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구가 세계 8위 리투아니아의 벽에 무너졌다.
조상현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대표팀은 7월 2일 새벽 1시 30분(한국시간) 리투아니아 카우나스 잘기리오 아네나에서 개최된 ‘2020 도쿄올림픽 남자농구 최종예선 A조 2차전’에서 홈팀 리투아니아에게 57-96으로 크게 졌다. 2패를 당한 한국은 탈락이 확정되며 도쿄올림픽 본선진출이 좌절됐다.
힘의 차이가 분명한 경기였다. 한국은 리바운드에서 26-53으로 두 배 이상 밀렸다. 한국최고의 리바운더 이승현이 박스아웃도 버거워하며 리바운드 하나에 그친 것은 충격이었다. NBA스타 요나스 발렌츄나스(15점, 13리바운드), 도만타스 사보니스(9점, 10리바운드)는 20분 내외 짧은 시간만 뛰고도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가장 큰 문제점은 가드진의 역량차이였다. 리투아니아의 엄청난 압박에 밀린 한국은 백코트를 제대로 넘어오는 것도 힘겨웠다. 그나마 체격조건이 비슷한 이대성은 자기 플레이를 했지만 저조한 슈팅으로 야투 1/11을 기록했다. 한국선수 중 가장 개인기가 좋은 변준형은 실수를 연발하며 무득점으로 통하지 않았다.
한국수비를 찢은 선수가 바로 193cm의 장신 포인트가드 로카스 요쿠바이티스(21, 잘기리스)였다. 리투아니아의 떠오르는 스타인 그는 홈팬들 앞에서 16분만 뛰면서 13점, 3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한국수비를 농락했다.
한국전 승리 후 리투아니아 신문 ‘리타스’와 인터뷰에서 요쿠바이티스는 “감독님이 보여준 비디오리뷰를 보고 집중했다. 자유투 몇 개를 놓쳤지만 공격은 확실했고 수비도 아주 좋았다. 한 발자국 나아가는 계기가 됐다”고 승리에 만족했다.
한국전에서 득점이 폭발했지만 사실 요쿠바이티스는 수비에 더 강점이 있는 선수다. 한국가드진이 193cm에 체격까지 좋은 그를 뚫기가 굉장히 버거웠다. 그는 “점점 호흡이 좋아지고 있다. 내 수비를 잘하면서 공격까지 잘 풀렸다. 결승에서는 더 많은 관중들이 오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리투아니아는 4강에서 폴란드, 결승에서 슬로베니아를 상대할 가능성이 높다. NBA 슈퍼스타 루카 돈치치를 이겨야 도쿄올림픽에 갈 수 있다. 명문 바르셀로나 이적이 확정된 요쿠바이티스는 “슬로베니아 경기를 많이 봤다. 돈치치는 10점 만점에 10점이다. 그와의 대결을 기대하겠다"고 선언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