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이 자신의 지도자 커리어 첫 번째 아시아무대 도전에 대한 각오를 전했다.
울산 현대는 오는 26일부터 태국 방콕에서 202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F조 경기를 치른다. 울산은 비엣텔FC(베트남), BG빠툼 유나이티드(태국), 상하이 상강(중국)-카야 일로일로(필리핀) 플레이오프(PO) 승자와 같은 조에 편성됐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17일 오후 비대면 미디어데이에 나서 대회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이번에 울산 뿐만 아니라 K리그에서 4팀이 참가한다. 그동안 리그의 위상을 잘 보여줬는데 챔피언으로서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올해도 K리그 모든 팀이 잘 해서 위상을 높였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홍명보 감독은 "조편성은 대체적으로 만족스럽다. PO가 남아있지만 태국에서 홈팀과 경기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대체적으로 만족한다. 선수 구상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홍명보 감독은 "개인적으로는 첫 도전인데 팀으로서는 챔피언으로서 또 다른 도전이 시작된다. 어떻게 보면 예선이고 그 다음에는 16강이 있다. 경기를 준비하는 단계에서 리그가 휴식기에 있다. 팀에서 빠져나간 선수도 있는데 그 부분에서 조화를 잘 맞춰서 준비하고 있다. 6경기를 해야하는데 체력적인 부분을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 태국이 우기이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분도 잘 준비해야 한다"라며 ACL 첫 출전을 준비하는 과정을 설명했다.
울산은 비교적 수월한 조에 편성됐지만 상대의 수비적인 전술을 뚫어내야 한다. 홍명보 감독은 "이호 코치가 태국에서 뛰었었는데 빠툼 같은 팀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팀이라 들었다. 객관적으로는 전력이 떨어진다고 말할 수 있지만 태국이 우기가 시작된다. 그 선수들이 우리보다 좋은 환경이다. 경기장 상황이나 환경을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아무래도 상대가 수비를 내려서 한다는 가정하에 훈련을 하고 있다. 현지에 가서 본격적으로 준비할 때는 꼼꼼하게 선수 장단점을 공유할 생각이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2012 런던올림픽 직전 태국에서 최종 모의고사를 치른 후 본선에 참가해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에 대해 "태국 킹스컵으로 기억하고 있다. 덴마크, 노르웨이 같은 팀들과 만나 우승을 했다. 하지만 그때는 1월이고 지금은 6월이다. 굉장히 덥고 습도도 높다"라고 설명했다.
울산에는 원두재, 이동경, 이동준, 설영우가 올림픽팀 차출 문제로 공백이 생긴다. 홍명보 감독은 "넷 모두 핵심적인 선수다. 각 포지션에서 더블 스쿼드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틀 쉬고 경기를 하는 상황에서 로테이션을 잘 구사해야 한다. 팀으로서 ACL 조별리그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우려했다.
홍명보 감독은 선수로서, 지도자로서 토너먼트에서 확실한 성과를 냈다. 홍 감독은 "단기 대회에선 집중력이나 멘탈적인 부분이 작용한다. 연습 게임을 두 번씩 하게 됐는데 첫 스타트가 좋아야 한다. 단기 대회에 선수들을 집중시키는 것에 대해 다른게 판단해야 한다. 코호트 격리가 예상되어 모든 것이 차단되어 있다.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가 고민거리다. 숙소 생활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ACL 예선에서 또 다른 과제다"라고 말했다.
이어 홍명보 감독은 "아무래도 2~3일 경기를 하다보니 훈련을 많이 하는 것도 어려움이 있다. 코호트 격리 경험이 있다. 현실적으로 훈련을 2번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데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홍명보 감독은 이번 조별리그 선수 기용에 대해 "전체적으로 고려를 하고 있다. 선수 넷이 빠지기 때문에 공격, 중원, 측면 수비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한 선수가 6경기를 모두 뛰는 것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어느 경기에 포커스를 맞출지 고민해야 한다. 초반에 어느 경기에서 승점을 따오는지에 따라 다르다. 그렇다고 완벽하게 11명을 모두 바꾸는 것인지는 말할 수 없다"라는 계획을 밝혔다.
울산은 ACL을 위해 출국을 하기 전 오는 20일 성남FC와 K리그 경기를 앞두고 있다. "준비의 마무리이자 ACL의 시작점이라 생각한다"라며 "주말 성남과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갈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전했다. 이어 "향후 계획에 대해선 머리에 있지만 생각한대로 잘 되진 않는다. 미리 고민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지금 현실에서 어떤 조합으로 나갈지 고민을 하겠다""라면서도 "선수 넷이 빠지기 때문에 대체할 선수들이 부족해 그 부분에 대해서만 생각하겠다"라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은 "대표선수들이 조금 많다. 가장 어려울 때가 휴식기다. 다른 팀은 재정비할 수 있고,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주축들이 모두 빠져나가서 동기부여가 없는 상태다. 그렇지 않은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거제 훈련에서는 새로운 방향성을 잡았다기보다는 팀의 결속력을 다졌던 시간이다. 새로운 선수를 발굴했다기보다 기회가 주어졌을 때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했다"라고 밝혔다.
홍명보 감독은 "PO경기를 직접 볼지는 아직 모르겠다. 태국 방역 지침 문제가 있어서 직접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ACL에 나서는 중국팀들이 젊은 선수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상하이의 명단을 받아봤을 때 어린 선수들이 포함되어 있다. 초반 3경기에서 최대한 많은 승점을 따서 남은 경기를 유연하고, 여유있게 운영하고 싶다. 초반 경기가 중요할 것 같다"라는 계획을 설명했다.
홍명보 감독은 "아무래도 자신감을 가져가는 게 바람직하다. 동시에 자만심은 놓고 가야 한다.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자신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지만 새롭게 시작하는 대회다. 혹시라도 우승팀이라는 자만심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문제가 있을 것이다"라며 방심을 경계했다.
홍명보 감독은 "미드필더가 핵심적인 선수들이다. 윤빛가람, 이청용, 바코 같은 선수, 상무에서 제대한 박용우, 이명재가 있다. 체력적인 면을 잘 유지하면서 준비하고 있다. 미드필더 플레이가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다면 조금 더 나은 전력을 만들 수 있다"라고 밝혔다.
울산은 FA컵 8강에서 양주시민축구단을 만난다. 이에 대해 홍명보 감독은 "경기를 조금 봤다. 박성배 감독이 많은 경험이 있어서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다. 쉬운 경기일 수 있지만 굉장히 어려운 경기가 될 수 있다"라며 "이변이 일어나지 않도록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 빠르게 선취점을 얻는 것이 길이다. 점점 어려운 상황에 빠질 것이라 생각한다. 선수들과 명확하게 준비를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은 "리그는 이제 절반이 돌았고, ACL을 이제 시작이다. 향후 미래에 대해 예측하기는 너무 이른 시간이다. 그런 영광을 누리려면 선수들이 잘 해줘야 한다. 선수들이 행복하게 즐겁게 축구를 할 수 있는 환경과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산을 넘을 수 있는 응집력과 집중력, 긴장감을 유지해야 한다. 분위기에 있어서 계속 유지하는 것이 쉽지는 않은데 내 역할을 다 해야할 것 같다"라는 각오를 전했다.
끝으로 홍명보 감독은 "울산 뿐만 아니라 4팀의 ACL이 시작된다. K리그가 ACL에서 좋은 성적 거둘 수 있도록 성원 부탁드린다. 지난해 챔피언으로서 자긍심을 가지고 대회에 임하겠다"라며 팬들의 응원을 당부했다. /raul164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