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일 개막하는 '호텔인터불고원주 월드 3쿠션 그랑프리 2021(이하 인터불고 WGP)'는 당구 종목으로는 파격적인 상금 규모(약 4억 2000만 원, 우승상금 1억 원)로 각광을 받았다. 이와 함께 타이틀 스폰서로 나선 인터불고 그룹(회장 김삼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터불고 WGP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020년 2월 안탈리아 당구월드컵 이후 17개월만에 열리는 세계캐롬연맹(UMB) 대회다. 세계랭킹 1위 딕 야스퍼스(네덜란드)를 비롯해 '당구황제' 토브욘 블롬달(스웨덴), '가가멜' 다니엘 산체스(스페인) 등 3쿠션 귀재들의 기량을 다시 한 번 만끽할 수 있는 기회다.
인터불고는 냉장, 유통, 호텔 등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 그룹이다. 1979년 창업주 권영호 회장이 원양어업 사업으로 시작, 1980년 인터불고S.A를 설립하며 시작된 인터불고 그룹은 벌써 42년째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사진]김삼남 인터불고 그룹 회장 /파이브앤식스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1/06/29/202106290327774484_60da1b2625b45_1024x.jpg)
언뜻 인터불고와 스포츠는 크게 접점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인터불고 그룹을 이끌고 있는 김삼남 회장은 이번 대회에 과감한 투자를 약속했다. 김 회장과 만나, 어떻게 인터불고 그룹이 스포츠, 그 중에서도 당구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인지 들어봤다.
-인터불고가 스포츠에 관심을 보인 이유가 있나
▲인터불고 그룹은 호텔 사업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스포츠와 인연도 있다. IB스포츠를 만들어 스포츠 전문 영역에 진출하기도 했다. 그런 만큼 스포츠 시장에 대해 꾸준하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스포츠를 좋아한다. 스키, 암벽등반, 승마 등 다소 역동적인 스포츠를 즐긴다. 당구는 최근 지인들 사이에서 붐이 일고 있더라. 마침 제안을 듣고 호텔인터불고 원주의 리모델링과 맞물리는 시기인 만큼 과감하게 투자하자고 해서 이뤄졌다. 이번 대회가 원주시는 물론 전체 당구 마니아층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인터불고가 인구 30만명 정도인 원주시에서 호텔 사업을 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원주시는 2005년 기업도시와 혁신도시를 동시에 유치했는데 그 필수 조건 중 하나가 5성급 호텔 유치였다. 때문에 당시 김기열 원주시장이 인터불고 측에 적극 요청하면서 성사됐다. 사실 당시 인구 20만 명에 불과했던 도시에 5성급 호텔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특이한 경우라 할 수 있다. '인터불고(inter burgo)'는 스페인어로 '화목한 마을'을 뜻한다. 지방 위주 호텔 사업을 운영하던 인터불고는 지역 상생, 사회환원 차원에서 원주에 호텔을 짓기로 결정했다.
-호텔인터불고 원주는 리모델링을 하고 있다
▲거의 끝났다. 원주시가 관광도시로 변모하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 많다. 그런 원주시의 비전을 볼 때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때문에 70~80억 원 규모의 리모델링 작업에 나섰다. 호텔인터불고 원주 옥상에 지은 아이스링크는 원주의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믿고 있다. 이번 대회는 아이스링크가 들어 설 곳에서 치러진다. 이곳은 앞으로 컬링, 아이스하키, 쇼트트랙 등 동계 종목 관련 유치도 가능하다.
-코로나 시대에 리모델링 투자는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어려운 가운데서 투자를 하는 것이 위험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단계를 보고 투자를 하면 유지는 된다. 하지만 큰 수익을 창출하기는 힘들고 앞으로 가치를 이어가지 못한다. 인터불고 원주에 투자를 결정한 것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도 같은 패배자가 될 수 있다. 힘들다고 주저 앉지 말고 시작하자'는 생각 때문이었다. 결국 3월부터 계속 흑자를 올리고 있다. 웨딩사업과 골프장에서 수익이 이어지고 있다. 스포츠도 그런 맥락이다. 1+1은 눈에 보이는 것이지만 1+10이 될 수 있는 것이 마케팅이라고 본다. 때문에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구전 마케팅은 끝이 없다고 본다. 남과 똑같이 하면 혁신이 될 수 없다.
