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감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상대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실험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5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투르크메니스탄과 대회 H조 2차 예선 4차전에서 5-0으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3승 1무(승점 10·골 득실+15)를 기록, 이날 스리랑카(승점 0·5패)를 3-2로 꺾은 레바논(승점 10·골 득실+5)과 승점이 같지만 골 득실에서 크게 앞서며 조 1위 자리를 유지했다.

더불어 1경기만을 남긴 3위 투르크메니스탄(승점 6)과 승점 차가 4로 벌어지면서 한국과 레바논은 나란히 H조에서 최소 2위 자리도 확보했다.
이날 경기를 마친 뒤 벤투 감독은 경기 내용에 대해 크게 만족해 했다. 벤투 감독은 "상당히 만족스럽다. 보여준 경기력과 능력, 이번 주 훈련했던 내용이 경기력에 충분히 반영됐다. 선수들에게 축하하고 만족감을 느끼는 경기였다"고 말했다.
이어 "팀 전체가 좋은 경기를 했다. 스코어에 만족한다"며 "5골을 넣는 건 어느 팀을 상대로도 쉽지 않다"고 했다.
투르크메니스탄을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인 벤투는 이미 평소처럼 빌드업 축구를 선보였다. 다만 상대가 워낙 뒤로 물러선 상태였기 때문에 빌드업 포지션이 어느 때 보다 높은 위치였다. 상대는 2줄로 기차를 세워 놓은 모습이었다.
전반서도 경기력은 비교하기 힘들었다. 한국이 22개의 슈팅을 시도하는 동안 투르크메니스탄은 1개의 슈팅을 기록했다. 그나마도 투르크메니스탄의 슈팅은 한국 중앙 수비진의 패스 미스로 인해 먼 거리에서 시도한 슈팅이었다. 후반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쉴새없이 공격을 펼쳤고 5골로 경기를 마무리 했다.
벤투 감독의 말처럼 약체라고 하더라도 대승을 거두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주전들을 모두 내세운 가운데 약체와 대결서 만족감을 드러내는 것은 분명 아쉽다. 주장 손흥민이 끊임없이 뛰었고 멀티골을 기록한 황의조도 마찬가지였다. 전술적으로 승리한 것 보다는 개인 능력의 차이가 컸다.
투르크메니스탄 감독은 "국내 리그가 중단된 상태다. 선수들이 제대로 운동할 시간이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2차전 상대는 스리랑카다. FIFA 랭킹 204위다. 이미 지난 경기서 8-0의 대승을 거뒀다. 전술적인 실험 혹은 선수 실험도 필요하다. K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큰 기대를 받고 대표팀에 합류한 선수 중 이기제만이 교체로 뛰었다. 정상빈-강상우 등은 명단서 제외됐고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승리에 대한 기쁨은 분명하게 거둘 수 있지만 집중력을 잃지 말아야 한다. 더욱 집중력을 가져야 한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