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감독의 플랜B는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FIFA랭킹 39위)은 9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H조 스리랑카(FIFA랭킹 204위)와의 경기에서 5-0 대승을 거뒀다.
한국은 4승1무(승점 13)와 득실차 +20을 기록, 3승1무1패(승점 10)를 기록 중인 레바논과의 최종전에서 비기더라도 조 1위를 확정할 수 있게 됐다. 사실상 최종예선행을 확정했다.

이날 경기는 벤투 감독의 플랜B가 나온 경기였다. 이미 1차전을 승리하며 부담스러운 상황을 타개한 상태였고 레바논과 3차전이 낮에 열리기 때문에 벤투 감독은 손흥민을 비롯한 주전 선수들을 제외하고 경기에 임했다. 물론 주전들이 대거 제외됐지만 스리랑카와는 비교할 수 없는 전력이었다.
그런데 한일전과 같은 모습이 나왔다. 장신 공격수 김신욱을 전방에 배치했지만 선수들의 움직임은 기존의 플레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손흥민, 황의조를 전방에 배치한 뒤 펼치는 경기와 김신욱을 이용한 플레이는 분명 전술적으로 달라야 했지만 그런 모습은 자주 나오지 않았다.
물론 김신욱은 전방에서 머리로만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는 아니다. 첫 골 상황에서도 적극적인 움직임을 통해 골을 넣었고 페널티킥도 침착하게 성공, 멀티골을 만들었다. 그런데 김신욱을 기용했다면 전방으로 빠른 크로스를 통해 장신 공격수의 장점을 이용해야 했지만 스리랑카전에서는 크게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장신 공격수가 부담될 수 있는 플레이를 펼치며 효과적인 축구를 선보이지 못했다.
한일전서 보였던 이강인의 최전방 원톱 공격 전술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경기에서도 똑같은 전술로 임하며 상대가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전술로 경기를 펼쳤다.
스리랑카 아미르 알라기치 감독은 경기 후 "한국은 1차전과 2차전서 차이가 없었다. FIFA랭킹이 낮은 팀을 상대로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면서 "손흥민을 쉬게하며 로테이션을 펼쳤다. 공간을 효율적으로 지배했다"고 말했다. 또 "한국은 일관된 전술을 갖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스리랑카전 대승은 분명 고무적인 일이다. 최종예선 진출에 거의 다가섰다. 한일전에서 드러난 것처럼 2차예선에 비해 전력이 상향된 상대와 만나게 될 최종예선은 만만한 대결이 펼쳐지지 않을 수 있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