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 지키며 달려온 벤투호, 최종예선에서 지나친 낙관은 금물 [오!쎈 고양]
OSEN 이승우 기자
발행 2021.06.14 05: 40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제 최종예선 준비에 돌입한다.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낙관론은 금물이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3일 오후 고양종합운동장서 열린 레바논과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H조 최종전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전반 12분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5분 상대 자책골과 후반 20분 손흥민의 페널티킥 골로 역전했다.
한국은 레바논전까지 승리하며 승점 16(5승 1무)로 H조 1위를 확정해 최종예선에 진출했다. 레바논과 역대 전적에서 14전 10승 3무 1패의 우위를 유지했다. 레바논은 승점 10에 머무르며 다른 조 2위팀들과 성적을 비교해 최종예선 진출을 가려야 한다. 

13일 오후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예선 H조 대한민국과 레바논의 경기가 열렸다.  전반 대한민국 벤투 감독이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2021.06.13 /sunday@osen.co.kr

벤투호는 6월 국내 A매치 일정에서 3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며 최종예선으로 향했다. 레바논전 전반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주도권을 쥐고 수월하게 경기를 운영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들끓었던 비판 여론은 어느 정도 잠잠해졌다. 
이제 대표팀은 월드컵으로 가는 최종 관문인 최종예선을 준비해야 한다. 아무리 아시아 지역이라 해도 역대 최종예선에서 한국은 힘겨운 행보를 보였다. 
벤투호 역시 예외는 아닐 것이다. 이미 2차예선부터 상대의 밀집수비에 막혀 고전하는 모습을 노출했다. 특히 레바논을 상대한 2019년 11월 베이루트 원정에서 0-0 무승부를 거두고, 고양에서 만난 두 번째 맞대결에서 선제골을 내주고 끌려갔다. 
최종예선에 접어들면 밀집수비의 늪은 더 깊어질 가능성이 크다. 어떤 국가를 만나든 한국을 상대로 맞불을 놓을 수 있는 팀은 드물다. 게다가 한국이 밀집수비에 고전한다는 것을 확인한 상대는 전략적으로 더 수세적인 운영을 할 수도 있다. 
한국이 레바논에 역전승하며 조 1위-무패로 최종예선에 진출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3일 오후 고양종합운동장서 열린 레바논과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H조 최종전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전반 12분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지만, 후반 5분 송민규의 자책골 유도와 후반 20분 손흥민의 페널티킥 역전골로 승부를 뒤집었다.  이로써 한국은 최종예선 6경기서 5승 1무(승점 16) 무패를 기록, 조 선두로 최종예선에 올랐다.  경기 종료 후 대한민국 손흥민이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1.06.13 /sunday@osen.co.kr
벤투의 축구는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상대 수비를 공략한다. 이날 경기에서 레바논의 밀집 수비를 어떻게든 뚫고 찬스를 만들고, 동점과 역전까지 이뤄낸 것을 보면 기대할 만한 부분이 분명하다. 벤투 감독 스스로도 이미 당한 바가 있으니 분명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것이다. 
엄청난 우려에도 벤투 감독은 여전히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번 3경기에서 1실점을 했는데 결과를 떠나서 우리가 나아가는 과정이 좋았다”라며 “전체적으로 팀을 만드는 과정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스타일을 바꿀 계획은 없다”라는 최종예선 포부를 전했다. 
소신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도한 고집,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은 금물이다. 벤투 감독은 이번 3연전에서 플랜A로 승리를 거뒀다. 스리랑카와 경기에서 새로운 얼굴을 대거 투입했지만 상대 전력을 감안하면 플랜B 발굴의 의미는 크지 않다. 
벤투 감독은 밀집수비 대응에 대해서도 다소 안일한 답변을 내놓았다. 최종예선에서 지금보다 더 강한 상대를 만나면 정상적인 경기 운영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최종예선 상대가 보다 더 강하다면 경기 양상도 달라질 것이다”라며 지금까지 만난 밀집수비를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 
최종예선은 더 이상 시험대가 아니다. 한국 축구에서 가장 큰 목표인 월드컵 진출의 최종 관문이다. 소신을 유지하되 지나치게 낙관적이진 않아야 한다. 부디 최종예선에선 축구 팬들이 마음 졸이지 않게 화끈한 승리를 보여주길 바란다. /raul164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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