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희열3’에서 양희은이 출연해 악덕 제작자인 킹박과의 끈질긴 인연을 언급, 심지어 미국 뉴욕에서 난투극을 벌였던 일화를 전해 놀라움을 안겼다.
1일 방송된 KBS 2TV 예능 ‘대화의 희열3’이 전파를탔다.
이날 양희은이 송창식 덕분에 노래를 시작하게 된 일화를 전한 가운데, ‘킹 레코드’ 박사장과의 악연을 언급했다. ‘킹박’은 당대 최고 가수들의 음반을 제작했던 인물이다. 양희은 역시 “전설같은 제작자 박성배, 킹박이다, 사람들 기절시킬 정도의 촉이 좋은 사람이었다”며 떠올렸다.
양희은은 당시 ‘오비스 캐빈’에서 라디오 피디들이 왔었고, 자신의 노래를 기록으로 남겨야 된다고하며 라디오 PD들 주선으로 킹박과 만나게 됐다고.
양희은은 “그렇게 첫 앨범부터 대박이 터졌다 , 당시 신부님에게 250만원을 갚기 위해 바로 킹박에게 돈을 요구했고, 이후 8년간 돈 한 푼 못 받고 녹음했다”며 말도 안 되는 조건으로 그와 작업했다고 했다. 1970년대만 앨범 11장을 냈다는 양희은에 패널들은 “어마어마한 수익을 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양희은은 “이건 아니다 생각해 큰소리치고 싸웠다, 약속을 하고나서 킹박이 사라졌다 돌연 레코드사 폐업하고 미국으로 갑자기 도망갔다”며 말 그대로 ‘먹튀(먹고 퀸)’를 당했다고 했다.
그리고 몇년 뒤 우연히 뉴욕에서 마주쳤다는 양희은은 “콘서트하면 돈 주겠다고 해, 당신같은 거짓말쟁이 보고 싶지 않으니 꺼지라고, 뉴욕 한 복판에서 싸웠다”고 했다.
한국에 돌아와 암판정 수술을 받았다는 양희은은 “나중에 암선고받은 걸 킹박이 알았고, 시내 한 복판에 ‘시한부 3개월’이란 현수막을 걸었다”고 하자,모두 “10년간 모든 앨범 수익을 가져다 놓고 내 암투병을 이용해서 장사를 하냐”며 분노했다.
양희은은 “그러더니 킹박이 새 노래를 내라고 했고 결국 또 만나게 됐다, 김희갑 선생에게 ‘하얀목련’이란 곡을 받았다”며 당시 양희은이 암선고 받은 심정을 담은 곡을 썼다고 했다. 양희은은 “이후 그 사람과 그걸로 끝냈다”며 악연을 그렇게 끊었다고 했다.
양희은은 “당시 가수에겐 인세, 저작권 등 없었다, 노래의 품을 팔고 월급은 받는 것이 전부, 우리 입장에선 제작자는 다 도둑이었다”면서 “다만 킹박은 스튜디오 시간을 무제한으로 줘, 가수에게 창작의 자유를 주긴했다 대신 돈은 안 줬다”고 했다.
나중엔 킹박이 세상은 떠난 소식을 들었다는 양희은은 “킹박의 딸이 대신 내게 연락해 용서를 구했다, 사실 용서할 것 없어, 좋지도 싫지도 않다”면서 “일단 내 커리어를 열어준 사람 “이라며 묘한 그와의 인연을 떠올렸다.
이에 유희열 역시 “이런 얘기 (방송에서) 처음한다”면서 “토이 2집 앨범 발매 후제작자가 ‘토이’ 이름으로 다른 곳과 계약해, 내 인감도장으로 계약해 사기를 당했다”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유희열은 “다른 회사로 나를 넘기고 돈만 받은 뒤에 갑자기 없어져, 미국으로 도망갔다,근데 알고보니 휴게소에서 고스톱을 친다는 소문을 들었다”며 역시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고 했다.
유희열은 “난 노래를 잘 못하기 때문에 인생에서 꿈은 음반 1장 내는 것, 그 꿈을 이루고 군을 입대하는데, 이승환, 윤종신에게 곡을 줬고, 그 제작자가 내가 제대하는 날 데려가 톱스타들과 환영파티했다”면서 “나중에 그 제작자가 같이 음반하지 않겠냐고 해,당시 여자친구도 해보라 했고, 그렇게 뮤지션 길이 열렸다”고 비화를 전했다.
모두 현재 진행형 양희은 얘기를 궁금해했다. 2014년부터 후배들과 컬래버레이션 ‘뜻밖의 만남’ 프로젝트 음악을 만들고 있다는 그녀의 근황에 모두 “2021년 가수가 될 수 있는 저력이다”며 놀라워했다.
이 프로젝트의 시작을 묻자 양희은은 “사실 후배들이 먼저 나에게 제안했다, 변화를 시도해보면 어떨까 싶었고, 오랜 동료가 제안해 선뜻 받아들였다”면서 그렇게 후배들을 모아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이라 했다.
유희열은 “스케치북에선 아이유 ‘밤편지’를 불렀다”고 언급하며 “그때 아이유가 깜짝 놀라며, 이 곡이 이런 곡이구나 느꼈다고 하더라, 속으로 이 분에게 곡을 써야겠다 느꼈다”며 양희은과의 작업을 약속했다.
그러면서 유희열은 “20년이 넘게 인연을 이어오는데, 처음엔 솔직히 무서웠다,하지만 요즘은 편안해 보인다”고 하자, 양희은은 “자연스럽게 놓아진다, 세월에 깎여 뭉틀어진다”면서 “다 괜찮다, 그러라 그래, 그럴 수 있어”며 자신의 유형어를 던지며 유쾌하게 토크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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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대화의 희열3’ 방송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