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와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준 2승이었다.
2일 오후 강원도 원주시 호텔 인터불고 원주에서 끝난 ‘호텔 인터불고 원주 세계 3쿠션 그랑프리 2021(인터불고 WGP)’ 슛아웃 복식 조별리그에서 플레이오프에 오를 각조 상위 4팀이 가려졌다.
A조에서는 승점 18(6승 1패)을 올린 서창훈-토브욘 블롬달이 1위에 오른 가운데 최성원-다니엘 산체스, 황봉주-니코스 폴리크로노폴로스, 김준태-디온 넬린이 차례로 그 뒤를 이었다. B조에서는 차명종-무랏 나시 초클루, 응우옌 쿽 응우옌-타이푼 타스데미르, 허정한-딕 야스퍼스, 최완영-강자인 4개팀이 가려졌다.
![[사진]파이브앤식스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1/07/03/202107030015771599_60df30811cb54_1024x.jpg)
기대를 모았던 A조 김진아-굴센 데게너, B조 한지은-테레사 클롬펜하우어 여성 2개팀은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하지만 한지은과 클롬펜하우어는 승점 6(2승 5패)을 거둬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는 이충복-세미 사이그너가 올린 승점과 같은 것이었다.
국내 1위 한지은과 세계 1위 클롬펜하우어는 첫 경기에서 이충복과 사이그너를 19-10으로 꺾으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이후 4연패하면서 기세가 꺾였지만 응우옌-타스데미르를 15-13으로 눌러 또 한 번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과 선수들은 여성팀이 1승도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편견을 깬 2승이었다. 아무래도 파워면에서 뒤지는 만큼 기술적 완성도가 떨어지는 여성팀이 남자팀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예상을 보기 좋게 뒤집은 것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한계도 뚜렷했다. 한지은-클롬펜하우어는 이충복-세미 사이그너와 같은 승점을 기록했지만 득실차가 컸다. -31을 기록한 한지은-클롬펜하우어는 -17이었던 이충복-세이그너에 밀렸다. 아무리 득점을 올려도 상대가 기록한 점수가 더 많았다는 뜻이다.
이는 애버리지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이충복-사이그너가 1.351를 기록한 것에 비해 한지은-클롬펜하우어는 0.965로 차이가 컸다. 남자팀 중 가장 낮은 1.059의 애버리지를 기록한 김행직-롤란드 포톰과 비교해도 낮다. 김진아-데게너는 더 낮은 0.752였다.
![[사진]파이브앤식스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1/07/03/202107030015771599_60df3082b1d1b_1024x.jpg)
이는 스포츠 종목에서 여성이 남성을 상대로 한두 번 이길 수는 있지만 결국 뛰어넘을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준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결국 이번 대회에 출전한 여성팀은 가능성과 동시에 한계점을 뚜렷하게 보여준 셈이다. 김진아는 "여자-여자로 구성된 팀을 만드는 순간 입상 가능성이 사실상 힘들다 봤다. 남자-여자였다면 변수가 있었을지 모르겠다"고 아쉬워했다.
최성원은 이번 대회 전 여자 세계랭킹 1위 클롬펜하우어가 포함된 팀이 같은 조에 속하자 "우리 조는 다 남자들만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클롬펜하우어의 수준이 여성을 뛰어넘어 남성 수준에 근접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말이기도 했다. 세계 여자 당구계 넘사벽 클롬펜하우어가 이번 대회에서 남자 선수들을 얼마나 제칠지 기대를 모으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슛아웃 복식으로 몸풀기는 끝났다. 이제 오는 5일부터는 본 경기라 할 수 있는 개인전에 돌입한다. 과연 클롬펜하우어를 포함한 4명의 여성 선수들이 남성을 상대로 한계보다는 가능성을 더 많이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 /letmeout@osen.co.kr