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민의 책방 '책과 밤낮', 아쉬운 이별[김보라의 뒷담화]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1.06.08 05: 59

 배우 박정민이 2년 넘게 운영해온 동네 책방을 접는다. 여러 가지 사유가 있었겠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입은 경제적 영업손실이 가장 컸을 것으로 짐작된다. 연기 활동과 함께 부업인 책방 운영에도 애정이 적지 않았기에 아쉬움이 클 터.
박정민은 지난 6일 ‘책과 밤, 낮’의 공식 SNS를 통해 “6월 11일부로 책과 밤, 낮의 문을 닫게 됐다. 그동안 책방 운영에 어려운 문제들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여러모로 해결책을 모색해봤지만 쉽게 해결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아쉽게도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19년 4월 서울 마포구에 ‘책과 밤’이라는 동네 책방을 열었던 박정민은 같은 해 8월 규모를 넓혀 ‘책과 밤, 낮’을 오픈했다. 소식을 들은 팬들이 줄지어 찾아가면서 그해 책방에는 대기자 명단이 있을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하지만 지난해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라는 악재가 덮쳐 2년 2개월 만에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박정민은 이에 “그동안 아껴주신 분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올린다. 여러모로 부족한 부분이 많았는데 사랑으로 감싸주셔서 많은 힘이 됐다. 다소 실망스러운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금도 마음이 많이 무겁다. 오래 이 자리를 지켜보겠다는 약속을 지켜드리지 못한 것도 너무나 죄스럽다”고 진심을 담았다.
그러면서 “언젠가 다시 한번 더 번듯한 모양새로 여러분을 찾아뵐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때는 좀 더 성숙한 책방으로 다가가겠다고 약속한다”고 다음을 기약했다.
박정민의 열혈 팬들이 그를 직접 만나기도 하고, 부재 중인 그를 떠올릴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은 어딘가 위안이 됐을 것이다. 에세이 ‘쓸 만한 인간’에서도 알아볼 수 있듯 박정민의 책방 역시 그만의 매력과 센스가 가득 담긴 공간이었다.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 혹은 이제 막 책을 접하기 시작한 사람들에게도 자주 찾아가고 싶은 매력을 느끼게 했다. 물론 자주 찾아가지 못해 아쉽고, 계속 있었어도 갔을지 의문이지만, 그래도 아예 사라지는 것은 굉장히 섭섭한 일이다. 
사람들이 북적북적 모여있는 (물론 코로나 사태 전까지), 에너지 넘치는 사람들의 모습이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곳의 녹색 벽과 노란빛 조명이 일품이었고 독서실 같은 조용한 분위기도 좋았다. 영화로 인상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박정민의 매력이 ‘책과 밤, 낮’에도 고스란이 담겨 있었다. 
그의 말마따나 번듯한 동네 책방이 언젠가 다시 나타나리라고 믿는다. 상황이 허락될 때. 언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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