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나, 연장전 환상적인 우승 벙커샷...“난 인복이 많은 사람”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21.06.06 17: 22

 장하나(29, BC카드)가 KLPGA 투어 2021시즌 여덟 번째 대회만에 시즌 첫 우승에 성공했다.
6일 오후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파72/6,716야드)에서 막을 내린 ‘롯데 오픈’(총상금 8억 원, 우승상금 1억 4,400만 원)에서 유해란(20, SK네트웍스)을 연장 1차전에서 물리치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올 시즌 장하나의 첫 번째 우승이고 개인통산 14번째 품은 우승컵이다.
그런데 왠지 장하나의 이번 우승은 시즌 첫 우승 같지가 않다. 우승컵을 놓고 다퉜던 게 이미 여러 차례 있었던 탓이다. 4월 25일 끝난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는 연장 승부에서 박민지에게 패해 준우승했다. 시즌 개막전인 4월 11일의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도 2위를, 5월 30일 끝난 E1 채리티 오픈에서는 3위를 했던 장하나다.

지난 3일부터 4라운드 경기를 펼친 ‘롯데 오픈’에서도 장하나는 나흘 내내 우승권에서 맴돌았다. 2라운드에서 공동선두로 뛰어올랐고, 3라운드를 단독 2위로 마쳐 최종라운드 챔피언조에 포함됐다.
6일의 최종라운드는 챔피언조에 편성된 유해란 장하나 박주영이 한치 양보 없는 승부를 펼쳐갔다. 셋의 팽팽한 균형은 파4 15번홀까지 이어졌다. 전반 9개홀에서 보기 2개로 잠시 침체했던 장하나가 후반홀 들어 버디 사냥을 시작했고, 15번홀에서도 버디를 잡아 내자 셋의 스코어는 나란히 6언더파, 공동 선두가 돼 있었다.
팽팽하던 힘의 균형은 운명의 16번홀(파4)에서 깨졌다. 장하나가 그림 같은 10미터 장거리 버디로 앞서 간 반면, 박주영은 보기를 범하며 2타차로 멀어졌다. 공동 선두이던 셋의 스코어는 한 순간에 -7, -6, -5로 변했다. 유해란은 여전히 생생했지만 박주영은 눈에 띄게 기세가 꺾였다.
유해란은 파3 17번홀에서 힘을 냈다. 티샷을 1미터 거리에 붙였고, 여유 있게 버디를 잡아냈다.
예상대로 장하나의 유해란의 연장 승부가 펼쳐졌다.
파4 18번홀에서 장하나와 유해란의 세컨드 샷이 모두 벙커에 빠졌다. 장하나의 방향에서는 핀이 가벼운 내리막에 있었고, 유해란의 방향에서는 약한 오르막이었다. 조건만 보면 유해란이 유리했다.
하지만 장하나는 벙커샷 세이브율이 1위다. KLPGA에서도 벙커샷의 귀재로 손꼽힌다. 내리막을 감안해 더 큰 포물선을 그리도록 모래 구덩이에서 공을 띄웠고, 공은 핀 1미터 언저리에 섰다. 반면 유해란의 공은 핀 2미터 반경에 자리잡았다. 장하나는 파에 성공했고 유해란은 그러지 못했다.
장하나는 “벙커샷 세이브율 1등이라 부담감과 자신감을 동시에 갖고 샷을 했다. 결과가 좋게 나와 행복하다. 나는 인복이 타고난 선수이고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힘들 때 힘이 되는 사람들이 있어서 여기까지 왔다”고 우승 소감을 말했다.
이번 ‘롯데 오픈’은 지난해까지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이라는 이름으로 10년 동안 제주도에서 열리던 대회가 이름과 장소를 바꿔 달고 새로운 출발을 했다. 작년까지 롯데칠성음료가 후원하던 대회는 롯데가 후원하는 대회로 발돋움했고, 대회장은 지난해까지 한국여자오픈이 열리던 베어즈베스트 청라로 옮겼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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