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 "손흥민에게 고맙고 미안, 부상 보호 차 고심 끝 제외" [일문일답]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21.07.02 16: 37

"손흥민에게 고맙고 미안, 부상 보호 차 고심 끝 제외."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2일 오전 도쿄올림픽 최종 엔트리 22인을 확정하고 처음으로 담금질에 들어갔다. 
앞서 황의조, 권창훈, 김민재 등 와일드카드 3인을 포함한 18인을 선발했던 김학범호는 FIFA의 엔트리 확대에 따라 이날 안찬기, 이상민, 강윤성, 김진규를 추가 발탁하며 최종 명단 구성을 마쳤다.

김학범호는 오는 13일 용인서 아르헨티나, 16일 서울서 프랑스와 최종 모의고사를 치른 뒤 17일 결전 장소인 도쿄로 출국한다.
김학범 감독은 이날 오후 파주 NFC서 열린 기자회견서 손흥민을 와일드카드서 제외한 이유를 밝혔다. "손흥민에게 고맙고 굉장히 미안하다”고 말문을 연 그는 “나에게 손흥민을 뽑는 건 가장 쉬운 선택이다. 그럼에도 뽑지 않은 건 우리가 보호하고 아끼고 사랑해줘야 할 선수이기 때문이다. 올해만 해도 51경기, 3996분을 뛰었다. 향후 우리의 평가전과 경기 일정을 봤을 때 못 뽑더라도 보호해야 했다. 누적된 피로로 부상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밤새도록 회의 끝에 제외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김학범 감독과 일문일답.
-최종 명단 확정 후 첫 훈련인데.
▲이전엔 발을 맞춰왔던 선수들이라 체력 훈련 위주로 했다면, 이번엔 맞춤형 훈련을 할 것이다. 정해져 있는 상대를 컨트롤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겠다.
-세트피스 전담 키커와 막내 이강인으로서 기대감은.
▲원래 왼발잡이는 이동경 한 명이었는데 이번엔 왼발잡이가 3명이다. 오른발잡이와 함께 활용해서 여러 가지 세트피스를 준비 중이다. 왼발잡이 세트피스 키커로 활용가치가 높을 것이다.
-4명 추가 발탁 기준과 스쿼드 운용 계획은.
▲4명이 늘어났어도 같이 했던 선수들이라 큰 변함은 없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큰 포지션이 있는데, 로테이션을 할 수 있어 큰 다행이다.
-토트넘의 차출 허락을 받은 손흥민을 제외한 이유는.
▲손흥민에게 고맙고 미안하다. 굉장히 미안하다. 처음 의지를 확인했을 때부터 의지를 보여줬었고, 직접 전화를 걸어서 허락을 받은 것도 고맙다. (차출을) 허락해준 토트넘 구단도 정말 고맙다. 여러 가지 차원에서 뺐다. 난 손흥민을 뽑는 게 가장 쉬운 선택이다. 그럼에도 뽑지 않은 이유는 우리가 보호하고 아끼고 사랑해줘야 할 선수다. 나 역시 마찬가지로 손흥민을 존중하고 좋아한다. 인성 등에서 굉장히 좋은 선수다. 진짜 길게 봤을 때 우리의 훈련 일정과 도쿄에서의 경기 일정을 봤을 때 분명히 혹사시켜야 한다. 내 마음도 굉장히 아프다. 손흥민은 근육질이 정말 좋은 선수인데 프리미어리그를 뛰면서 이상 징후가 보였다. 3라운드와 29라운드서 햄스트링에 이상을 보였다. 스프린트를 하는 선수에겐 취약점이다. 앞으로도 누적된 피로로 부상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쉬운 선택을 하지 않고 어려운 선택을 한 이유는 모든 결정도 내가 하지만, 모든 책임도 내가 지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부상을 입으면 그 책임은 내가 지기 어렵다. 내가 책임질 일만 하고 싶다. 올해만 해도 51경기, 3996분을 뛰었다. 향후 우리의 평가전과 경기 일정을 봤을 때 못 뽑더라도 보호해야 했다. 프리미어리그는 물론, 9월 월드컵 예선 등을 앞두고 한국 축구의 인재를 잃어버릴까 밤새도록 회의 끝에 결정했다. 다시 한 번 손흥민에게 고맙고 미안하다.
-올림픽 직전 강호 아르헨티나와 붙는데.
▲강호와 붙어 굉장히 만족스럽다. 문제점을 찾아서 대비해야 올림픽에 나가서 자신감을 찾을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에서도 우승후보인 아르헨티나, 프랑스와 평가전을 추진했다. 자신감과 문제점을 동시에 찾겠다.
-김민재의 합류 불발 변수도 있는데.
▲대비책으로 플랜 B를 세워놨다. 플랜 A가 안 되더라도 포기하긴 쉽지 않았다. 하는 데까지 해보고 플랜 B를 가동할 생각이다.
-이상민이 추가 발탁됐다. 주장 교체 가능성은.
▲아직 생각을 못해봤다. 코칭스태프와 회의해서 결정하겠다. 조금만 일찍 결정났어도 이런 어려움을 안 겪었을 텐데 반나절 만에 바뀌어서 아직 회의를 못했다.
-추가 발탁된 4명에게 동기부여할 생각이 있는지.
▲먼저 사죄부터 하려고 한다. 이틀 동안 많은 좌절과 실망감을 느꼈을 것이다. 미팅 때 먼저 미안하다고 하고 싶다. 선수들에게 ‘순간의 내 선택이 잘못됐다는 걸 보여주는 게 나에게 되돌려주는 일이다’라고 말할 것이다.
-벤투호가 월드컵 최종예선서 중동 팀들과 만나는데.
▲박지성을 좋아하지만, 그의 이력을 보면 조금만 관리했어도 더 많은 시간을 대표팀서 보냈을 것이다. 유럽은 2~3시간 비행기를 타면 되지만, 한국은 7000km 이상을 날라와야 한다. 바로 시차 적응하고 경기도 뛰어야 한다. 중동도 굉장히 짜증나는 축구를 한다. 선수들이 잘 이겨내면 되지만, 최근 레바논전도 굉장히 힘든 경기였다. 특히 중동 팀과 경기할 때 안 풀리는 이유다. 그런 부분을 잘 극복하면 나쁘지 않은 조인 것 같다. 이동 부분을 어떻게 컨트롤 할지가 중요하다./dolyng@osen.co.kr
[사진] 파주=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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