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커넥션 루머→인종차별‥박지성 형, 괜히 두개의 심장이 아니군요‥ 故유상철 추모 (ft.♥김민지) [종합]
OSEN 김수형 기자
발행 2021.06.11 07: 57

괜히 두개의 심장이라 불리는 게 아닌가보다. 박지성이 ‘대화의 희열3’에 출연해서 바둑커넥션 발탁 루머를 일축시킨데 이어, 유럽에서 인종차별을 겪으며 슬럼프를 극복했던 모든 레전드 스토리를 전했다. 무엇보다 방송말미 故유상철을 추모해 먹먹하게 했다.
10일 방송된 KBS 2TV 예능 ‘대화의 희열 시즌3’에서 박지성과 차범근이 출연했다. 
게스트는 바로 박지성이었다. 아시아가 배출한 최고의 축구선수이자 대한민국 축구 아이콘이 된 박지성에게 모두 팬심이 폭발, 그는 “정식 토크쇼 첫 출연, 방송에서 처음이다”며 긴장된 모습을 보였다. 

유희열은 “나랑 한 번 굉장히 묘한 곳에서 만났다 추자도에 유시민 선생과 낚시를 갔던 날”이라면서 “제주도에서 서울 오는 길인데 내 옆에 박지성 선수가 있어, 세상에 내 옆에 박지성이 있어 너무 떨렸다, 우리 둘이 난리가 났다, 인사를 해야하는데 허벅지가 보여, 결국 내가 먼저 인사했다”고 떠올렸다. 
이에 박지성은 “난 사람들이 많이 타서 조심하려고 잘 몰랐다,갑자기 툭 치시길래 알아봤다”고 했고  유희열도 “비행기에서 가족들이 있더라, 아이들이 징징대면 가만히 있으라고해도 통제가 안 되더라”고 목격담을 전해 웃음을 안겼다. 
박지성의 요즘 근황을 물었다. 박지성은 “영국에 거주하며 축구 행정관련 공부, 국내에서 전북현대 어드바이저를 하고 있다”면서 구단의 운영방향과 시스템에 대해 조언해주고 있다고 했다. 
유희열은 “지도자의 길을 바랐던 팬들은 아쉬울 것 같다”면서 행정 쪽으로 간 이유를 묻자 박지성은 “선수생활하며 세계적 명장들 밑에서 선수생활을 했지만, 좋은 감독이 될 수 있을거라 생각 못했다”면서 히딩크와 퍼거슨 감동의 공통점에 대해 “당근과 채찍이 필요한다, 난 독한 채찍을 못하니까 선수를 압박해서 잠재력을 끌어내야하는 힘을 못할 것 같았다”며 이유를 전했다. 
박지성은 “내가 뭘 할 수있을까, 받은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행정 쪽 일을 공부했다”면서“좋은 선수를 길러내는 건 좋은 코치, 그럼 좋은 코치는 어떻게 길러져야 할까, 중요한 건 좋은 시스템이기에 관심이 많았다”고 했다. 
또한 박지성은 초등학생 시절 차범근 축구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었다. 이에 박지성은 “역대 국가대표 선수 중 이 상을 받은 선수가 많아, 기성용 등 대상출신인데 난 장려상이라 오해가 불편하다”면서 양심적으로 이를 정정해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어릴 때 시작한 축구를 대학생까지 했으나 무명시절을 보냈던 박지성. 그는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허정무 감독 눈에 띄면서 시드니 올림픽 최연소 대표로  뽑힌 바 있다.  
이에 박지성은 “묵묵히 훈련하다보니 조금씩 눈에 띄었나보다, 당시 전지훈련에서 열심히 뛰는데 선배들이 눈앞에서 사라져, 그냥 앞으로 질주하니 골대가 보이더라, 이후 골을 넣었다”고 떠올렸다. 이후 청소년팀이 아닌 시드니 올림픽 대표팀이 됐던 그는 “ 첫 대표팀이라 뛸 듯이 기뻤다, 공중전화로 부모님께 이 사실을 알렸다”고 하자 모두 “그 공중전화를 박물관에 남겼어야하는데”라고 받아쳐 모두를 끄덕이게 했다. 
박지성은 김희태, 허정무 감독의 ‘바둑커넥션’이란 루머에 대해 “기사로 그런 의혹을 알게 됐다, 만약 대가성 발탁이라면 나보다 나이있는 선배가 가는게 맞다, 난 나이가 어리기 때문”이라며 쿨하게 반박하면서 “처음으니까 그냥 너무 좋았다, 열심히 배우고 오잔 자세로 훈련에 들어갔더니 계속 소집이 이어갔다”며 꾸준한 실력으로 선수생활을 다져온 일화를 전했다. 
대표팀에 발탁된 후 K리그 아닌 해외로 갔던 박지성은 “유럽이 목표였으나 먼저 일본에서 연락이 왔다”면서  “당시 두 팀에서 연락이 왔고, 조건부 가계약 상위팀보다 하위팀을 선택했다, 돈을 많이 주기도 했지만 약팀이 경기출전 가능성이커서 교토퍼플상가를 선택했다”고 전했다.
유희열은 “당시 일본 기자들이 역대 최고의 선수는 박지성이라 뽑아”면서 구단이 보유한 유일한 우승컵 트로피도 남겼다고 하자 그는 “유럽진출 전 마지막 J리그 고별전이었고 우승을 남기면 의미가 있을 것 같았다, 최선을 다한 만큼 능력을 인정받은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유희열은 박지성이 대표팀 발탁 전, 히딩크 감독에게 들은 인생의 한 마디가 있다고 언급,  박지성은 “월드컵 출전 명단에 들기 위해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했을 때 발목 부상악화로 경기에 못 뛰는 상황이었다”고 떠올리면서 “당시 감독님이 ‘너는 정신적으로 훌륭한 선수니, 노력하면 유럽에서 뛸 수 있는 선수가 될 것’이라 했고, 그 말을 믿었다”고 했다. 
