화 ‘노브레싱’(2013), ‘무서운 이야기2’(2013) 이후 8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해서다. 이번 작품에서 이들의 매력 넘치는 비주얼과 몸매가 두드러져 팬심을 자극하기 딱 좋다. 
서인국은 능글 맞으면서도 유쾌하게, 정의롭게 핀돌이 캐릭터를 만들었고, 이수혁은 건우를 소화하며 악의 기운을 충분히 뿜었다. 또한 음문석도 자신의 코믹한 면모를 살려 접새 캐릭터에 혼신을 발휘했다. 배우들이 노력하고 고민한 흔적은 엿보이지만 어쩐지 캐릭터들이 한자리에 모이면 케미스트리에 스파크가 없다. ‘파이프라인’이라는 세계관에서 하이스트 무비 특유의 재빠른 리듬감, 속도감, 박진감이 저조하다. 
흥미로운 소재로 시도했지만 그 구현에 있어서는 유하 감독의 전작인 ‘거리 3부작’들에 못 미친다. 다소 어설프고 낡았다. 개봉은 5월 26일. 러닝타임 1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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