-아이스링크를 통해 어떤 수익이 창출되나
▲아이스링크 투자 대비 직접적인 수익은 크지 않다. 하지만 부가적인 수익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예를 들어 동계 대회나 훈련을 유치할 경우 호텔의 숙박시설과 연계가 될 수 있다. 1200평에 관중석이 800석 규모이고 돔으로 지었다. 그 밖에도 다양한 크기의 컨벤션을 갖추고 있다. 가장 큰 것이 1200석이고 300석 3개, 150석 4개 등이다. 때문에 아이스링크가 시발점이 돼 장기적으로 호텔에 다양한 수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보고 있다.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대회를 위한 훈련 및 대회 장소 제공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 김삼남 인터불고 그룹 회장 /파이브앤식스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1/06/29/202106290327774484_60da1b2694d51_1024x.jpeg)
-스포츠를 통해 이익을 얻는 것은 쉽지 않다.
▲스포츠 문화 사업은 속된 말로 '도깨비 방망이'라고 생각한다. 잘되면 '대박'이지만 안되면 '쪽박'이다. 문제는 어떻게 환경을 잘 만들어가는가이다. 인터불고는 해외 본사가 유럽에 있다. 때문에 유럽과 관련된 콘텐츠가 강점이고 많이 보유하고 있다. 와인, 승마, 요트가 향후 스포츠와 문화 산업을 이끌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보령시와 요트장 유치 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경제인들은 과연 이득이 있는가를 먼저 생각하지만 결국 지속성을 가져야 한다.
-이번 대회는 테스트벤치 혹은 테스트베드 성격인가
▲그런 셈이다. 호텔인터불고 원주가 앞으로 스포츠를 통해 어떤 수익을 가져다 줄 수 있을지 이번 대회를 통해 어느 정도 엿볼 수 있다고 본다. 이번 대회 개최가 당장 인터불고에 큰 이득을 가져다 준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여러 상황상 가보지 않은 길을 결정할 수 없기 때문에 세계적인 당구 대회를 인터불고 원주의 미래 설계 동력으로 삼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손실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빈공간을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염려할 수준은 아니다. 장기적으로 아이스링크를 이용해 꾸준하게 대회를 유치할 생각이다.
-이번 대회는 한시적으로 열리는 것인가
▲그렇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이번 대회도 중요하지만 원주를 상징할 수 있는 대회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국제대회면 더 좋다. 이런 대회의 지역 고착화를 위해서는 지자체의 도움도 필요하다. 파이브앤식스와 원주시 사이의 가교 역할을 위해 인터불고가 노력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앞으로 이 대회가 매년 호텔 인터불고 원주에서 개최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래서 원주시를 상징하는 대회가 됐으면 한다.
-개인적으로도 당구를 즐기는 것으로 안다
▲대학 친구 중 인천 지역에서 당구클럽을 하는 운영하는 친구가 있었다. 그래서 몇 번 놀러갔는데 그 친구가 어느날 4구를 치다가 내게 '그것도 못치냐'면서 큐로 내 머리를 탁 때렸다. 그게 충격이었고 내 승부욕에 불씨를 당겼다. 그 이후 방학 때마다 당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당구를 쳤고 1년 만에 300점을 만들었다. 날짜도 잊어버리지 않는다. 2월 13일 그 친구에게 도전했다. 그리고 2대1로 이겼다. 그리고 당구 큐를 놨다. 이후 10년 동안 안치다가 동호회에서 가끔 한 번씩 4구를 쳤는데 감이 오더라. 400점을 놓고 쳐도 잘 안진다. 요즘은 지방 출장이 많아 칠 기회가 많지 않다. 하지만 주변의 저명하신 분들 사이에서 당구 붐이 일었더라. 그래서 틈틈이 함께 당구를 즐기며 추억을 공유하고 있다.
한편 '인터불고 WGP'가 무관중으로 열리지만 빌리어즈 TV, 지상파 MBC, KBSNSPORTS, MBCNET, 아프리카, 네이버, 카카오, 유튜브 등 다양한 채널이 중계를 약속했다. 특히 해외에도 생중계 된다는 점에서 호텔인터불고 원주와 원주시에 모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