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 아이콘, 초통령 계급장은 뗐습니다 [손남원의 연예산책]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21.05.24 13: 35

음원차트 1위를 석권한 아이돌 그룹이 다시 TV 경연무대에 선다? 한국 가요계 상식으로는 이해 불가능한 시나리오다. 누가 꽃길 걷다거 가시덤불로 다시 뛰어들겠는가. YG 보이그룹 아이콘(iKON)이 그랬다. YG의 엄격한 연습생 선발을 통과한 뒤 데뷔를 위해 자체 서바이벌을 거친 멤버들이다. 오디션, 말만 들어도 오한이 들지 않을까. 그런데 왜 Mnet '킹덤: 레전더리 워'(이하 '킹덤')'에 도전장을 내민걸까.
사자성어로 풀면 절치부심, 심기일전 되시겠다. 정상 가도를 질주하던 아이콘은 리더 비아이의 갑작스런 하차로 팀 전체가 오랜 정체기를 맞이했다. 이대로 가라앉느냐, 거꾸로 치고 올라가느냐의 갈림길. 아이콘은 과감하게 '킹덤' 출연을 결정하면서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아이콘은 '킹덤'에서 계급장을 떼고 승부중이다. 명곡 '사랑을 했다'로 차트에서 장기 집권하고 전국 초등학생들에게까지 애창곡으로 불렸던 과거는 잊었다. 당시 아이콘의 애칭이 무려 '초통령'. 그 때는 임금님 행차였다면 지금은 백의종군이다. 잘 나가는 아이돌 그룹의 어드밴티지를 누리기는 커녕 원점팀의 불리를 감수하는 듯한 모양새다. 그럼에도 진환, 바비, 송윤형, 구준회, 김동혁, 정찬우 등 여섯 멤버는 씩씩하고 활기차다. 

'킹덤'에서 연신 전설적인 무대를 만들어내며 자신들의 진가를 증명하고 있다. 단적인 예가 월드 원톱 걸그룹인 블랙핑크 리사와의 합동 무대였다. 아이콘과 리사의 컬래버레이션 무대 직후 글로벌 팬덤까지 열광했다. 네티즌들은 유튜브 등에 게재된 '킹덤' 영상을 다시 보며 "완전 입틀막 소름. 소장하고 싶은 무대다" "순위는 상관 없다. 이미 레전드" "아이콘이 아이콘했다" " YG는 YG다" "아이콘X리사의 역대급 조합" "무대를 찢었다는 표현밖에 할 말이 없다. 진심 미쳤다" 등 댓글로 호응했다.
인생사 고락을 일찌감치 겪은 덕분일까. 아이콘 멤버들의 요즘 표정은 한결 온화하고 부드럽다. 무대에 섰을 때는 예전보다 더 독해지고 강해졌지만. 한 마디로 외유내강이다. 지난 주 방송에서 진환이 그랬다. 잇츠원의 무대에서 실수한 SF9 인성이 "(같이 한 멤버들에게)미안하다"며 눈물을 보이자 "좋은 무대를 만들었으니까 괜찮다"며 모두를 다독였다. 
인성도 돋보이지만 아이콘은 역시 자질과 실력, 그리고 열정에서 시청자들에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 '킹덤'의 부제 '레전더리 워'에 걸맞은 수준 높은 실력과 퍼포먼스 완성도로 프로그램의 격을 한차원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아이콘의 화려한 부활에 팬덤도 빠르게 반응하는 중이다. YG에 따르면 아이콘의 대표곡 '사랑을 했다 (LOVE SCENARIO)' 뮤직비디오는 24일 정오 유튜브 조회수 5억 회를 넘었다. 아이콘 자체 최고 기록이다. '킹덤'에서의 활약 덕분에 4억~5억뷰 달성 기간이 3억~4억뷰 돌파 시점보다 훨씬 빨랐다는 게 YG측 전언이다. 
 얼마 전 이들은 블랙핑크의 'Pretty Savage'를 'CLASSY SAVAGE'로 재치있게 재해석, 콘서트 현장을 방불케 하는 퍼포먼스 스케일을 선보여 글로벌 팬들의 환호를 자아냈다. 이 무대가 담긴 유튜브 영상 조회수는 가파르게 올라가 현재 1400만뷰를 넘어섰다.
[사진] Mnet '킹덤: 레전더리 워'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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