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슬의 '가라오케'와 '호빠' 차이(feat. 직업귀천)[손남원의 연예산책]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21.06.04 17: 29

기자에게 한예슬은 곧 나상실이다. 지난 2006년 MBC에서 방영된 '환상의 커플' 여주인공 상실 역으로 한예슬은 뜨고 또 떴다. 8등신 미모의 재원인 그가 연기로도 제대로 한방을 날렸으니 당연히 톱스타로 뜰 수밖에.
그로부터 15년 후, 한예슬은 본업인 배우 쪽 일보다 사생활 관련 가십으로 더 이름을 날리고 있다. 새로 사귄 남자친구의 과거 직업과 경력 등을 놓고 연예계 참새들이 입방아를 찧으면서 비롯된 핫이슈다. (남친의 전력이)화류계 출신 아니냐고 뒤에서 손가락질을 했다. 
그래서 뭐가 문제라는 거죠? 한예슬은 자신의 연애를 둘러싼 호사가들의 수군거림에 당당히 대처했다. 자신의 SNS에 직접 글을 올려 남자친구를 감싸고 솔직한 사랑을 밝혔다. 몇 가지 팩트를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이 친구의 예전 직업은 연극배우였고 가라오케에서 일을 했던 적이 있다. 많은 분들이 호스트바와 가라오케가 같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전 다 오픈된 곳이 가라오케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몇 년 전 지인분들과 간 곳에서 처음 지금의 남자 친구를 알게 되었고 제가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된 건 작년 9월이다. 그 시기는 이 친구가 그 직업을 그만두고 난 후.”
“직업에 귀천이 없듯이 전 제 감정에 솔직하게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의 흐름속에 여자로서의 한예슬도 소중하고 싶어서 남자 친구의 배경보단 제 감정이 느끼는 대로 지내고 있다.”
한 마디로 '나상실스러운' 심경 고백이고 자기 주장이다. 매사에 거침이 없고 주저하지 않는다. 이 여배우, 역시 매력이 넘치는군요. 밀실로 직업여성이나 남성을 부르는 호스트바 또는 룸살롱과 가라오케의 자기 기준 차이점도 '오픈'과 '밀폐'로 명확히 밝혔다. 일반인 눈에야 '그게 그거 아니냐' 갸우뚱할 수도 있겠지만, 기자의 눈에는 멋지게 보였다. 왜냐구요?
 성공한 뒤, 아니면 성공도 하기 전에 직업여성과의 과거 또는 현재의 관계를 숨기려고 애썼던 몇몇 스타들 뒷얘기가 아직까지 회자되기 때문이다. 개중에는 비극적 결말을 부른 스캔들도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물론 당사자와 관계자들이 꽁꽁 잘 묻은 탓인지 확인된 사실은 없다. 하지만 '술집 여자와 사귄다'는 소문조차 금기시됐던 연예계에서 한예슬의 이번 고백은 천지개벽임에 분명하다. 
그래서 기자는 이번 한예슬의 열애 인정이 차라리 밝고 건전하게 느껴진다. 달콤한 로맨스 코미디 한 편으로 영화적 예시를 들자면 '귀여운 여인'(1990년 게리 마샬 감독)이다. 일주일 간 계약 동거를 제안하는 리차드 기어에게 욕조 속 비누거품을 뚫고 나와 파안대소하던 줄리아 로버츠라니. 환상적인 주제곡 '프리티 우먼'과 맞물려 전세계 청춘남녀들의 로맨스를 자극했던 작품이다. 리처드 기어는 재벌이고 줄리아 로버츠는 직업여성이었다죠.
영화 속 줄리아 로버츠가 겪었던 고난과 비교조차 불가할 정도로 한예슬 앞에 놓인 세간의 시선은 차갑고 냉정한 게 현실이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 분위기가 예전과 많이 달라진 점이 한예슬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느라 자신의 행복을 망가뜨리지 않는 신세대의 등장 말이다.
사족이지만, 한예슬의 주장에 한 가지는 이의를 제기한다. 남자친구 이야기를 하며 거론한 직업귀천의 문제다. 당연히 직업에 귀천은 없지만 '떳떳하고 못하고'의 차이는 있지 않을까 싶다. 기자는 이 기준점이 세금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일을 하든, 국가와 사회의 일원으로 자신의 벌이에서 일정 부분을 세금으로 낸다면 그게 공익 우선의 첫 걸음일테니까.(이 부분도 기자의 생각과 달리 남자친구가 과거 직업에서 꼬박꼬박 세금을 냈다면 이의 제기의 원인 무효입니다. 이 사랑, 100% 응원하겠습니다.)  /mcgwire@osen.co.kr
[사진] 한예슬 SNS 캡처,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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