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형x김현수 '여고괴담6', 오마주 담긴 하이브리드 학원 공포물[Oh!쎈 리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1.06.10 12: 34

어엿한 교사로 성장한 모범생 은희(김서형 분)는 자진해서 모교의 새 교감으로 부임했다. 자신이 다녔던 고등학교 후배들이기에 그 누구보다 학생들에게 애정이 가득한 은희는 심리상담까지 도맡으며 열의를 보인다.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공부보다 자신을 꾸미는 일에 더 관심이 많은 문제아 하영(김현수 분)은 여타 교사들과 생각하는 방식, 태도가 다른 은희에게 기대를 걸고 속내를 털어놓지만, 역시나 똑같은 교사라는 사실에 다시 한번 마음의 상처를 입는다.
수업시간에도 교실에 있기는커녕 자신만의 비밀 장소로 향하던 하영. 그곳은 본래 화장실이었지만 그녀의 절친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쓰지 않는 폐창고로 용도가 바뀌었다. 하영을 통해 폐화장실의 존재를 발견한 은희는 잊고 살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자신과 학생들을 위해 잔인한 사건을 벌이기 시작한다.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모교’(감독 이미영, 제작 씨네2000, 제공배급 kth·CJ CGV)는 교감 은희가 오랜 시간 비밀처럼 감춰진 장소를 발견한 후 충격적인 기억과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학원 공포물, 역사적 사건, 그리고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나온 여느 사건을 모티프로 여러 가지 장르가 결합한 하이브리드 공포 영화다. 그런 점에서 기존 ‘여고괴담’ 시리즈에서 만나 볼 수 없던 새로운 시도와 도전 정신이 엿보인다. 
다만 보는 사람들의 관점에 따라 ‘굳이 저 역사적 사건을 반전 요소로 넣었어야 했나?’라는 의문이 들 수 있겠다. 영화를 관람할 때는 충격적인 반전으로 여겨지나, 곱씹을수록 독특한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든다. 
국내 영화계에서 ‘여고괴담’이라는 시리즈가 가진 네임 밸류는 대단하다. 1998년 본편을 시작으로 이달 17일 개봉하는 6편까지, 23년이라는 전통을 이어온 대표 공포물이기 때문이다.
이에 감독과 제작진은 시리즈의 명성은 유지하면서도 조금은 다른, 새로운 요소를 추가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눈길을 끄는 점은 시리즈 안에서 하나의 세계관이 유지되지 않기에, 감독마다 자신의 특색을 발휘해 명맥을 이어왔다는 것이다.
6편의 각본 및 연출을 맡은 이미영 감독은 4편에 출연했던 배우 김서형을 주연으로 내세워 ‘모교’ 편을 완성했다. ‘여고괴담4 목소리’(감독 최익환, 2005)에서 음악교사였던 김서형은 이번 시리즈에 교감 은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학생들이 아닌 교사 은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여섯번째 이야기는 ‘여고괴담’(감독 박기형, 1998)의 시그니처인 점프컷, 모교로 부임한 교사라는 설정 등을 본떠 1편을 향한 존경의 의미를 담았다.
‘여고괴담’은 여고생들이 느끼는 감정, 진학 스트레스, 교우 관계 등 기존 스토리에서 이어받은 것들과 시리즈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반영해 적절히 균형을 맞출 수 있는지가 관건. 그런 점에서 ‘여고괴담6: 모교’ 편의 시도는 나쁘지 않았다. 
공포영화를 즐기는 관객들이 적절히 놀랄 만큼의 잔혹한묘사가 등장하는데, 그럼에도 쇼크 효과는 존재한다. 
故 이춘연 대표의 바람대로 이 시리즈가 10편까지 장수하길 기대해본다. 러닝타임 108분. 6월 1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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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포스터, 스틸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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