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타샤 로마노프(스칼렛 요한슨)의 숨겨진 과거와 이제는 세상을 떠난 현재의 모습을 ‘블랙 위도우’에서 만날 수 있다.
예쁘지만 화려한 장식물 같았고 수동적이었던 한 명의 여성 캐릭터가 여러 인물을 만나고 다양한 일들을 겪으면서 비로소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 ‘아이언맨 2’(2010) 이후 11년 만에 이뤄진 완결형 여성 서사다.
나타샤가 ‘어벤져스’의 일원이 되기 전 과거, 어엿한 멤버로서 활약하다가 동료 호크아이(제레미 레너)를 도와 희생한 이야기를 마주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존재한다.

지난 22일 서울 이촌동 용산 CGV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블랙 위도우’(감독 케이트 쇼트랜드, 수입배급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의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국내에 첫 공개됐다.
멜리나 보스토코프(레이첼 와이즈), 레드 가디언(데이빗 하버)의 보호를 받던 어린 나타샤는 어느 날 갑자기 레드룸이라는 이름의 단체에 납치된다.
자신처럼 전 세계에서 발탁된 어린 여성들은 정신적으로 세뇌 당하고, 육체적으로 고된 훈련을 받으며 최정예 요원으로 길러진다. 옐레나 벨로바(플로렌스 퓨) 역시 나타샤와 비견될 최고의 스파이 요원으로 성장한다.
두 사람은 레드룸의 어두운 실체와 그들이 꿈꿔온 성대한 계획을 뒤늦게 파악한 뒤 정신을 차린다.

‘아이언맨2’에 첫 등장했던 블랙 위도우(스칼렛 요한슨)의 과거사는 앞서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에서 잠깐 공개됐던 바. 그녀는 어린 여성들을 스파이, 첩보요원으로 육성하는 러시아 레드룸에서 혹독하게 자랐고 심지어 자궁적출술까지 받았다. ‘블랙 위도우’에서는 한층 더 깊숙이 들어가 위도우의 아픔까지 현미경으로 들여다 본다.
모든 일을 꾸민 빌런 드레이 코프(레이 윈스턴)에 맞선 블랙 위도우는 자신과 동료는 물론, 핍박받는 전 세계 여성들과 함께 하고자 한다.

스칼렛 요한슨과 플로렌스 퓨의 격투신, 그리고 레드룸 멤버를 연기한 여성 배우들의 ‘군무 액션’ 시퀀스가 시선을 붙잡는다. 이들의 맨몸 지상 액션부터 공중을 오가는 대규모 스케일의 액션까지 모든 걸 담아낸 액션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겠다.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에서 블랙 위도우는 자신의 목숨을 희생해 호크 아이가 소울 스톤을 획득하도록 도왔다. 허망하게 세상을 떠났던 블랙 위도우의 현재 이야기가 ‘블랙 위도우’ 속 쿠키 영상을 통해 짤막하게 그려져 영화를 보는 재미를 높였다.
개봉은 7월 7일 오후 5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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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