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센 사건을 보고 잠도 제대로 못 잤다".
영국 '이브닝 스탠다드'는 14일(한국시간) "과거 비슷한 일을 겪은 데일리 블린트가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심장 마비에 대한 감정을 토로했다"고 보도했다.
에릭센은 지난 13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0) B조 조별리그 1차전 핀란드와 경기 중 갑자기 쓰러졌다. 0-0으로 맞선 전반 42분 왼쪽 터치라인 부근에서 아무런 외부 충격 없이 혼자 쓰러진 에릭센은 동료들이 주변을 둘러싼 가운데 의료진이 실시한 심폐소생술(CPR)을 받았다.

에릭센은 병원으로 후송됐고 다행히 의식을 회복했다. 그러나 팀 닥터가 에릭센이 5분 동안 심정지 상태였다고 밝힌 만큼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심장전문의들은 에릭센이 다시 프로 선수생활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충격적이었던 에릭센의 심장 마비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큰 영향을 줬다. 특히 그의 아약스 시절 동료이자 과거 비슷한 일을 겪은 블린트에게는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블린트는 심장 수술 이후 이식형 제세동기(ICD)를 달고 뛰고 있다.
블린트는 지난 2020-2021 시즌 프리 시즌 헤르타 BSC와 경기에서 ICD의 작동이 멈춰 경기장을 빠져 나가야만 했다. 실제로 본인이 심장 질환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절친한 에릭센의 사건은 그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네덜란드가 우크라이나를 3-2로 꺾은 유로 1차전에서 블린트는 선발로 출전했다. 좋은 경기를 펼친 그는 후반 19분 교체와 동시에 눈물을 보여 화제를 모았다.
경기 후 인터뷰서 블린트는 "에릭센의 일은 나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그가 나랑 친구여서도 있지만 내가 겪어본 봐로는 에릭센의 상황이 너무 끔찍하기 때문"이라고 입을 열었다.
블린트는 "뛰기 위해서 감정 컨트롤이 필요했다. 스스로 선발로 뛴 것이 자랑스러워서 감정이 터져 나왔다"면서 "제대로 잠도 자지 못했다. 에릭센이 덴마크 팀 동료들에게 경기를 하라고 권유해서 나도 뛰기로 결심했다"라고 설명했다. /mcadoo@osen.co.kr
[사진] 이브닝 스탠다드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