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적 전지현이냐. 어느 전자제품 TV 광고에서 현란한 댄스 실력으로 기자의 혼을 뺐던 게 몇 년? 검색해보니 1999년 삼성 프린터 마이젯이 그 주인공이다. 당시만해도 인기 별로였던 이 프린터는 10대 전지현의 한 방으로 쟁쟁한 미국 일본 업체를 누르고 업계 1위를 차지했다. 아직까지 '전지현 마이젯'은 CF업계의 전설로 남아있다.
몸매 좋고 얼굴 예쁜 CF 여왕 출신은 배우로서 곧잘 연기 논란에 휩싸인다. 짧은 광고 속 이미지가 워낙 강렬한 때문일까. 전지현은 희대의 로맨스코미디 '엽기적인 그녀'(2001년)로 단숨에 아시아권 톱스타 반열에 올라섰다. 이후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이제 30대 후반인가 갓 40대로 접어들었나. 변치않는 미모로 김혜수와 함께 한국 연예계의 뱀파이어 청춘을 구가하는 중이다. (부럽다.)
필모그래피도 돋보인다. 2012년 '도둑들' 예니콜 역으로 최동훈 감독이 국내 정상의 흥행감독 입지를 굳히는 데 일조했고 같은 해 '베를린' 련정희 역으로는 류승완 감독의 흥행 전성기 진입을 거들었다. TV 드라마는 어땠냐고요? 2013년 '별에서 온 그대' 천송이 하나면 끝 아닙니까. 한 마디로 아시아 시장을 '올킬'했다.
결혼 뒤에도 연기 활동에 멈춤이 없다. 인기도 여전하다. 당연히 온갖 가십에 자주 이름이 오르내린다. 이번에는 이혼과 불화설에 휘말렸다. 한 두 번 겪은 일인가. 전지현의 대처는 간단하다. 무시하거나 받아치거나. 이번에는 시댁 식구들까지 간접화법으로 전지현의 루머 공략에 지원 사격에 나선 모습이 이채롭다. 혼자일 때보다 가족과 함께라서 더 든든하죠? 전지현씨.(이렇게 쓰니 꼭 치킨 광고같다.)

차기작은 넷플릭스의 올 여름 최고 기대작 ‘킹덤: 아신전’이다. 김은희 작가와 김성훈 감독을 월드 클래스에 올린 바로 그 '킹덤' 시리즈의 스페셜 에피소드다. 올해 성장률에 제동이 걸린 넷플릭스가 사활을 건 시리즈로 '킹덤'이 꼽힐 정도다.
전지현은 이번 작품에서 성인 아신을 연기한다. 앞서 ‘킹덤’ 시즌2에서 강렬한 등장으로 엔딩을 장식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던 바. 전지현은 ‘킹덤: 아신전’을 통해서 둘째 출산 후 복귀를 알리며 활발한 연기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전지현은 ‘킹덤: 아신전’과 함께 올 하반기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지리산’으로 안방에 복귀한다. 이 작품은 ‘킹덤’ 시리즈의 김은희 작가가 집필한 작품으로, 광활한 지리산의 비경을 배경으로 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는 미스터리 드라마다.
그렇다. 배우가 루머와 스캔들, 그리고 사생활 이슈를 돌파하는 최고의 공략이야말로 본업으로 승부하는 거다. 연기자는 연기로 말할 뿐 아니겠나. 전지현의 새로운 '킹덤'과 '지리산'을 기대한다. /mcgwire@osen.co.kr
<사진> 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