이유에 대해서 그는 “열심히 해도 지금까지 그저그런 선수였지만 처음으로 유럽에 갈 수 있는 선수라 들어, 또 한 번 그 말을 믿고 스스로 자신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후 아인트호벤행은 감독 히딩크 따라 간 건지 묻자 박지성은  “사실 선택지 3군데 였다, 당시 한국 쪽에선 백지수표 계약까지 받았던 때가 있었다”고 해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유희열은 “후회하고 있는 표정이다”고 하자 박지성은 “커리어 중 2번 받아, 중국에서도 백지수표 제안받은 적 있다”며 비화를 전했다.  
그럼에도 처음부터 모든 걸 시작해야하는 유럽을 택한 박지성. 히딩크 감독의 PSV였기에 고민하지 않았다고 했다. 박지성은 “확실히 환경과 선수들 움직임, 잔디 상태 등 다른 세계구나 느껴, 상상이상이었다, 빨리 적응해야겠단 생각 뿐이었다”고 떠올렸다. 
그렇게 부푼 기대를 안고 간 유럽행이지만 이번엔 무릎부상으로 슬럼프에 빠졌다는 박지성은“일본에서부터 아파서 무릎수술을 했다, 원인을 찾지 못한 채 계속 아팠고, 네덜란드에서도 원인을 못 찾았다”면서 “결국 무릎상태를 열었더니 무릎 연골이 파열됐고 제거수술을 했다”고 해 안타까움을 안겼다.  
이로 인해 처음으로 공이 무서웠다며 슬럼프를 겪었다는 박지성은 “나에게 패스하지 않았으면 생각했다,당시 축구하는게 무서웠다”며 첫 슬럼프를 떠올리며 “지금까지도 그런 느낌받은 건 처음”이라 했다. 
가장 큰 슬럼프에 빠진 일화도 전했다. 박지성은 “내게 홈팬이 야유를 해, 경기장에서 공이 나한테 오면 야유를 시작해, 네 발에서 공이 떨어져야 아유가 끝났다”면서 무릎 부상보다 아팠던 3만 여명의 야유가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심지어 당시 주장이었던 선수가 인터뷰에서 ‘한국선수 왜 데려왔냐’고 저격하기도 했다는 것. 그는 “나를 한 방에 무너뜨린 한 마디였고, 그런 상황이 몇개월 갔다”며 남모르게 인종차별적인 발언까지 감내해야했던 과거를 전했다. 
그 당시 히딩크 감독이 아무말 안하고 묵묵히 지켜봤다는 박지성은 “시즌 끝나고 전지훈련을 갔고, 개별 면담을 감독님과 하게 했다, 당시 일본에서 이적 제의를 3번 받았지만 감독님이 ‘너를 뺏기고 싶지 않지만 선택은 너의 몫이라 하더라”고 떠올렸다. 
박지성은 “나도 내가 못하고 있는 걸 알았고, 내 본모습은 이게 아니란 걸 스스로 느끼고 있어서 저도 여기서 더 하겠다고 얘기했다”면서 “내가 가진 모든 걸 보여줘도 야유하면 미련없이 가야겠다 마음 먹었다”며 박지성은 자신의 가치를 믿었던 히딩크 감독을 위해 팀에 남았다고 했다.  
이후 이를 극복해 나간 박지성은 UEFA컵 페루자 경기를 꼽으며 “모든 면에서 바뀐 경기, 그 경기 풀타임 끝난 후 내가 실력을 보여주고 있구나 처음으로 느꼈다”면서그 경기를 기점으로 모든 것이 변했다고 했다. 그렇게 슬럼프 극복까지 1년이 걸렸다는 그는 “당시 히딩크 감독도 그의 경기력 회복을 누구보다 기뻐했다”고 흐뭇해했다. 
이후 2005년 영국의 맨유로 이적한 그는 “PSV를 간 후 유럽리그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됐다”고 했다. 이에 유희열은 “맨유입단은 대한민국의 큰 역사”라면서 “맨유경기할 때 유니폼을 사서 경건한 자세로 응원했다, 나도 그게 처음이었다”며 축구의 재미에 푹 빠지게 됐다고 했다.  
박지성은 “당시 유럽에서 뛴 아시아 선수가 흔하지 않아, 부정적인 편견을 깨부숴야한다고 생각했고.그들이 틀렸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실패하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유희열은 유럽에서 선구자 차범근의 존재가 도움이 됐는지 묻자 그는 “외국생활의 고달픔과 경쟁을 느꼈지만, 감독님이 가셨을 때 더 예전이지 않나, 몸소 실력으로 입증하신 분이다”면서 “막연한 상상이 아닌 실질적인 입증은 ‘나도 할 수 있다’는 눈에 보이는 믿음을 주셨다”며 나를 버티게 해준 존재라 했고, 이내 차범근이 함께 출연해 레전드 투샷을 만들었다.  
이후 타국에서 인종차별과 가족들의 희생으로 수많은 업적을 이룰 수 있었던 두번째 이야기를 예고해 벌써부터 기대감을 안기게 했다.
한편, 이날 방송말미 얼마 전 운명을 달리한 또 다른 레전드 영웅,  故유상철 선수의 명복을 빌며 추모했다.
/ssu0818@osen.co.kr
[사진] ‘대화의 희열3’ 방송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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