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는 사랑을 싣고’에서 백일섭이 아픈 가정사부터, 평화를 위해 싸운 모범적인 학창시절을 공개한 가운데, 이 프로그램도 감동과 재미를 안기며 유종의 미를 거두웠다.
30일 방송된 예능 KBS2TV 예능 ‘TV는 사랑을 싣고’가 종영했다.
이날 MC들은 전성기 시절 광고계를 휩쓸고 다녔던 57년차 대배우 백일섭을 소개했다. 여전히 소년처럼 등장한 백일섭은 "당시 별명이 명동 빗자루(?)였다. 명동에서 예쁜 여자를 쓸고 다녔다는 거다”면서 20대 시절을 추억했다. 소위 마초남이었다고.
김원희는 "이 분은 1회 때 의뢰를 해주셨는데 무려 3년 만에, 121회 만에 모시게 됐다”면서 백일섭의 모교인 서울 용문고등학교를 언급, 이 학교는 백일섭 외에 유재석, 한석규, 김상중, 황선홍 등 많은 스타를 배출한 학교다.
전남 여수 출신인 백일섭의 학창시절을 돌아봤다. 백일섭은 “우리 어머니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우리 아버지와 이혼을 하고 서울로 올라오셨다”면서 부모님의 이혼으로 어머니를 따라 서울로 정착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래 마도로스가 되려고 수산고등학교를 갔다, 고기 잡으러 선장도 되는 곳”이라며 1학년을 다니고 상경하게 됐다고 했다. 백일섭은 "‘고향을 떠나는 구나’ 싶었다”면서 “바쁜 아버지와 의붓어머니에 핍박도 많이 받아 아무런 미련도 없었지만, 고향을 떠난다는 게, 울면서 왔다”며 어린시절을 회상했다.

백일섭에게 찾고싶은 인연을 물었다. 자신의 전교 1등 친구 심준보를 찾고 싶다며 회상, 이어 백일섭의 모교로 이동했다. 60년된 졸업앨범을 훑어보던 그는 “우리 홈 멤버”라면서 “당시 학교가 힘 약한 사람들 괴롭힌 사람들 많아, 전학 첫날 친구가 학교 잘 아냐고 물어봤고 잘 모른다고 하니까 험한데니까 조심해야한다고 하더라”며 문제가 많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불량학생들이 조심하라고 주의를 준 친구를 막 때리는데 내가 못 돌아봤다, 많은숫자를 당할 수 없었다”며 도와주지 못했던 순간을 후회했다.
이후 달라졌다는 백일섭은 “친구가 당하는 걸 보고 팻말쓰고 다녔다, 전라도 출신 모이자고 해, 학교 평화를 위해 나섰다”면서 그렇게 호남 출신인 고향 친구들이 하나둘씩 모였다는 그는 “책가방에 쇠파이프 하나씩 들고 다녔다, 만약을 위해서”라면서 “불량 학생들 보이면 괜히 꺼내서 보여줘, 그냥 다시 넣었지만 나를 위한 방어용이었다”며 이후교내 평화를 위해 애썼다며 상도 받았다고 했다.
또한 많은 친구들 중 썸 탔던 한 여학생을 떠올린 그는 “당시 마음에 든 여자친구가 있어, 뽀뽀한 번 하려는데 눈이 번쩍 뜨게 되더라, 귀싸대기를 맞았다, 무안했다”며 그렇게 인연이 끝났다는 에피소드도 전했다.
식사하러 이동했다. 어린시절 아홉살에 어머니와 헤어졌다는 그는 “어머니가 아들과 이별을 건넸는데, 난 엄마가 금방 다시 올 줄 알고 ‘잘가’라고 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후 1961년 여수를 떠나 상경했다는 그는 “문제는 어머니가 서울에서 재혼하셨고, 우리 아버지도 아내가 많았다, 새 엄마가 2~3명 있었다”면서 “여수에선 다른 엄마에 대한 상처, 서울에서 다른 아버지에 대한 상처로 혼란스러웠다”며 그렇게 친구들로부터 외로움을 채웠다고 했다.
60여년 전 고교생 백일섭 만난 소감을 묻자 그는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이 난다, 18살 나에겐 정이 고팠고, 외로움이 가득했다”면서 “친구들과 있으면 웃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만큼 간졀한 친구와의 만남. 친구 심준보를 만날 수 있을지 기대를 안은 가운데 백일섭은 “오랜만에 추억 소환하고 싶고 보고싶다”고 말했다.
59년 만에 친구를 만날 수 있을지 기대 속에서 백일섭이 마지막 장소에 도착했다. 백일섭은 “갑자기 더 그리워지는 친구 , 고등학교 졸업하고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며 긴장 반, 설렘 반 모습을 보였다.
이어 백일섭은 조심스럽게 친구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인기척이 없자 백일섭은 “안 오나봐”라며 긴장, 마침내 친구가 모습을 드러내자 백일섭은 반갑게 친구를 맞이했다. 59년 만에 만난 두 사람이었다.
백일섭은 “보고싶다고 네 얘기 많이 했다”며 친구를 반겼다. 이어 백일섭은 친구와 막걸리를 주고 받았고, 난 10년 전 아내와 사별했다는 친구는 백일섭을 향해 “얜 졸혼해서 혼자 살더라”며 근황을 익히 알고 있었다고 했다.

이어 과거 학창시절을 회상한 그는 “처음 봤을 때 일섭이가 불량학생인 줄 알았다,남다른 체구와 강렬한 인상때문”이라면서 “중간에 전학오니 딴데서 사고치고 온 줄 알았는데 막상 지내보니 아니더라, 친구들에게 인기가 좋은 친구였다”고 회상했다. 오랜만에 만나 더욱 소중한 인연이었다.
무엇보다 이날 마지막 게스트인 백일섭 끝으로 'TV는 사랑을 싣고'의 종영을 알리며 재미와 감동 가득한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ssu0818@osen.co.kr
[사진] ‘TV는 사랑을 싣고’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