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일기'를 빛냈던 배우들이 다시 모였다.
18일에 방송된 MBC 창사60주년 특집 '다큐플렉스 전원일기 2021'에서는 최불암, 김혜자를 비롯한 '전원일기' 배우들이 모여 옛 시절을 추억했다.
최불암은 "한국인하면 어떤 생각을 할까 표현하고 싶었다"라며 "동네 어른이다. 마을을 사랑하고 마을 사람을 사랑하고 농토를, 우리의 역사를 사랑하고 이런 틀 속에 아버지 노릇을 했다"라고 말했다.
김혜자는 "'전원일기' 때문에 나는 성숙한 인간이 됐다. 그래서 전원일기가 내 인생에 나타나준 게 너무 고맙다"라며 "나는 '전원일기'에 나왔던 배우들 모두 이 다음에 죽으면 어디에서 다시 모일 것 같다. '전원일기' 찍을 때 얘기를 하며 우리 참 행복했다고 얘기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날 김혜자는 "자꾸 농촌드라마라고 하는데 농촌드라마 아니다. 휴먼드라마다"라고 말했다. 배우들은 '전원일기'의 김정수 작가를 떠올렸다. 당시 김정수 작가는 인터뷰를 통해 "고향은 그리움이다. 산천만을 말하는 게 아니고 산천에서 자라 추억을 공유한 인물과 공간이 합쳐져 만들어진 공간이 고향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김수미는 "시청률이 60%가 넘었고 그 당시 비디오 수출이 어마어마했다고 하더라. 해외에서 1위였다고 들었다"라고 말했다.
최불암은 "녹화를 하려고 대본을 보는데 가슴이 먹먹해지는 씬이 있었다"라며 "아기가 제주도 감수광 노래를 부르면서 깡통을 놓고 있었다. 너는 부모가 없냐라고 물으면 대답이 없었다. 왜 동냥을 하냐고 물어봤더니 밥을 먹으려고 했다고 했다. 그래서 그 아이를 집으로 데려왔다"라고 말했다. 그 아이가 바로 '금동이'였다.

이후 금동이의 성장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금동이의 엄마는 뒤늦게 금동이를 찾으러 왔고 김혜자가 연기한 이은심은 눈물을 삼키며 친엄마에게 보내려 했다. 최불암은 "방송 나가고 회사를 나갔더니 동기들이 밤에 잠 한숨 못 잤다고 하더라. 시청자들의 전화가 쏟아졌다고 하더라. 다음 날 우편배달하시는 분이 편지를 가져왔는데 다 최불암에게 온 팬레터였다"라고 말했다.
김회장의 식구들이 금동이를 아들로 입양한 후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최불암은 "나는 작가의 필 끝에서 노는 사람인데 내가 이런 마음을 갖고 있었겠나. 이건 김정수가 쓴 거라고 말했다. 하지만 모두 다 내가 잘한 일이라고 했다. 미안했다"라고 말했다.
이후 '전원일기' 식구들은 어린이재단에서 적극 봉사에 나섰고 후원이 이어졌다.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 최불암은 "김정수 작가 때문에 하게 된 어린이재단 일을 지금까지 하는 게 내 인생 최고의 보람이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이날 '전원일기' 김회장 댁 세 며느리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모습이 예고돼 궁금증을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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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MBC '다큐플렉스 전원일기 2021' 방송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