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정, 눈물로 밝힌 엄마 故정애란 "촬영 못 갈까 폐암 투병 숨겨"('전원일기')[종합]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1.06.26 09: 51

고(故) 정애란 배우의 딸인 연기자 예수정이 '전원일기 2021'에서 엄마를 떠올렸다.
지난 25일 방송된 MBC 창사 60주년 특집 '다큐 플렉스-전원일기 2021'(이하 '전원일기 2021')은 2부 '봄날은 간다' 편으로 꾸며졌다. 특히 이날 '전원일기 2021'에서는 국내 최장수 드라마 '전원일기' 출연자 중 가장 어른이었던 정애란의 이야기가 등장했다.
정애란은 '전원일기'에서 할머니 역을 맡아 열연한 인물. 그는 2002년 '전원일기'가 종영할 때 폐암 투병 중이었음에도 이를 숨기고 촬영에 임할 정도로 작품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결국 그는 작품 종영 3년 후인 2005년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정애란이 남긴 열정은 여전히 '전원일기' 출연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었다. 이에 고두심, 박순천 등 '전원일기' 속 배우들은 실제 정애란을 어머니이자 할머니처럼 믿고 따랐다고 입을 모았다.
친딸인 예수정이 기억하는 정애란 배우 역시 누구보다 '전원일기'를 아꼈다. 예수정은 '전원일기 2021'에서 "어머니가 '전원일기' 녹화 이틀 전에 꼭 시장에 가셨다. 후배들과 같이 먹을 도시락을 싸가는 게 중요한 분이셨다"라고 밝혔다. 그는 "내가 이 나이가 되니 이해가 된다. 후배들이랑 같이 밥 먹는 게 얼마나 좋은 건지. 그래서 (엄마도) 직접 나가서 재료 사고 도시락 싸는 걸 소풍처럼 행복해 하셨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특히 예수정은 엄마가 '전원일기' 촬영을 계속하기 위해 폐암 투병까지 숨긴 일을 고백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그는 "당시 내가 가족들과 독일에 있을 때였다. 저한테도 엄마가 (폐암 투병을) 말을 안 하셨다. 시어머니께서 신문에서 엄마의 폐암 소식을 보고 국제 전화를 해주셔서 알게 됐다"라며 울컥했다. 
예수정은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 엄마가 아무도 모르게 일을 해야 하니까 혼자 2박 3일씩 병원에 입원하고 촬영하러 가기도 하셨다"라며 눈물을 훔쳤다. 이어 "그 정도로 강한 분이었다. 처음에는 제작팀, 동료분도 아무도 몰랐을 것"이라며 투병 중에도 촬영에 임한 엄마 정애란을 떠올렸다.
실제 정애란은 '전원일기' 촬영 막바지에 시야가 흐려져 사물을 제대로 분간하기 어려운 지경까지 이르렀다. 그럼에도 맡은 역할은 완벽하게 해내려 애썼다고. 
이에 박순천은 "(정애란) 선생님 촬영을 먼저 하려고 해도 본인 때문에 피해를 주거나 하는 걸 한사코 싫다 하셨다. 그래서 나중엔 저희가 거짓말을 했다. '선생님 저희 사정 때문에 선생님이 먼저 찍으셔야 한다'라고. 그만큼 강한 분이셨다"라고 회상했다. 
더불어 김혜자는 "그때는 우리 위에 연기자분들이 별로 없으셨다. 위에 정애란 선생님 한 분 계셨던 것"이라며 "누가 (연기를) 한다고 다 똑같지 않다. 어떤 눈을 갖고, 어떻게 대사를 하느냐. 그런 연기자분이 있으니까 빛이 났다"라고 말해 울림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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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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