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성이 꼰대가 아닌 일 하기 좋은 동료, 언제나 편한 동료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는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 주연 배우 김의성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모범택시'(연출 박준우, 극본 오상호, 제작 스튜디오S·그룹에이트)는 '정의가 실종된 사회, 전화 한 통이면 오케이' 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기사 김도기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하는 사적 복수 대행극으로 동명의 원작 웹툰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지난 29일 종영한 '모범택시' 16회에서는 김도기(이제훈 분)가 자신의 모친을 살해한 진범이자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 오철영(양동탁 분)에게 복수하고자 그의 아들을 뒷조사했지만, 고달픈 삶을 사는 한동찬(류성록 분)을 보고 포기했다. 강하나(이솜 분)는 증거 불충분의 이유로 김도기의 죄를 눈감아줬고, 무지개 다크히어로즈는 다음을 기약하며 공식 해체했다. 1년 뒤, 오철영의 재심을 비롯해 빌런 백성미(차지연 분)와 구석태(이호철 분), 구영태(이호철 분) 쌍둥이의 항소심 선고 공판이 열렸고, 오철영은 20년간 자신을 대신해 옥살이한 피해자 김철진(전석찬 분)에게 사죄했다. 백성미는 징역 20년, 구석태와 구영태는 무기징역에 처하며 시원한 사이다 결말을 안겼다.
'모범택시' 마지막 회 시청률은 수도권 16.6%(닐슨코리아 기준), 전국 15.3%, 순간 최고 시청률 18%를 기록해 주간 미니시리즈 1위에 올랐다. 이는 SBS 역대 금토드라마 중 '펜트하우스2', '열혈사제', '스토브리그'를 잇는 4번째로 높은 수치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김의성은 극중 묵직한 리더십과 타고난 친화력을 지닌 리더 장성철로 분해 무지개 운수 팀이 벌이는 사적 복수 대행의 시작과 끝을 책임졌다. 표면적으로는 범죄 피해자 지원 재단인 파랑새 재단의 대표를 역임하며 대외적 이미지를 쌓고, 검찰 인사들과 친분을 쌓아 수사 정보를 얻어내는 등 아슬아슬한 연막작전의 선봉에 서서 긴장감을 자아냈다. 동시에 피해자와 그 가족을 보살피는 다면적인 연기를 통해 중심 서사를 이끌었다.

김의성은 이번 '모범택시'에서 이제훈, 이솜, 표예진, 차지연 등 후배들과 처음으로 연기 호흡을 맞췄다. 그는 "영화 '건축학개론'을 촬영할 때 교수로 잠깐 등장해서 이제훈과 한 장면을 찍긴 했는데, 제대로 연기한 건 처음"이라며 "주로 차지연 배우와 붙는 신이 많았는데, 전체적으로 다들 좀 순하고 얌전한 타입이더라. 나대는 사람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내가 나댔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부산행'에서 공유의 딸로 출연한 김수안 양과 아직도 연락을 주고받는다는 김의성은 "'부산행'도 벌써 5년 전에 개봉했고, 수안이는 중학생이 됐다. 가끔 연락해도 말이 안 통하거나 어색한 게 없다"며 "요즘 현장에서 가장 연장자에 속하는데 대체로 시간이 지나면 편해하더라.(웃음) 이상하게 한국 사회는 뭐든지 일단 나이로 구분한다. 만나자마자 이름을 묻고, 나이를 물어봐야지 관계가 진행된다. 뭐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지만, 나이로 뭔가 결정하고 그것 때문에 생기는 편견은 없으면 좋겠다. '나이로 구별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나?' 싶다"고 털어놨다.
이어 "촬영장에서 나이가 많으면 강자다. 60살 전까지는 무조건 강자"라며 "게다가 가만히 있을수록 강자가 되고, 그럴수록 사람들과 점점 멀어진다. 그걸 어떻게든 없애기 위해서 잘 지내고, 같이 놀아주면서 노력하는 편이다. 그럼 외롭지 않게, 즐겁게 일하고 살 수 있다. 그게 나한테 이익이라서 그렇게 행동한다. 솔직히 주변 사람들의 나이를 잘 모른다. 나보다 어리면 된다"며 웃었다.
이날 김의성은 인터뷰 내내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서 노력한다'라는 말조차 꼰대가 될 수 있기에 그 점을 항상 유념하고 있다고 했다.
"지인들이 말하는 김의성은 어떤 사람인가?"라는 질문에 "내 앞에서 하는 말이 모두 진실이진 않을 것"이라며 "다만 주변 사람들한테 되고 싶은 건 있다. 내가 현장에 가면 대부분 나이가 제일 많은데, 그래도 늘 일하기 편한 동료였으면 좋겠다. '나이가 많은데도 저 사람은 일하기가 편하고 좋네', '부드럽게 일을 잘할 수 있네'라는 말을 듣고 싶다. 그리고 '돈이 아깝지 않은 배우'라는 평가도 받으면 기분 좋을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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